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생일도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괴물(?)이 마침내 붙잡혔다.
잡힌 괴물은 200㎏이 넘는 거대한 멧돼지였다.
이 멧돼지는 염소를 잡아먹던 중 현장에서 전문 엽사의 총을 맞고 숨졌다.
지난 11일 밤 완도군 생일면 유촌리.
괴물 포획에 나선 한국야생동식물보호협회 완도지부 소속 정대광(40·사냥경력 20년), 박준일(52·사냥경력 12년)씨 눈에 검은 물체가 포착됐다.
조심스럽게 한 발씩 내딛으며 조금씩 앞으로 접근했다. 멧돼지였다.
당장 방아쇠를 당겨 쓰러뜨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멧돼지가 있는 곳은 160m 앞. 사거리 50m의 엽총으로는 닿지 않은 거리다.
서치라이트(searchlight·탐조등)를 비추자 쏜살같이 산으로 달아났다. 이날은 잠적했던 멧돼지가 모습을 드러낸 것에만 만족했다.
“우∼웅” 12일 밤 10시20분쯤, 엽사 박씨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염소가 시끄럽게 울어. 이 시간에 이렇게 울 리가 없는데…. 멧돼지가 온 것 같어.” 유촌리 마을 주민의 전화였다.
어제 멧돼지를 목격했던 바로 그 장소다. 주변에서 탐색을 하던 정씨와 박씨는 차를 타고 야산으로 곧바로 이동했다.
염소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가까운 곳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서치!” 깜깜한 밤하늘을 가르는 서치라이트가 그곳을 비췄다.
그놈이었다. 무려 350근(210㎏)짜리 멧돼지는 흑염소를 잡아먹고 있었다. 먹는데 정신이 팔렸는지 재빨리 움직이지 못했다.
정씨는 신중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탕∼” 첫발은 목 뒤에 맞았다.
놀란 멧돼지가 비틀거리며 산 쪽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탕∼탕∼” 이어 쏜 2발은 멧돼지 심장에 그대로 박혔다. 그때서야 거대한 멧돼지는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정씨는 “보통 집에서 기르는 돼지보다 3배 정도 크며 이렇게 큰 멧돼지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괴물이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생일도 주민들은 반기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 그동안 텃밭 등에 남은 발자국을 보면 비슷한 크기의 멧돼지가 아직 3∼4마리는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뼈까지 잘게 씹어먹는 것으로 미뤄 멧돼지가 아닐 가능성도 남아있다.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괴물은 발톱이 매우 날카로운 ‘살쾡이’나 야행성인 ‘너구리’일 수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진짜 괴물은 어딘가에서 다른 범행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 완도에서 가장 작은 섬인 생일도는 464가구에 916명이 살고 있으며, 48가구에서 900여 마리의 염소를 키우고 있다.
/이승배기자 /완도=정은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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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추억의 완도톱뉴스]-전국을 괴물공포로 몰아넣었던 200kg 완도괴물이 잡히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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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0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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