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간밤에는 모기가 물지 않아 푹 잤다.
집에 아침 인사 문자를 보내고 뉴스를 보니까 북해도 JR 철도 탈선과
태풍영향으로 불어난 강에서 고등학생 둘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이다.
오늘의 기온은 약간 높으나 쾌청한 날씨를 예보한다.
쿠폰을 가지고 아침을 먹으러 간다.
식사는 9층의 에또알, 불어로 별이란 뜻이고 일본말로는 호시인가요?
60년대 동숭동 서울대 문리대 캠퍼스 앞에 저런 이름의 서점이 있었지.
김회장과
순천향의 구교수와 박교수
나의 아침 밥상은 화정식으로
연두부와 낫도, 무 닭고기 조림과 두종류의 생선구이, 여기에는 반드시 간장을 약간부은 다이꽁오로시를 곁들이고.
맛김과 계란말이, 우매보시, 다시마와 해초 등의 츠게모노.
잡곡 죽과 아까미소국.
찬메밀 국수까지.
요구르트에 블루베리 시럽을 넣고 커피 한잔까지 마신다.
여 종업원이 아까 내가 여기에서 후지산이 보이느냐? 고 물은 걸 기억하고는 다른 방으로 안내를 하여 방향을 가르키나
옅은 안개로 가리워져 보이지는 않고.
나올 때 가와코에 안내 브로슈를 집으니까 친절하게도 우리말로 된 걸 찾아 준다.
그런데 방에 들어와서 검토를 하니 나중에 나오지만 구라즈구리를 설명하며 내화성 을 인화성으로 오역,
그리고 박하를 박화로 등을 지적하여 붉은 볼펜으로 표시를 하여 다시 가져다 준다.
국제 심포지엄은 오후이니 시내구경이나 하자.
헤아 캇토, 이발소가 10분만에 천엔에 머리를 잘라 준다.
시간이 일러 문을 열지 않은 가게.
요런 요상한 간판도 보이고.
오늘 아침은 과자 동네까지 만 걷자.
가는 길에 있는 신사를 먼저 들리고
저걸 보면 나도 오늘 길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 것같애.
절이나 신사나 어디서나 초입에 볼수 있는 샘물.
이름도 근사한 홍차낭만관이다.
넓은 공터에서 잠시 쉬었다가.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고양이 인형들인 놓인 쇼윈도를 보며
일본은 아직도 인력거가 있다.
한참도 전에 들른 북해도의 오따루에서도, 작년에 들른 규수의 유후인에서도 저걸 보았지.
인력거 꾼의 신발은 보기에 묘하게 생겼다.
자가용인 자전거를 타고 구라즈구리 거리를 여인이 지나간다.
오랜만에 보는 우체통, 그러니까 우리가 봐온 우체통은 원래 일본 걸 본 딴 모양이다.
츠게 모노, 즉 장아찌를 파는 곳이다.
전형적인 구라즈구리 건물.
내가 중고등에 살았던 대구 침산의 수돗가의 탐스러웠던 석류가 회상되며 잠시 어릴 적으로 돌아간다.
그 후 서울에 정착을 하였어도 가을에 부모님이 서울에 오실 때는 큼지막한 몇개를 따다 주셨는데.
부모님도 더 이상 이 세상에 계시질 않고 그 집은 누구한테 넘어갔나?
우리나라를 떠나 이국땅에서 석류를 보며 옛일을 생각할수록 가슴이 아려온다.
높게 쏫아있는 시계 종.
안에는 신사가 있다.
이른 시간의 산책은 조용하여 좋다.
사진을 찍을 때 사람들이 가리지도 않고.
아, 저기 사께가 어제 저녁에 마신 경산, 鏡山 (가가미 야마 사께)
해마다 열리는 유명한 가와코에 마츠리회관이다.
가다가 쉴 겸 이 가게에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고.
300엔짜리 인데 맛이 국산과는 비교가 안된다.
하도 급해서 꼭대기는 잘라 먹고 나서야 사진을 찍었다.
아래 화분 옆에는 앙증맞게 생긴 고양이 인형이.
슬쩍 열린 집안으로 들어가 꽃사진을 찍는다.
이 아름다운 보라빛 꽃은 무엇?
아차, 길을 잘못들었구나.
이 개천은 지도 상에 시의 외곽지대에 있던데.
길을 가는 노부인에게 과자 거리가 어딘가 물었더니 가르쳐 준데가 수퍼 마케트이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자 중학생에게 물었더니 제대로 가르쳐 준다.
가는 길에 들른 절.
드디어 오늘 산책의 목적지인 과자의 거리이다.
길바닥도 운치있게 색유리를 박아 넣었다.
이 집에서 과자 몇가지를 산다.
무라사끼 이모 만주는 우리말로 자색 고구마 만주이다.
사탕도 두봉지를 사고
밤 좋아하는 처만 먹으라고 밤이 듬뿍 들어간 양갱(요깡).
나의 지론은 애들은 무엇이든지 앞으로 먹을 기회가 많고
우리는 이제 기회가 줄어드므로 좋은 것은 우리들 부모가 먼저 먹어야 된다는 것.
여러분들도 저의 의견에 동조하나요?
결코 가볍지 않은 산책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첫댓글 알본어가 잘 되시나 봅니다. 그러면, 일본 여행의 재미가 배가 될것 같습니다.
좋은 것을 부모가 먼저 먹어야 한다는 것에는, 제 생각은 반대입니다. 같이 나누어 먹는 것이 좋을듯 하고요...
"구라즈구리를 설명하며 내화성 을 인화성으로 오역, 그리고 박하를 박화로 등을 지적하여 붉은 볼펜으로 표시를 하여 다시 가져다 준다." 는 말씀은 아주 잘 애국하신 것 같습니다. 간단하지만, 아무나 못하는 일....
어디 계원장 안사람처럼 잘 하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