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 복음을 전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므로 그때를 대비해서 미국 사회를 좀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받고, 관련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강사가 미국은 절반 정도만 정상 부모 가정의 자녀이고, 그밖에는 짝부모, 재혼, 혹은 미혼모나 입양 가정들 출신이라고 해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한국은 이혼이나 재혼 사실을 누가 알까 쉬쉬하던 때였습니다. 한 통계에 의하면, 초혼은 서로를 맞춰가는 기간이 최소한 3년은 걸린다고 합니다. 또한 이혼 혹은 사별로 배우자를 잃은 아픔이 더해진 재혼은, 그보다 더 길고 약 60퍼센트 이상은 재혼이 다시 깨진답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영적인 방면의 재혼은 조금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긴 합니다.
그러므로 남편이 살아 있는 동안에 다른 남자에게 가면
간음한 여인이라 불릴 것이지만,
남편이 죽으면 그 법에서 자유로워지므로
다른 남자에게 가도 간음한 여인이 되지 않습니다(롬 7:3).
몇 주 전에 제가 속한 교회에서 ‘두 남편’을 다루는 로마서 단락(7:1-6)을 함께 추구할 때, 다음과 같은 짧은 신언의 말을 했습니다. “저는 재혼했습니다. 전 남편은 “옛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죽어서 (침례의) 물속에 장사 지냈습니다. 그 후 지금의 남편(그리스도)과 재혼했습니다. 현재 저의 결혼 생활은 전보다 훨씬 좋습니다. 다만 제가 새 남편을 늘 머리로 삼고 누려야만 이 좋은 생활이 유지됩니다.” 이런 신언 후에, 다음 항목들에 대하여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추구해 보았습니다.
전 남편: 저의 옛 남편이 ‘율법’인지 ‘옛사람’인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나뉩니다. 그런데 이번 추구로 전 남편이 ‘옛사람’이었음이 확실히 드러났습니다. 그 이유는 1) 위 본문이 (옛) “남편이 죽으면”이라고 했는데, 율법은 죽은 적이 없습니다(오직 ‘의식적인 율법’만 폐해짐). 2) 성경은 (율법이 아닌) “여러분이 … 율법에 대하여 죽었다”라고 말합니다(4절). 즉 ‘여러분’인 우리 “옛사람”이 죽은 것입니다(롬 6:6). 3) 또한 성경은 “남편의 법”이라고 하여 ‘남편’과 ‘법’이 별개임을 말합니다(2절). 이런 점들을 볼 때, 저의 전 남편은 옛사람이었고, 현재 저는 그와 사별한 상태입니다.
새 남편: 문맥상 저의 새 남편은 “다른 분”(남자) 곧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신 분”(4절)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저는 이 새 남편을 만난 후로 제 인생이 펴졌습니다. 특별히 저의 존재 이유에 대한 해답을 얻었습니다. 이제 제게 남아 있는 숙제는 아가(雅歌)에서의 술람미처럼 개인적이고 애정 어린 방식으로 남편을 사랑하는 법을 더 알아가는 것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피조물인 사람이 창조주이신 하나님과 결혼한다거나 아내와 남편의 관계를 맺는다는 성경 기록이 매우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후로 이 신성한 사상이 지금처럼 제 안에 편하게 받아들여지기까지는 다음과 같은 과정이 있었습니다.
1) 어느 날 호세아서에서, “여호와의 선포이다. 그날에는 네가 나를 ‘내 남편’이라고 하고 … 나 너를 영원히 내 아내 삼으며”라는 대목을 읽었습니다”(호 2:16, 19). 특히 개역 성경은 여기의 ‘I will betroth you to Myself’를 “내가 네게 장가들어”라고 번역하여 제 속으로 ‘이게 뭐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장가를 든다고?’라는 반문이 있었습니다.
2) 시간이 흐른 후에 “너를 만든 이가 너의 남편”이고, 그분이 “너의 구속자”라는 말씀도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사 54:5). 같은 주님이시지만 창조주로 아는 데서 구속자로 아는 데까지, 또 구속자로 아는 데서 남편으로 아는 데까지 이르는 것이 우리가 그분을 더 깊이 그리고 주관적으로 알아가는 과정임을 깨달았습니다.
3) 또 한참 후에 신약에서 신부(아내)라는 말이 “어린양”과 결합하여 쓰이는 것을 보고(계 21:9), 우리의 남편은 참하나님이 참사람으로 오신 예수님, 즉 갓맨(God-Man)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부인 우리 또한 그리스도인들, 즉 갓맨들(God-men)이므로 이 둘이 하나로 연합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이 우주적인 한 쌍의 부부가 성경의 핵심이자 결론입니다(계 22:17). 따라서 주님은 현재 신랑인 자신과 어울리도록 신부인 우리를 단장하시는 일에 온 힘을 쏟고 계십니다(엡 5:27).
이런 묵상을 통해 다음의 두 가지가 제 마음에 남습니다.
첫째. 재혼한 제가 여전히 전 남편(옛사람)의 그림자 아래 산다면 새 남편의 질투를 불러일으킬 영적인 간음이 될 수 있다.
둘째.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가 투영된 현실의 결혼 생활에서 아내에게 잘 하자(사실 얼마 전부터 사별하고 재혼한 아내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크고 작은 요청이 있으면 즉각 들어주며 살고 있긴 합니다).
오 주님, 말씀 안에 있는 씻는 물로 우리 안의 옛 요소를 속히 없애주십시오.
또한 당신의 거룩한 성분을 우리 안에 분배하셔서
신랑에게 어울리는 아름다운 신부로 단장되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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