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규 목사(강서2대교구장) - 차안대를 아십니까?
2025.03.14
신의규 목사(강서2대교구장)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평균 4~5시간을 스마트폰을 보며 생활한다고 한다. 또한 절반 이상이 하루 2시간 가량 유튜브를 시청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주목할 것은 스마트폰 사용이 정보를 ‘읽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볼 것 많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 프로그램과 각종 볼거리들이 우리의 눈을 쉬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은혜이지만 우리 눈은 혹사당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눈만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에서 저자가 지적하듯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집중력이 붕괴되고 있다.
세상의 변화 속도는 너무 빠르며 우리가 무엇인가에 집중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세상을 살고 있다. 이는 크리스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을 통해 전화하고 소통하며 정보를 얻고 예배를 드리기도 하며 TV 등을 보며 일상을 살아가고 신앙생활을 한다.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보고 얻는 만큼 우리의 마음도 분주하고 산만한 마음이기 쉽다. 많은 볼거리가 오히려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고 있으며, 신앙생활에서도 마음을 나뉘게 한다.
‘차안대(遮眼帶)’라는 경주용 말에게 사용하는 도구가 있다. 말은 힘이 세지만 주의가 산만한 동물이다. 특히 주변 물체의 움직임에 쉽게 흥분하고 놀라기 때문에 눈가 면에 컵 모양으로 부착하여 시야각을 줄여주는 것이다. 차안대를 통해 불필요한 것을 보지 못하게 만들고 목적지를 바라보고 달리는 훈련을 통해 경주용 말은 자신의 힘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사순절을 보내며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묵상한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서 많은 일을 하셨다. 그러나 모든 일을 하지 않으셨고 그럼에도 십자가에서 다 이루셨다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목적을 다 이루신 것이다.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십자가를 지시고 우리를 구원하시는 일에 집중하셨다.
너무나 볼 것 많은 세상을 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영적 차안대’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고 다 보면 안 되고, 하나님의 목적을 생각하며 푯대를 바라보며 집중해 나가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