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17일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잠이 깨서 발코니로 나가 밖을 내다보니 조용한 뮌헨의 아침이 밝아있었다.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니 기분이 상쾌하다.
오늘은 뮌헨에서의 아쉬운 하룻밤을 뒤로하고 프랑크프르트로 떠나는 날이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뮌헨에 하루 더 머물다 가고 싶었지만 일정이 정해져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
무엇보다 뮌헨 레오나르도호텔의 훌륭한 조식이 마음에 들었다. 먹던 안 먹던 간에 종류가 많아 우리 눈을 휘둥그레 하게 했다.
다양한 치즈와 햄의 종류에 놀랐고 갖가지 종류의 과일이 풍성하게 나와서 입맛이 자극되었다.
간만에 아침을 포식하고 고소한 빵과 커피를 즐기고 삶은 달걀을 하나 챙겨들고 기분 좋게 체크아웃 했다.
뮌헨 Hbf역에 도착해 뮌헨 중앙역에 가기위해 전철을 기다리는 동안 갑자기 웅성웅성해서 보니까 우리 일행 중 무용과 학생에게 무언가를 시키면서 박수까지 치는 것이다.
가만 들어보니 그 학생 룸메이트가 어제 호텔방에서 스트레칭 하던 것을 해보라고 시켰다.
한참 빼더니 드디어 오른손으로 오른 발목을 잡고 머리 위까지 올리는데 우아한 한 마리 백조 같네.
쉬워보여서 나도 한번 해보려다 간신히 참았네. 나중에 숙소에 도착해서 한번 해보니 이런! 다리가 절반도 안 올라간다.
거기서 했다간 개망신 당할 뻔했네. 무용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네.
그걸로 성이 안차서 한 바퀴 턴을 해보라고 시킨다. 그러는 중 전철이 들어와서 그만 아쉽게 중단되고 말았다.
독일 고속열차(ICE, 이체)를 타고 12시가 좀 넘어 프랑크프르트 중앙역에 도착했다.
트램을 타고 이동하면서 바라다 본 프랑크프루트 시내에는 고층빌딩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서울을 연상시킨다.
중앙역 바로 앞 건물 꼭대기에 설치되어있던 기아모터스와 금호타이어의 선전 간판이 인상적이었다.
빌딩숲을 지나 한참을 달려 숙소에 도착하니 프랑크프르트 외곽에 위치한 Ibis호텔이었다.
실내장식이며 구조가 프랑스에서와 너무나 똑 같은 것이 체인호텔의 특징인가보다.
짐을 풀고 우리 여행의 마지막 날을 즐기기 위해 프랑크프르트 시내구경에 나섰다.
비가 간간히 내리고 바람 불고 날씨마저 추워서 다니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일요일이라 가는 곳마다 문이 닫혀 있다.
프랑크프루트 차일거리에는 금융기관이 밀집되어있고 백화점과 대형쇼핑몰들이 들어서 있다.
거리를 따라 걸어가다 보니 화려한 쇼윈도에 불은 환하게 켜놓았는데 막상 그 앞에 까지 가면 문은 닫혀있다.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뭔지.
한참을 걷다가 너무 추워서 들어간 커피샵에서 카피치노 한잔을 시켜놓고 포근함에 빠져 한참동안 앉아서 거리를 내다보았다.
지나가는 사람 구경을 하는 것도 재미있다. 프랑크프루트에는 유럽중앙은행이 있고 거주민의 1/3이 타국여권 소자자라고하며 다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라 한다. 그래서 그런가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들이 보인다. 몸을 충분히 녹이고 밖으로 나왔다.
다시 든든한 마음으로 거리를 순례하다가 멀리서 보이는 첨탑을 보고 찾아갔더니 프랑트프르트 대성당이다.
고딕식 탑으로 카이저 돔이라고 한다. 멋지다. 대성당은 1562~1792년까지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대관식이 거행되기도 했다고 한다. 엄청 높은 첨탑인데 이차대전 때 그곳만 무사하고 주변은 다 초토화 되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성당을 나와서 옆 건물에 들어가 화장실에 갔는데 남녀표시를 안보고 아기 기저기 가는 곳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들어갔는데 나올 때 보니까 남자화장실이었다.
남자 변기가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몇 개 있더라니.
들어오는 남자가 이상하게 쳐다봐서 뭐야 싶었는데 남자화장실을 갔던 것...쯧쯧...
근데 남자화장실에 왜 아기 기저기 가는 곳이 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조금 걸어가니 유명한 뢰머광장이 나온다.
뢰머광장은 암마인 구시가지 중앙에 위치한 광장인데 뢰머(로마인)란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고대 로마인들이 이곳에 정착하면서부터라한다. 광장에는 15~18세기 목조건물들이 몰려있다. 이 건물들을 오스트 차일레라 한다.
15세기에 쾰른의 비단상인들을 위해 세워진 것이라고 한다. 구시청사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대관식이 끝난 후 화려한 축하연을 베풀었던 곳이고 프랑크프루트 최초로 박람회가 열린 곳이라고 한다.
구시청사 앞 테라스에서는 유명 인사들이 연설을 하기도 하는데 차범근과 두리 부자도 선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차붐 부자가 유명한 프랑크프루트다. 그리고 2006년 월드컵이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프랑크프루트는 축구와는 뗄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그래서 더 정겨운 곳이랄까?
구청사를 지나 마인강으로 가니 강물이 유유히 도시를 가로지르며 흐르고 있다.
어느 도시를 가나 강을 따라 번성한 도시의 풍경이 비슷하다.
런던시내를 흐르는 탬즈강, 파리시내를 흐르는 세느강, 프랑크프르트의 마인강, 그 모든 강중에서도 서울 시내를 도도히 흐르는 한강이 으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그 규모나 수질 그 무엇으로 보나 한강이 정말 짱이다.
한강뿐 아니라 문화유산도 그만하면 됐고 인터넷속도도 빠르고 우리나라만큼 살기 편하고 인심 좋은 곳도 없는 것 같다.
우리도 아무쪼록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 것을 보존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 같다.
애국자 하나 나셨네~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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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립네요^^
저도 독일의 분위기가 그리워요.~~~
남자화장실에 아기기저귀 가는 시설이 있는 건, 서양인들은 육아가 꼭 엄마의 몫이라고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죠. ^^ 대부분은 맞벌이를 하지만, 여자가 나가서 돈을 벌고, 남자가 전업주부인 가정도 꽤 있답니다. ^^ 세련된 애니맘님께서도 남자화장실의 아기기저귀 가는 곳을 의아하게 생각하셨다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치관도 점점 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갈길이 먼듯 싶어요.. ㅎㅎ.. ^^;;
ㅎㅎ 전 아기 기저귀가는 곳만보고 여자화장실이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에선 남자화장실에서 본 적이없어서... 게다가 남자 혼자 아기 멜빵에 메고 외출하는 남자보는 것도 드문일이라서요. 좀 큰 얘들데리고다니는것은 많이 보지만요. 하지만 요사이는 많이 변하고 있다고 봅니다. 젊은 사람들은 우리와 생각이 많이 다르더군요. 좋은 현상이예요.ㅎㅎ
1편서부터 13편까지 찾아보았습니다
사진도 설명도 아주 좋았구요. 여행가고 싶은 충동이 생기네요
잘 기억했다가 참고할께요. 감사~~~~
어머!! 찾아보셨다니 감사합니다. 나중에 꼭 좋은 여행하세요~~~
뢰머광장이군요 저도광장앞에 잇던 유스티아누스동상도 보고 시청사건물도 보앗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