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차의 오글오글한 이야기 82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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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차의 오글오글한 이야기 82


무엇으로 인해 무엇이 생겼고, 그래서 발전하거나 충돌해서 한 쪽이 없어지거 나 하는 것이 인간사입니다. 여기서는 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지금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차 전쟁입니다. 차로 인해서 전쟁이 발발했고 많은 사람 들이 죽었으며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 다. 차에 그런 가치가 있었을까요? 그러니 한 번 이야기 해봅시다. 차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잘 아는 전 쟁이 있으니 바로 아편전쟁입니다. 아편은 마약인데 대체 차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요? 아편 전쟁이 처음 터진 것 은 공식적으로 1840년 5월이었으나 그 이전, 1834년부터 이미 조짐이 시작되 었다고 할수 있습니다. 아주 간단히 말 해서 본국에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어난 차를,영국은 마구 가져가고 싶었으 나 중국은 예전부터의 방식을 고집했기 에 충돌은 불가피한 것이었습니다. 신사의 나라 영국이 선택한 방식은 너무 나 비열했는데,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아 편을 밀수출하고 그 댓가를,돈이 아니라 차로 받았습니다.

아편은 중국의 고위 관리로부터 빈민들 까지 애용했고,그 폐해는 날이 갈수록 커졌습니다. 영국은 산업혁명 이후 많 은 발전을 했으나 귀족들과 상류층의, 동양의 진기한 문물과 차에 대한 열망은 날로 커져, 증가되는 무역 적자로 인해 고민이 깊어갔고 그 해결책으로 아편을 선택한 것입니다. 수 천 년의 역사가 아로새겨진 동양의 문물에 열광하면서 도,그런 문화를 창출해 낸 사람들에게 마약인 아편을 마구 퍼나른 영국인들의 이중적인 잣대는 인종 차별이었지 싶습 니다. 같은 유럽인들에겐 전쟁을 해서 탈취할망정, 마약을 퍼트리지는 않을 테니까요. 아편은 양귀비 꽃이 지고 약 10일 후,덜 익은 삭과를 잘라서 나오는 유액을 굳혀 만드는,마약의 대표입니다. 나는 어릴 때 아편을 먹어 본 경험이 있습니다. ㅎㅎ 깜짝 놀라겠지만, 실은 우리 세대의 어른들은 그런 경험이 있을 겁니다. 아버지는 월남할 때 할머니가 품에 넣어준 생아편 덩어리를 보물 간직 하듯 보관했고, 그것이 남동생이 어릴 때, 그 아이를 살리는 약이 되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경기를 해서 까무라치 는 아이에게 병원은 소용없었고 손발을 바늘로 딴 뒤 아편을 먹였습니다.

내가 직접 보았기에 아는데 어른 숟가락에 따뜻한 물을 담고 이쑤시개에 아주조금 묻힌, 거의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약을 풀어 먹이면 신기하게도 아이의 숨이 편해집니다. 나는 배앓이를 몹시 해서 설사를 하고 물만 마셔도 토하자,아버지 가 먹여 주었는데 곧 나았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될 비밀이었고, 엄마와 나는 이북에서만 나는 귀한 명약이라고만 알고 있었지요. 중학교 때 이젠 약이 없다고 했고 남동생도 어지간 해져서 엄마는, 할머니가 손자를 살리라 고 선견지명으로 보내 준 약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것이 생아편임을 내게 말해 주었고, 예전에는 약용으로 사용했으나 간혹 중독되어서 아편쟁이로 집안을 말아먹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중독성이 있으니 아편뿐만 아니라 어떤 것에 너무 마음과 몸을 다하는 일은 옳지않음을 그 때 배웠다고 할까요? 차이야기를 하다가 아편까지 나오고, 내가 아편을 먹은 경험까지 실토하고 말았으니 어쩜 좋을까요?

아편전쟁 이야기는 계속 해야겠지요?
아편전쟁은 모두 2차에 걸쳐서 일어났습니다. 1차 아편전쟁은 1839년에 일어났는데,이 전쟁의 시작은 사실 183 4년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중국에 새 로 부임한 영국공사 네이피어는 자신들 을 대하는 중국 관료들의 너무나 고압적 인 태도와,합리적인 영국인으로선 이해 할수없는 청의 부조리한 모든 행정에 분노합니다. 모든 일이 효율적으로 처 리되어 빨리, 더 많은 차를 본국으로 보 내고 싶었지만 그것이 생각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가 택한 수단은 그 시대 특유의 자랑질인 무력 시위! 영국은 무적함대의 나라였고, 네이피어는 자국 의 군함 2척을 중국 해안으로 불러 왔습 니다. 으름장을 놓은 것인데, 이런 행태 는 후일 조선에서도 마찬가지였지요.
이것은 선전포고나 마찬가지인데 청의 수군이나 해안 경비대도 영국의 군함을 저지하지 못 했습니다. 청의 포청천이 라고 불리우던 임칙서가 여기서 등장하 는데,그는 부패가 만연하던 청의 어떤 관리와도 다른,청백리였습니다.
그는 전쟁을 일으키는 대신에 서양의 관리들을 향해 정면으로 보복을 시작했 는데,영국을 비롯한 유럽인들이 상상하 지 못한 방법이었지요.

아편 밀수업자들을 공개 처형했고 영국 상인들에게 아편을 거래할 경우에 사형에 처하고,모든 재산을 몰수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어 각서에 사인할 것을 명령 했습니다. 그러나 상인들은 임칙서를 뇌물을 바라는 다른 중국 관리들과 같은 사람으로 보았고 뇌물을 바치기도 했습 니다. 임칙서는 그런 상인을 가차없이 처단했고, 아, 뜨거라! 놀란 상인들은 아편 천 상자를 내놓았지요. 살짝 달래 는,사탕발림에 지나지 않은 행태였습니 다. 그러나 임칙서에겐 어림도 없는 일 이었습니다. 이미 임칙서는 영국 상인 들이 숨겨 놓은 아편이 수 만 상자에 이른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고, 숨겨둔 아편을 모조리 내놓을 것을 명령했습니 다. 그러나 영국 상인들은 응하지 않았 는데,자국의 무력의 힘을 믿은 오만함의 발로였습니다. 군함이 두 척이나 해안 에 정박했는데도 청은 방어하지 못 했으 니까요. 부패가 만연하고 허술해보이 며,아편굴로 뒤덮인 중국이라는 나라를 한껏 멸시한 오만함은 곧 무너지게 됩니 다. 원래 나라의 위신을 세우거나 구하는 영웅은 한 사람이면 됩니다.
우리의 이순신이 그랬던 것처럼요.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