더우면 그 더위에 뛰어들라
洞山良价
동산(洞山 ;807~ 869) 선사는 회계(會稽) 사람으로
속성은 유(兪)씨이며 법명은 양개이다.
21세에 예율(睿律)에게서 구족계를 받았고
여러 곳을 다니다가 남전보원을 찾아갔다.
또 위산여우에게 갔다가
위산의 지시로 운암담성을 찾아가
그의 제자가 되었다.
동산 선가가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그대 이름은 무엇인가?"
"아무개라 합니다."
"무엇이 그대의 주인인가?"
"지금 선사 앞에서 말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에 선사가 말했다.
"요즘 학인들은 전부 이 모양이구나.
손님 가운데의 주인도 모르니
어찌 주인 가운데 주인을 가려내겠는가!"
이번에는 동산 선사가 설봉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디로 가려는가?"
"영(嶺)으로 들어가렵니다."
"그대는 비원령(飛猿嶺)을 거쳐서 가지 않는가?"
"그렇습니다."
"올 때는 어떻게 오는가?"
"역시 그리고 넘어옵니다."
"누군가가 비원령을 거치지 않고
그곳에 가는 이가 있다면
어찌 하겠느냐?"
"그 사람은 가고 옴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대는 그런 사람을 알고 있는가?"
"모릅니다."
"알지 못한다며 어찌 가고 옴이 없는 사람인 줄은 아느냐?"
설봉이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니 선사가 대신 말했다.
"모르기 때문이다. 모르기 때문에 가고 옴이 없는 것이다."
동산 선사는 어떤 이가 해주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한 스님이 발우를 들고 항상 다니는 신도 집에 갔더니
그 신도가 물었다.
"스님, 무엇을 원하십니까?"
"아무거나 가리지 않네."
신도가 풀을 한줌 가져다 발우에 채워 주면서 말했다.
"이 뜻을 알면 공양을 바치겠지만,
이 뜻을 알지 못하면 그냥 가십시오."
스님은 아무 대답을 못했다는 것이었다.
동산 선사는 이 일을 두고 말했다.
"그것은 가리는 것이니'
안 가리는 것을 주시오' 해야 옳았다."
어느 날 한 스님이 동산 선사에게 물었다.
"추위나 더위가 오면 어떻게 피하는 게 좋습니까?"
선사가 대답했다.
"추위도 더위도 없는 곳으로 가면 되겠지!"
그 스님이 다시 물었다.
"추위도 더위도 없는 곳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자 선사가 대답했다.
"추울 때는 추위에 뛰어들고
더울 때는 더위에 뛰어드는 것이다
모셔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