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입맛이 달아났는지 종일 있어도
음식 생각이 나질 않는다
이번 금요일 오후쯤 집에 올 아들 찬으로
매일 한 가지씩 찬을 만들긴 하지만
정작 그 찬에 젓가락 한 번 대지 않는다
딸은 매일 전화로 묻는다
뭘 좀 드셨수?
잡숫고 싶은 거 말해봐요
얘야 맛있는 거라면 집에도
잔뜩 있지
입맛이 없는 걸 어쩌냐
삼복더위에 늙은이 입맛 잃는 게
뭔 대수라고
배고프지 않으면 굳이 안 먹어도 되는데
습관적으로 끼니를 거르면 몸에 질병이
찾아오니 문제다
지난날 항암 주사 맞을 때 생각하면
그렇다
먹고 싶은 마음이 전혀 안 들어
계속 굶던 어느 날
혼자 방에 누운 그 상태로
정신이 스르르 허공으로 치솟는 느낌
내 육신이 이리 가벼웠던가 싶은
느낌이 드는 동시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
밥보다 더 두려운 죽음에 대한 무서움
간신히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가 도움을 청했던 그 날일을
아이들이 나중에야 알고 무척이나
속상해하고 자신들의 무심함을 탓하느라
그 후 몇 년은 지성으로 돌봄 받기도 했다
지금도 아마 그때 일을 생각하고
매일 전화 문자로 먹었냐 먹어라
먹어야 하느니 라는 잔소리를 하는 것일게다
지금은 소화가 문제가 되어 그렇지
건강은 양호하기 그지없다
얼마 전 사회복지사 모임에 갔는데
점심 메뉴가 거의 고기 위주로 차려졌기에
소화기 약화로 애써 고기를 피해 골라 먹는 내게
오십대 복지사분이 “선생님은 왜 고기를
안 드세요? 하길래 웃으면서 예전에는 고기를
좋아했는데 지금 나이엔 소화가 영~~
그러자 그분이 큰 소리로
”아! 그렇구나
그럼 저도 더 나이 먹기 전에
고기 실컷 먹어 둬야겠네요 하며
결연한 표정을 지어서 나도 웃고 그도 웃고
그렇다
이만큼 살았으면 못하는 거 못 보는 거
못 먹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니다
요즘 의학의 힘으로 겉모습은 젊은 이 못지않게
동안이라 불리며 살고들 있지만
육신 속의 장기들은
앞으로 위대한 과학의 힘을 빌려 젊은 부속으로
대체 하지 않은 이상 (대체?그 피와 살을 어찌 다 바꿀까)
내장 기관과 신체 조직은 시들고 약해지는 기능 부진 현상이
오는 건 당연하다
지금 현실에서 대체 능력이란 인공 관절에다
검증 완료된 이물질을 덧대어 이어주는 식이 다이다
줄기세포로 노화를 늦추는 뉴스와
유전자 세포로 피부 활성화니 반짝 윤나는
바르는 화장품 먹는 건강식 선전으로
돈을 버는 장사치들
아직은 육신의 내장이 젊다 해도
그 또한 얼마나 가랴 만
그나저나
뭘 먹어야 하지
너무 굶어 밥에 포한이 졌던
가난했던 시절에서 보자면
입맛이 없어 생으로 굶는 건
경상도 말로 포시랍다는
빈정거림을 받아 마땅하다
내가 입맛을 잃었다 싶으면 반드시
떠올리면서 군침 삼키는 글 한 줄
작가 한승원님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년인 화자
그가 먼 친척 집에 가게 되었는데
늦은 저녁상이 들어와 식구들 틈에 앉고 보니
상위에 찬이라곤 달랑 밴댕이 젓갈 한 주발뿐
이걸 어떻게 먹지 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친척 아이 하나가 밴댕이 한 마리를 들고
제 밥 속을 헤쳐 그 안에다 밴댕이를 쑥 밀어 넣고
밥으로 덮어 놓더라는 것이다
소년도 따라 그렇게 하고 조금 기다리다가
살살 밥을 헤쳐 보니 곰삭은 밴댕이 살은
뜨거운 밥에 녹아 흐물흐물 간데없고
대신 생선 살에서 나오는 짭쪼롬하고
고소한 생선 기름이 밥에 배어
그 맛이 일품이더라는
고소하고 짭짤한 곰삭은 생선
큼큼하고 착 감기는 깊은 젓갈 맛
나는 젓갈에 비빈 밥 한 그릇 다 먹어 치운 듯
대리 만족으로 포만감을 얻고는 했다
작가님은
그 집에서 한 달간 지내면서 매일 그렇게
먹었는데도 전혀 질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기억의 맛이 얼마나 특이한
방법으로 맛있었으면
지금껏 잊을 수가 없다는 말씀으로 보아
작가님의 자전적 경험이었던 가보다
그분의 따님이
한강이라는 작가시기도
당시 글을 읽은 나도
그 맛에 진심으로 반해서
장날에 밴댕이 사러 다니기도 했다
밴댕이 사서 젓 담으려고
그땐 동해안에 생물 밴댕이는 절대
오지 않는단 걸 몰랐다
매일 채소와 젓갈로만 먹어도
먹는다는 요식 행위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살이 찌고 안 찌고는 상관없이
잘 먹고 소화만 잘 시킨다면
요즘 추세대로 오래 살 것이다
질병 없는 건강한 노년을
하루만 시원한 비를 맞아 봤으면 싶어요
이제 돌아오는 길에 베트남 쌀국시 두 통 사왔습니다
그거나 물 타서 먹고 자려구요 고들님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몸이 천근이고 입맛이 없다고 야단인데 더 운데 일까지 하시다니
세상에 제일 축복 받아야 할 이들은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이땅의 가장들입니다 맞아요 건강 조심하세요
어린 시절에 산골에서 나는 나물만 먹고 컷더니
도시로 나와서도 당최 육류와 해산물에 적응이 안되네요.
평생을 나물과 육류에서 고뇌하니
이를 워찌 하리요.
생선도 자시고 육류도 가끔 좋지 않은 치아 달래가며
씹어 줘야 덜 아프다는데 저도 이젠 생선도 그닥이고
육류는 씹히지 않아서 ㅎㅎ 젊을 적 싫어하던 기름 부분쪽
헐렁한 곳만 몇조각 우물거리다 옵니다 에구 먹을 게 많은
세상에 좀더 아구아구 먹다 가야는데 벌써 속에서 받질 않으니
애가 탑니다 요
입맛없음 밥맛으로
밥맛없음 입맛으로를
외치던 울엄니
바짝마른 몸이라
정말 병나면 다시 기운차리기 힘들것 같아 아슬아슬하거든요
벤뎅이 젓갈이라도 사서 드셔보셔요
찬물에 말아서라도 꿀꺼요
어쩐대요
저는 미역국에 밥말아 먹었더니 구수해서 슥삭
밴댕이 젓갈이 이쪽에는 도통 젓갈이든 생물이던
귀해서 당췌 그냥 디포리나 사다 육수 맛이나 볼까 김장때
쩡아 말마따나 미역국이라도 끓이려고 찾으니 없네
내일 사다 끓여 그거라도 훌훌 마셔야지 뭐
질 묵고 잘 싸야 건강하다고 이싯짐 넣을 때 젤 먼저 밥솥 안에 오광넣어 거실 한 기운데 넣어놓고 이삿짐 들이드군예
요즘은 오과믄 없으니 밥솥만 젤 먼저 거실에다 두드군예
아 ㅎㅎ 누구는 쌀자루 쌀포대를 먼저 갖다 두던가 그러던데
밥솥도 그럴만도 합니다 사람은 먹어야 사니까요
말이 필요 없지요 안먹으면 제 아무리 뱃속에 지식이 빵빵하고
금고에 재물이 넘쳐도 못먹으면 세상하직이지요 ㅎㅎ
밥이 최고입니다 하늘 호수님
운선님이 뭘 무야 입맛이 날까예?
가만히 생각에 생각해 보샴 무야 기운 차리고
삶이 즐거운 기라예
ㅎㅎ 그러게요 모레 아들이 오는데 한번 시켜 먹자 해야 겠어요
저야 한 두점 이면 족하지만 아들 먹는 거 만 봐도 포만감이 느껴지거든요
꼭 먹겠습니다
@운선 님
밭솥하고 쌀자루 같이 갔다 놓으몬 좋겠네예
운선님 말씀처럼 쌀자루 보다 먼저 잘 묵고 잘 싸야 건강해야 삶이. 즐겁지예
입맛 돋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물만 먹으며 입맛 돌때까지 몇일간 굶는 것이라고 합니다.
몸에 노폐물로 모두 청소되고 입맛도 살아나
건강에는 최곱니다.
그렇지요 물은 만고의 생명수지요
어릴 적 2틀 굶었는데 다들 누워서 마냥 잤지요
너무 배고파 눈을 뜨면 물부터 찾았지요
물을 마시고 나면 다시 쓰러져 잤답니다
잤는지 어쨌는지 형제들이 다 그렇게 누워 있었으니까요
고단한 하루 해가 저물었습니다.
운선 언니, 입맛을 잃으셨군요.
곰삭은 밴뎅이 젓갈 청주 집에
사놓고 몇 번 먹다 두고 왔더니,
운선 언니 글 읽으니까 그 젓갈이
생각나네요.
저녁밥도 먹기 싫어서 마시는
영양식 한 개 마시고 일찌감치 누웠습니다.
언니, 얼른 입맛 찾으시기 바랍니다~♡
고마워잉 ~ 왜 곰삭은 밴댕이 젓갈 놔두고 왔으까이
아고 아쉽다 ㅎㅎ
지금 나가서 조금 걷다가 오는 길에 마트 들러서
베트남 쌀 국수 두통 사왔지요
그거라도 먹을까 해서 안먹으면 잠이 안 올거 같아서
이베리아님은 절대 끼니 거르지 마세요 ~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지금 좋은 밤 되세요 ~
@운선 언니, 늘 감사드려요~!!
@이베리아 ~^^♡♡♡
질병 없는 건강한 노년은 우리 모두의 소망인 것을!
난 속의 런닝샤쓰가 물에다 담근 정도로 땀이 밸 때까지
아파트 주변, 꽃밭을 돌며 쓰레기 줍기를 하죠.
이렇게 땀을 흘려야 몸이 가벼워서
소금도 먹고, 수박으로 수분은 보충해 줍니다.
5월말부터 독감인지, 백일해인지 감염으로 1개월간 고생하고 입맛도 도망갔었는데
요즘은 밥맛이 살아나서 기분까지도 업 되네요.
어째 나랑같은 패턴이여 나두 땀을 콩죽 같이 흘려야 소화도 되고 몸도 개운 한 거같아 오후만 되면 두어시간 걷잖여 그런데 그게 탈인지 먹지도 못하겠고 탈수 증세 인가 싶기도 그래서 어제와 오늘은 한시간 덜 되게 걷다가 왔네 그 마저도 안걸으면 몸이 더 아픈걸 뭘
저도 먹는 양이 점점 줄어 듭니다.
입 맛이 없는 것도 이유지만..
소화를 못 시키니..
혹이라도 과식하기라도 하면 후유증에 힘이 듭니다.
혼자 지내는 분들은 긴급 사항이 생길 때..
비상으로 연락할 연락처 한,두 군데는 적어 놔야 할 것 같네요.
아 김포인님도 소화력이 문제군요
저는 한동안 심하다가 요즘 조심도 하고 해서인지 덜한 것이 그렇답니다 먹는 낙도 없어지니 무슨 낙으로 살아야 할지 심란합니다 김포인님은 어떻게든 드셔서 관리 하셔요
건강하셔야지요 이 더위가 좀꺽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요..
입맛없을 때는 그저 젓갈이 제일이더만요.
저는 새우젓이나 황석어 젓..곰삭은 걸로..참 좋습니다.
비름나물이나 노각 고추장에 버무려 밥비벼 먹어도 아주 훌륭하고요..
그나저나 참 덥다,,우리집은 에어콘이 손주들이나 와야 가동되는 장식품이니.. 정말 더워요..ㅎ
저랑같군요 노각 맛있지요 자연 노각은 정말 요즘 나오는 노각은 수분이 많아서리 여름이라 더운지 올해가 더운지 덥습니다
여기도
일 마치면 집안에서
딩굴곤 합니다
그래야지요 나가면 위험합니다 ㅎ
저도
삼복 더위에 입맛을 잃어서인지..?
어제는
잘 안먹던 자장면을 한그릇 먹었습니다
잘하셨습니다
뭐든 드셔보세요
끼니 거르시지 마시고요
운선작가님,
전 여름에 입맛 잃으면
찬물에 누룽지 부어서 약간 불린다음
나나스께 잘게 쓴것 하고 먹으면
입맛이 돌아 옵디다요.
허니, 그리 안해봤으면 내친김에
시장가서 나나스께 한줄 사서리
찬물에 누룽지 풀어서 한입 드셔보세요.
믿거나 말거나이니 한번 제 말대로 츄라이 해보세요.
작가님하고 저하고 입맛이 이심전심 아닐지 누가 압니까, 하하
그리 하시라고 추천 꾸욱~!!., ^&^
아 그럴께요 누룽지는 집에 있습니다 끓여 먹을께요 삼족오님 반갑습니다 아내분 건강은 좀 좋아 지셨는지 이렇게 오셨으니 다 좋아졌으리라 믿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