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저에게 모처럼의 휴일입니다.
사실 누가 통제를 안하는 자유업이나 마찮가지인지라 맘먹고 놀면 그날이 휴일입니다.
눈치,(최여사)안보이면 하루걸러 휴일로 잡고싶습니다만, 짠순이 최여사,...일주일에 한번쉬는것도 큰인심 쓰듯합니다.
아주 옛날에 선배 하나가 입바른 소리 했었다고 합니다. 내만치 강짜놓는 마눌이 있었는가 봅니다.
엿세를 일하고 하루를 쉴지어다,...라고, 참으로 울 공처가 사이에선 대단한 남자임이 틀림없습니다.
대놓고 그런예길 할수 있었다니,...역시 굵직한 선배들은 역사속에 빛이 납니다.
각설하고, 정말 오지개 늦잠을 잦습니다.....달콤한 잠 끝자락이 달아날까뵈 유니가 학교를 간다고 부산스러운 것도
잠결에 생까며 깊이 깊이 심해로 갈아앉는 고래모냥 수면의 강을 유연하게 물살을 가르듯 갈아 앉습니다....
"유니아빠, 퍼뜩 일어나서 저녁 먹읍시다, 하루종일 잠만 잘낍니까~"
잉? 모시라? 저녁? 아니, 이 휴일이 이렇게 속절도 없이 저녁이라꼬?
정말 허망 합니다. 오늘 하루 쉬면서 몰 할까 계획도 참 많이 했었습니다.
따스한 햇볕이 내려쬐는 한갖곳에 낚시을 드리울까나? 아님, 경주로 가을 여행을 갔다 올꺼나? 아님, 올만에 칠암에 가서
아나고 회를 실컷 먹고 올까나?,...그런데 저녁이란다,.....
"어이, 최여사,...저녁이라꼬? 와 안깨웠노,...을마만에 휴일인데 이렇게 허망하게 보내야 쓰겄노~"
"하이고, 할말이 읎써예,...그리 두등겨도 담요를 파고 들더만 모라꼬요? 마, 쉰소리 말고 저녁이나 드이소,..."
넘, 오래자서 그런가?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입니다. 아니, 한끼만 걸러도 큰일나지 싶은 접니다.하니,하루 왼종일
끼니를 걸러서 그런가 봅니다. 그런데, 주방 식탁에 의자에 걸치듯 앉아서 흔들리는 골을 부여안고 정신을 가다듬는데,
유니엄마가 까무러치듯 웃습니다.
"ㅎㅎㅎㅎ 유니아빠 시계좀 보쏘 깜빡 속았지예,..."
이런, 닝기리,...열두시가 쫌 안되는 열한시 반입니다. 아주 얫날에 일요일날 낯잠을 자다가 다된 저녁에 누나가 학교
가라고 속여서 진짜로 학교에 갔다 온적 이후로 첨 당한겁니다.
그런데,기분이 나빠야 하는데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캬~ 아직 휴일이다,.이 찬란한 가을,....난, 행복합니다,....
기분이 좋은거는 좋은거고, 속절없이 당한거는 당한겁니다,...
요즘, 유행하는 신문 광고가 있습니다...."사자 콧털하고 내 연금은 건들지 마라,..."
ㅎ 감히 내 콧털, 아니, 희롱을 해? 알써 내 처절하게 복수를 하리,....
"아빠, 된장찌개 죽이게 끓여 놓았으니께내 올만에 같이 점슴,아니 아침이겄네? 어여 밥 묵읍시다,..."
밥? 좋지,...그런데, 노는날 최여산 무조건 내 배를 채울려고 난리 부릅습니다.
사실,내 계획이란것은 거의 먹는것에서 먹는것으로 끝납니다.
가을 전어, 기장 킹크랩, 대변 숯불 꼼장어구이, 칠암 아나구회, 청사포 조개구이,....등등등, 나열하자면
한참인데, 그중에서 오늘 회심의 일격을 유니엄마에게 날릴겁니다.
"유니엄마, 사실말이다, 어제 눈먼 돈이 쬐께 들어왔는데 울 그돈가꼬 모처럼 외식함 하자...."
집에서 밥을 먹는것이 장땡이라고 여기는 최여사,...그러나 눈먼돈이라는데,...?
"어머,..진짜? 그돈 내한테 쪼금 나눠주면 큰일 나겠지예? 로션도 다 떨어져 가는디,..."
"마, 치아라,...앓느니 죽지,...고마 된장찌개나 묵자,..."
"말도 몬합니꺼,...어여 가입시더,....쪼매만 기둘리쏘, 얼릉 씨꺼야쥐~~~"
음,...절반은 성공,...ㅎㅎㅎㅎ
청사포,...
원래는 뱀사짜가 들어가는 청사포였었는데, 모래사자가 들어가서 푸른모래를 뜻하는 청사폽니다.
그런데 모래는 찾아볼래야 찾아볼수 없으니, 앙꼬없는 찐빵인가? ㅎ 아주 오래전, 이곳을 찾았을땐 고즈넉한 포구에
불과 했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찾다보니 무분별하게 대형음식점들이 자리를 틀면서 예전의 정취를 못내 그립게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도 그 곳을찾으니 참 이율배반적인 행동입니다.
조개구이,...솔직히 아마 전국에서 제일 맛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인천 소래포구, 제부도,...조개맛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우선 먹기좋게 손질이 되어서 장갑을 안끼어
도 되고, 가리비는 속이 올찬게 크기가 야박하지 않습니다.마릿수도 넉넉해서 조개로 배를 채울듯 합니다.
맛은 어떻고요, 입에서 녹는다고 하는게 맞을겁니다....해서 자주 청사포를 찾습니다.
바닷가를 바투끼고 있는 조개구이집 창가에 자리잡았습니다. 주말엔 이런자리,웃돈을 들여도 잡기가 힘듭니다.
평일 오후 두시쯤에 누릴수 있는 호삽니다.
손님이 뜸한만큼 주인장의 서비스가 극을 달립니다.
"손님예, 자주 시키시소~ 모 부족한거 있으믄 말만 하이소, 울도 자주 시켜야 흥이 납니데이~~~"
우린,모듬말고 오로지 가리비구이만 먹습니다. 그만치 맛이 각별하고 또 먹기도 깔끔하니 그만입니다.
바람한점없는 바닷가, 물이 빠져나간 갯바위에 고인웅덩이를 두루미가 한적하니 빠져나가지 못한 잔고기를 탐하고
있습니다. 잔잔한 호수와도 같은 물결이 솨르르 솨르르 자갈들을 어르고 있습니다. 따스한, 아니 계절에 안어울리는
다소 따가운 햇살이 물결에 노오란 덧칠을 하고 있습니다.....
소주한잔에 가리비를 탐하고, 눈은 경치를 탐합니다.
지금,전, 천국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이 내곁에서 바짝 달라붙어가 가리비가 탈까뵈 조바심내며 내 앞접시에 욜심히
날라주고 있습니다.음,..."최여사도 한잔하지,....? 아니, 안되지, 운전해야쥐,..."
솔직히 소주한빙,...부족하다 싶은데, 한방울도 아깝습니다요,..ㅎ
술맛을 아는 유니엄만 입맛만 다십니다요,...요것이 복수가 아닙니다요,..요것은 전초전이랑께요,
가리비도 게눈감추듯 사라지고 소주도 한방울도 남지 않았을즘, 수작을 겁니다.
"아,...화장실이 마렵내,..? 유니엄마 작은데좀 가따오께~" 음, 술이 말을 뒤바꾼겁니다.또는 나의 유몹니다.
최여사,..ㅋㅋㅋ합니다요,...잠시후 뒤집어질텐데,...
유니엄마가 조개구이집앞에서 주먹질을 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밖에서 유니엄마가 쫒아나오면 저만치 튈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젋은시절, 써먹은 방법인데, 그게 이럴때 이렇게 효과를 볼줄이야,...통쾌합니다.
어쩌는수 없는지 가게안으로 들어가서 계산을 하고 있는유니엄마,...ㅎㅎㅎ
오늘, 이렇게 조개구이,..실컷 뺏아먹었습니다....
잠시후,...유니엄마가 운전석에 터프하게 앉습니다.쪼께 미안함이,...
"유니엄마,잘먹었어,...담에 또 부탁하께,...?"
"모라캅니꺼,..내가 잘먹었건만은,...고마와예,....내야말로 앞으로 또 부탁할께요,..."
아,...띠불, 액자뒤에 오만원권 두장을 낑겨놓았었는데, 액자를 닦다가 그 돈이 쇼파로 떨어졌답니다.
예전에 유동성있는 물건, 아니 책갈피에 숨겨놓았다가 아름다운가게로 그 책을 기증했다고 하고부텀은 부동성 고정된곳
에 늘상 비상자금을 꼬불쳐 두었는데,..고것을 들켰습니다,...
물론 그 돈이야 내돈인데, 유니엄만 고것을 인정안합니다.
그야말로 땡전 한 푼도 내맘대로 쓸수가 없습니다.해서 나만의 비상금을 어떻게든 숨겨놓곤 진짜 필요할때,..
음,딱히 필요할땐 없습니다,..그렇지만 고거이 을매나 맴을 든든히 하는건데,...
아,...남자도 비상금을 떳떳하게 가질수 있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아~~~~에효~
첫댓글 잔잔한 호수와도 같은 물결이 솨르르 솨르르 자갈들을 어르고 있습니다. 따스한, 아니 계절에 안어울리는
다소 따가운 햇살이 물결에 노오란 덧칠을 하고 있습니다.....
소주한잔에 가리비를 탐하고, 눈은 경치를 탐합니다.
지금,전, 천국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이 내곁에서 바짝 달라붙어가 가리비가 탈까뵈 조바심내며 내 앞접시에 욜심히
날라주고 있습니다.
(요 부분 정말 멋집니다요.)
그런 시간 자주 갖으세요~^^
그럼요,새털처럼 많은날들인데,..역시나 유툽니다요,...ㅎㅎㅎ
즐거운 휴일이었음 된거죠~그쵸~~~
비상금은 또 모으시고여~~ㅋㅋ
바다가 가까워서 좋으시겠다~~
솔직히 행복합니다.,샘물처럼님도 행복이 샘물처럼 솟아나시길,..ㅎㅎㅎ
꽃님 글을읽으니 왕종근아나운서의 부부가 떠오릅니다~~^^ ㅎ
아주머니 이미지도~~사투리 때문일까요?~~~^^
그렇지요,...부산은 정말 정이넘치는 도심니다,....함 오이소,...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기 아니고요,....최여사 만나믄 이렇게 치사빤쮸처럼 된다니께요,...ㅎㅎㅎ
양심선언을 하세요
나는 비상금이 없다.그리고 앞으로도 없을것이다.
그리고,액자뒤편의 돈은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기억에도 없다.
기억이 없다,...그렇게 발뺌하는건 지성인의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아,...당신 생일날 쪼매만한선물을 준비할라꼬 숨겨뒀지,...ㅎㅎㅎ
넘 좋은데요. 재미있게 사시니 시계가 꺼꾸로 돌아갈 것 같네요.
비상금 발견했으때 이게 월척을 낚은 기분이겠지 란 생각도 들고 괘심하기도 하던데요. 조절을 잘하셔야 ~~~.
그렇게 사는게 또 재미진거 아니겠습니까,...ㅎㅎㅎ
ㅎㅎ 두분의 싸움에서 최후 승자는 최여사님이로군요~~
과정이야 어찌되었던 잘 드시고 오셨네요~~^^
예, 여즉 부부싸움에서 제가 이긴적은 한번도 없구만요,....ㅎㅎㅎ
아이들 어릴때 청사포에 자주 갔네요.
작은 자갈돌을 들어내면 아주 작은 게들이 달아나죠.
그것들을 잡았다가 놓아주곤 했는데...
한발만 나서면 바닷가인데 참 안가집니다. 웅아범님, 가리비 어때요,...?
깨볶는 냄새가 나네요
전 갠적으로 참깨보담 들깨가 좋습니다요,..ㅎㅎㅎ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란 말이 생각 나네요 ㅎㅎㅎ
멋진 휴일 보내셨네요~와우 가리비 먹고잡다~!
정말 청사포 가리비는 일미입니다. 킹크랩이 안부럽습니다요,..함 오이소 그리고 사이소,....
주중에 나들이하면 영업집에서 각별한 대우 받게 돼지요~~
어쪄거나
어떤 돈으로 즐기셨던간에 넘 행복해 보입니다.
그렇지요,..주머니돈이 쌈짓돈이라고, 괜한 투정이었습니다요,...
비상금을 들켜도 니 생일선물 사줄락꼬 감춰두었다하면 더 고마워 할테고..
참 머리도 잘 돌아갑니다. 난 그런재주가 없으니 들키면 당황부터하고...
그래서 요새는 모르는 비밀계좌를 쓰고 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