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힐의 시론
야당대표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이 되었다. 추석을 목전에 앞둔 정치적 이벤트라서 세간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였다. 혹자는 구속을 바랐을 것이고 또 혹자는 기각되기를 간절히 빌었을 것이다.
나 역시 기각되기를 바라는 입장이었으며 새벽에 눈을 떠 휴대폰을 켜 확인하니
"이재명 영장 기각" 이라는 반가운 소식에 머리가 상쾌해 지는 기분이 들었다.
' 대한민국 양심이 아직 죽지는 않았구나'. 기분이 묘해서 종이커피를 들고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혼자 피워 물었다. 밤새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새벽에 축구시합을 보기위해 일어났는데 늦잠을 자서 게임은 못보고 경기 결과만 확인하는
경험같다고나 할까? 아무튼 이재명은 불구덩이에 들어갔다 살아서 나온 불사조가 된 것이다.
ㅎㅎ
정치는 야비한 자들의 야비한 게임 같지만 때론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이재명이 기각으로 법원에서 나와 몇마디 한 것을 되풀이 들어보면 그의 진심을 읽을 수 있다.
그는 국민과 양심을 지킨 사법기관에 존경을 표했다.
자, 이제 이재명은 무엇을 어떻게 고민하며 흐트러진 당을 추스르고 사악한 정권과 맞서 어떤 전략으로
반격을 할 것인가? 내심 기대가 된다. 그의 어깨에 망가진 정권의 시스템 복원이라는 무거운 짐이 실려있다.
국민들은 그에게 용산의 멧돼지가 설친 대한민국이라는 쑥대밭을 재정리하는 일꾼이 되기를 바란다.
추석 밥상에 야당대표 구속이라는 야릇한 기획은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저들이 바라는 기획의 첫 단추가 허무하게 떨어져 나간 것이다.
앞으로 있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몰표를 받게 되면 저들은 또 어떤 음모를 기획하여
민주당을 흔드려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뜻대로 세상이 만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재명의 영장기각은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명분없는 이념다툼의 빌미에서 이재명 기각이 상징하는 바는
이재명은 카더라는 식의 악마화가 더 이상 통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민생을 살피는 정책 대결의 장이 비로소 열렸다.
누가 어느 당이 민생을 더 살피고 챙기느냐? 국민들은 보게
될 것이고 내년 총선에서 판가름이 날 것은 명약관화하다.
시에 있어 카타르시스라는 용어를 아시는가?
한 편의 아름다운 시를 읽고 그 시에 감동을 받아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것인데 오늘 새벽 언론을 통하여 나온 이재명 영장기각은
이 답답한 시대 억눌리고 짓밟힌 민주주의의 카타르시스가 아닌가 한다.
첫댓글 ❤️
추석 명절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