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일수록 고혹적인 배롱나무꽃 명소 베스트
인포매틱스뷰 님의 스토리
배롱나무꽃은 참 얄궂은 꽃입니다.
사람은 더위에 지쳐가는데,
이 꽃은 그 폭염 속에서
오히려 가장 화려하게 피어납니다.
백일 동안 붉은 꽃을 피운다고 해서
백일홍나무라 불리다 배롱나무가 됐는데,
예로부터 선비의 절개를 상징한다고 여겨져
서원이나 고택 마당에 유독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8월 중순에서 말 사이
가장 풍성한 자태를 보인다고 하니,
지금이 딱 보러 가기 좋은 시기입니다.
폭염 속에서 더 고혹스럽게 피어나는
배롱나무꽃 명소 네 곳을 정리했습니다.
담양 명옥헌원림
담양 명옥헌정원 배롱나무꽃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오경택
·주소 : 전라남도 담양군 고서면 후산길 103
·운영시간 : 수~일 12:00~21:00 (매주 월·화 휴무)
조선 중기 문인 오희도가 은거하던 곳에,
그의 아들 오이정이 연못을 파고
배롱나무를 심어 완성한 정원입니다.
명승 제58호로 지정될 만큼 격이 높은 곳인데,
약 300년 된 배롱나무들이 정자와 연못을 둘러싼 모습이
마치 붉은 꽃등에 불을 밝힌 듯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계곡물이 연못으로 흘러들 때
옥구슬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명옥헌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오전 시간대 방문하면
사람도 적고 그 물소리까지 고요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안동 병산서원
병산서원 배롱나무꽃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병산길 386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병산서원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학문과 정신이 깃든 공간입니다.
여름이면 입구부터 서원 안쪽까지 배롱나무가 줄지어 서서 붉은 꽃을 피우는데,
담장 위로 늘어진 꽃송이와 기와지붕이 어우러진 모습이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입니다.
개화는 7월 초부터 시작되고, 8월 중순을 넘어서도
여전히 진분홍빛을 유지하고 있어 여름 내내 방문할 만한 명소입니다.
서울 덕수궁 석조전
덕수궁 석조전 / 사진=서울관광재단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99
·운영시간 : 매일 09:00~21:00 (매주 월요일 휴무)
서울에서 가장 풍성한 배롱나무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근대 건축을 상징하는 이국적인 석조전 건물 앞으로
커다란 배롱나무가 양옆에 늘어서 있는데,
잔디밭과 분수까지 더해져
마치 유럽의 한 정원에 온 듯한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지방까지 내려가기 부담스럽다면,
도심에서 가장 가깝게 배롱나무꽃 명소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밀양 표충사
밀양 표충사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은성
·주소 :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표충로 1338
천황산과 재약산에 둘러싸인 표충사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천년 고찰입니다.
사찰이라는 공간의 무게감과 여름이면
만개하는 화려한 배롱나무가 묘한 대비를 이루는데,
산세에 둘러싸인 만큼 다른 명소보다
한층 시원하게 느껴진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사실 봄보다 여름이 더 아름다운 곳?…
겹벚꽃 명소에 내려앉은 배롱나무
김아현 기자 님의 스토리
숲이 품은 여름의 시간
분홍빛으로 물든 산사
천천히 걸을수록 깊어지는 풍경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충남 서산 개심사 여름 배롱나무 풍경)
봄이면 청벚꽃과 겹벚꽃으로
전국 여행객의 발길을 모으는 충남 서산
개심사가 7월에는 또 다른 계절의 절정을 맞는다.
한여름이 시작되면서
경내 곳곳에는 배롱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짙은 녹음과 어우러진 분홍빛 풍경이
고찰의 분위기를 한층 깊게 만들고 있다.
서산시 운산면 상왕산 자락에 자리한 개심사는
충남을 대표하는 사찰 가운데 하나다.
전해지는 기록에 따르면
백제 의자왕 14년인 654년 혜감국사가 창건했으며,
고려 충정왕 2년인 1350년 처능대사가 중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남아 있는 대웅전은
1475년 산불 이후
조선 성종 15년인 1484년 다시 세워졌으며,
백제 시대 기단 위에 조성된 건축미를 간직해 보물 제143호로 지정돼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충남 서산 개심사 여름 배롱나무 풍경)
개심사는 봄이면 벚꽃 명소로 널리 알려지지만,
여름 풍경 역시 결코 뒤지지 않는다.
7월이 되면 배롱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며
대웅전과 석탑, 기와지붕 주변을 은은한 분홍빛으로 물들인다.
배롱나무는 한 번에 피고 지는 꽃이 아니라
여름 내내 개화를 이어가는 특성이 있어 앞으로도
오랫동안 여름 산사의 색채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짙어진 숲의 녹음 속에서 피어난
배롱나무는 화려함보다 차분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오래된 전각의 처마와 단청, 석탑이
어우러진 공간에 꽃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개심사만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봄의 활기찬 풍경과는
또 다른 여유와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이유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충남 서산 개심사 여름 배롱나무 풍경)
개심사의 매력은 경내에 들어서기 전부터 시작된다.
일주문을 지나 숲길을 따라 천천히 오르면
울창한 나무들이 한낮의 햇살을 부드럽게 걸러내고,
시원한 그늘과 산바람이 이어진다.
돌계단과 완만한 경사를 따라 걷다 보면
숲이 먼저 여행자를 맞이하고,
그 뒤로 대웅전과 전각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여름철에는 이 숲길 자체가 자연 피서 공간이 된다.
계단 구간이 이어지는 만큼 운동화 등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비가 내린 뒤에는 돌계단이
미끄러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개심사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대웅전은
반드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공간이다.
다포식과 주심포식을 절충한
조선 전기 목조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건물로,
절제된 비례와 아름다운 처마선이 돋보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충남 서산 개심사 여름 배롱나무 풍경)
여기에 7월 배롱나무가 더해지면
전통 건축과 계절의 색감이 조화를 이루며
사진 애호가들에게도 특별한 촬영 장면을 선사한다.
사진 촬영은 대웅전만 가까이 담기보다
석탑과 마당, 숲, 배롱나무를 함께 구도에 넣으면
개심사 특유의 공간감을 표현하기 좋다.
오전에는 부드러운 자연광이 전각을 감싸고,
오후에는 숲그늘이 깊어져 한층 차분한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다.
다만 문화재 보호구역에서는
현장 안내와 출입 제한을 반드시 준수하고,
사찰이 수행과 예불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점을 배려하는 관람 예절도 필요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충남 서산 개심사 여름 배롱나무 풍경)
개심사는 입장료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으며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된다.
주소는 충남 서산시 운산면 개심사로 321-86이다.
여행 일정을 넉넉하게 잡는다면 해미읍성,
가야산,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서산목장길까지 함께 둘러보는 코스도 추천할 만하다.
오전에는
개심사 숲길과 배롱나무를 감상하고
오후에는 인근 역사문화유산을 둘러보면
서산의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하루 여행을 완성할 수 있다.
벚꽃이 떠난 뒤에도
개심사는 계절을 멈추지 않는다.
7월 배롱나무가 천천히 피어나는 지금,
초록 숲과 분홍빛 꽃,
그리고 천년 고찰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개심사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