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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 ‘참교육’에 대해 말이 많다. 전 세계 45개국 넷플릭스 순위 1위를 기록한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이 인기를 끌면서 과연 ‘참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론이 분분하다.
시리즈는 학교폭력, 온라인도박, 시험지 유출, 마약, 학부모와의 갈등, 촉법소년, 특정 학부모 집단의 파행 등 교육 현실의 단면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시청자가 놀란 것은 드라마 속의 문제 해결 방법보다 학교 현장에 저런 일들이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된 점이다.
6회 드라마에서는 13세 이하 촉법소년들이 학교 안에서 마약을 팔고 차량을 훔치는 등 온갖 비행을 저지르지만, 학교나 경찰은 촉법소년이란 이유로 이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다. 드라마 속 교육부 장관은 “촉법이 벼슬이냐?”라고 한다. 반면, 13세 아동·청소년에게 형사 전과의 낙인을 찍는 것은 문제 행동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할 수 있겠지만, 결국 이들을 더 깊은 범죄 관계망으로 편입시켜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드라마는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추자는 공론에 더욱 힘을 실었다.
가상의 조직인 ‘교권보호국’이 학교와 관련된 제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하고 있다. 드라마 속 가상의 교권보호국은 보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통쾌함을 주며, 보는 이로 하여금 대리 만족감을 얻기도 한다. 특히 학교에서 실제 피해를 당한 학생이나 학부모에게는 그 시원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학교폭력을 다룬 드라마가 인기를 끈 이후 엄벌주의를 지지하는 여론이 강화되고, 폭력을 동원한 해결 방법으로 말미암아 속이 시원한 통쾌감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드라마일 뿐이며, 교육 현장에서는 교권보호국의 방법으로 교육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는 학생들을 폭력으로 응징할 수 없으며, 학부모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맞설 수도 없다. 현실의 교육 문제는 응징이나 대립이 아닌 학교 구성원 사이의 존중과 신뢰, 그리고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 드라마를 눈여겨보면, 교육감, 교육장, 학교장의 역할은 전혀 없거나 아주 미미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역별 교육자치제를 시행하고 있다. 법적인 내용과 행정적 절차 등은 교육부나 국회의 소관이지만, 지역 교육의 최종 책임자는 지역교육감이다.
2010년과 2014년 교육감 선거 당시 진보 교육감 후보로 분류되는 출마자들이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를 비롯한 공동공약을 채택하며 보수 교육감과 대비를 이뤄 유권자의 심판을 받았다. 그러나 2026년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자의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공약 상당 부분이 유사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초중등학교 교육의 최정점은 대표적 선발 도구인 수능 시험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있다. 수능시험은 제도에 순종하고, 학습에 근면하며, 표준화된 시험지를 많이 풀고 해결한 학생에게 매우 유리하게 짜여 있다. 교육관계자는 애써 부정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수능 입시가 있는 한 교육개혁은 불가능할 것이고, 학교에서 정서적 초고위험군 학생은 더 늘어날 것이다.
시대의 조류에 따라 AI가 정답을 대신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AI가 정답을 대신하는 시대에서 암기력에서는 인간은 절대 AI를 능가할 수 없다. 수능의 고득점 획득을 위한 현행의 암기, 입시 위주 중심 교육으로는 학교 현장의 교육은 필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 이 구조적 모순을 개선하는 제일 원칙은 교육 현장을 지키는 교육관계자의 교육철학이다. 교육감, 교육장, 학교장의 역할은 무엇인지, 권한은 어디까지인지 점검하고 의무는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고 노옥희 교육감은 2018년 울산 최초 진보 교육감으로 당선되었다. 그리고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 교육’의 철학을 행동으로 옮겼다. 무상급식과 무상교육을 전면 시행했고, 초·중학생의 수학여행비를 지원했다. 특히 울산에 정착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가정의 아이들이 현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아이들 손을 잡고 함께 등교하며 모든 아이는 차별없이 교육받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울산 교육책임자와 관계자들도 거듭 드라마 속의 ‘교권지원국’ 방식의 참교육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참교육이 무엇인지 깊이 고뇌한 후, 실천에 옮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