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네에서 자전거를 탔습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는 잔디가 깔린 미니 축구장이 있어요. 풋살이라고 하나요? 그거 하는 공간인데, 암튼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려는 저녁인데 그곳에 꼬맹이들이 와글거리고 있더군요.
사실 요즘 아이들 학원이다 뭐다 해서 밖에서 노는 일이 거의 없잖아요. 초등학생들 우루루 모여서 노는 풍경이 낯설어서 가까이 가봤더니 아이들 열댓명이 모여서 야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캐치볼하는 아이들은 봤고, 야구래봤자 그냥 너댓명 모여 던지고 치면서 노는 아이들은 봤지만 1루 2루 3루 전부 갖춰놓고 노는 아이들은 처음 봤네요.
흐뭇한 마음에 잠시 구경을 해봤더니 타석에 들어선 녀석이 "나는 이승엽이다" 라며 우쭐대더군요. 옆에 있던 친구가 "이승엽은 왼손잡이"라고 참견하니까 그 녀석은 이내 왼쪽 타석으로 자리를 바꿨습니다. 공을 던지는 녀석은 자기가 정대현이라고 우기며 굳이 사이드로 던지다가 폭투를 하더군요;;;; SK팬이 아니라면 초등학생이 정대현을 알기가 쉽지 않을텐데, 아마 올림픽 보고 정대현 팬이 되지 않았나 싶더군요.
여러분 기억나시죠? 우리는 테니스 공으로도 야구하고, 학교 다닐때는 쉬는 시간에 탁구공이나 은박지 뭉쳐서 실내화로도 야구 했잖아요. 김성한 흉내낸다고 엉덩이 실룩대던 친구들, 안경 썼다는 이유 하나로 최동원 흉내를 내던 동네 형, 최창호 따라한다고 이상한 폼으로 던지던 장난꾸러기 녀석들도 많았죠.
그렇게 대여섯만 모이면 야구하고 놀던 우리 친구들처럼 요즘 꼬마들이 공과 배트 갖고 노는 모습을 보니 참 감격스러웠습니다. 애들이 기특해서 아이스크림이라도 좀 사줄랬는데 마침 지갑을 안 갖고 나와서 못 사줬네요 -_-;;; 아파트 열쇠가 카드여서 집 앞에 나갈때도 꼭 지갑을 들고 나가는데 유독 오늘만 빼먹었습니다. 정말 머릿수대로 먹을거 사서 쥐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말이죠.
정대현을 흉내내던 그 꼬맹이, 이승엽이 멋져보여서 왼손으로 치던 초등학생. 이 아이들이 우리 울볼러같은 열혈 야구팬으로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래봅니다. 그러면 프로 구단도 좀 많아지고 좋은 야구장도 생기고, 히어로즈 처럼 가슴아픈 구단과 팬들이 생길 일도 없을테니까요.
첫댓글 저희동네 애들은 올림픽 하기 전부터 놀이터에서 야구하던데ㅋㅋ지역차에요ㅋㅋㅋ
혹시 오늘 아이스크림을 사줬는데, 나중에 한 10년정도 지나서 어떤 선수가 "초등학교때 친구들과 야구하며 놀고있는데, 어떤 남자분이 와서 아이스크림을 사주시고는 뿌듯한 표정으로 가셨다." 이런말 나올게 아니었나 몰라요~~^^ㅋㅋㅋㅋ 아...저도 유치원다닐때 동네에 대학생 오빠들이 참 예뻐했는데................................휴..
전 어렸을때 동네에서 진짜 야구는 위험하고 장소도 좁아서 안되니깐 . 배드민턴야구했었어요 ㅋㅋ배드민턴채와 셔틀콕으로.ㅎㅎ진짜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_+
최창호 폼... 그거 따라하다 어깨 많이 나갔다는... ...ㅋ 저 역시...^^;;;
난 어렸을때.. "장종훈이다1 "라고 햇엇는데 ㅋㅋㅋ 이젠 승짱이군하 ㅠㅠㅠ
저는 대전 갈마동에 사는데 (고2) 몇일전에 친구 몇하고 캐치볼을 하려고 동네에 새로생긴 공원에서 (운동할만한 장소가 있음) 하고있는데 초1~4정되 되는아이들 한 20명이 각자 자기 글러브 배트 공 을 가지고 나와서 경기를 하대요 ;; 정말 부럽 ㅠㅠ
룰도 다들 잘알고 뭐 20호홈런이다 이러는거보니 많이 해왔었나봐요
우리 울볼러요? ^^;; ㅋㅋ 아 어렸을때 연대가서 야구 정말많이했었는데.. 빨리 야구가 국민생활체육이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ㅋㅋ
<우리는 테니스 공으로도 야구하고, 학교 다닐때는 쉬는 시간에 탁구공이나 은박지 뭉쳐서 실내화로도 야구 했잖아요> 정말공감입니다 ㅎ 전 지금 고1인데 매일 이짓하고 있다는ㅋ
저희 동네는 오로지 축구 ..근데 어제도 오늘도 야구 방망이랑 들고 다니는 초등생들 봤어요 그 영향인듯..
그 전에는 같은 야구 형식이긴 한데, 자기가 공들고 자기 주먹으로 때려서 야구처럼 하는 놀이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짬뽕이었나,,,, ㅎㅎ
저도 테니스공으로 매일 친구들하고 야구를 했었는데... 배트가 없어서 배트는 실래화 주머로 배트를 대신하면서 야구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제 24살 먹은 청년이지만.. 그런 생각하면 시간이 많이 흘렀다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해질때까지 친구들하고 야구하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싸우기도 하고...다치기도 하고....애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걸 보니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