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모임에 나갔을 때보다 7kg 더 감량해서
현재 15kg 감량중, 앞으로 5kg 더 빼면 목표 달성인데...
문제는 다이어트 후유증이 좀 있다는 거다.
그건 바로 요요현상...이 절대로 아니라,
(근육운동을 병행하면 요요현상이 없다는 사실을
고교 3년 때 다이어트 시작하고 십여 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겨우 알았음...그 당시엔 다어이트 전문가들도 잘 몰랐던
것 같음. 땀만 빼면 살 빠지는 줄 아는 시절이었으니)
후유증은 다름 아닌, 새 옷 고르기...이다.
결국 손 댄 작품 몽땅 캔슬되고 스스로 나왔는지 아님
퇴출됐는지 어쨌든 소설이나 끄적대고 있는 지금,
작년처럼 맘대로 돈을 쓸 수 없는 형편이니 옷 사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 근데 평생 머리 쓰는 것에만
신경 쓰다가 피지컬(맞나?)에 눈길 가게 된 요즘, 패션 감각
같은 게 있을 리는 모르겠지만 나는 한 번 무엇에 빠지면
범인이 기울일 수 있는 모든 노력은 몽땅 다 해 버리는
스타일인 것이다. 물론 글과 영상연출은 타고난 재능이
있으니만큼 나중에 천재소리를 듣겠지만 말이다, 흠흠.
어찌됐든 간에 패션에 안목이 트인 것까지는 아니어도
나름대로 유행과 트렌드 정도는 알게 된 지금.
나이는 처먹었는데 특유의 동안에 어울리는 아이비 복장만 하고
다니는 날 못마땅해 하는 어머님의 심리를 이용해서 재킷을 한
벌 샀다. 대한민국 중산층이 살 수 있는 최상급 캐쥬얼 브랜드
중의 하나인 떠스데이 아일랜드(철자가 뭐였더라)의 코듀로이 재킷
을 산 것은 좋았는데, 집에 와서 입어 보면 볼수록 너무 커서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타고난 북방형 몸매를 자랑하는
집안 혈통이 아니랄까봐 키는 170인데 어깨는 185 수준이니...
재킷 사이즈가 100인데 아무래도 너무 큰 듯 싶다. 차라리
사자마자 마음에 안 들었으면 교환했을 텐데 그 타이밍도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옷은 100이 제일 작은 사이즈다.
살 빼면 꼭 멋진 코듀로이 재킷을 입고 룰루랄라하고 싶었건만,
이건 무슨 골덴 재킷 입은 나이트 깍두기 같아 보인다.
(그렇다, 패션 리더는 코듀로이를 입는 거고 일반 민간인들은
골덴 또는 고리땡을 입는 것이다 - 그 단어들의 어원은 모르
겠다만, 아마도 퐄 커쓰릿을 돈까스로 바꿔 놓은 일본인들
짓이겠지)
게다가 재킷에 맞춰 입으려고 골덴, 아니 흠흠, 코듀로이 바지
까지 한 벌 사고 말았다. 재킷에서 출혈이 심해서 바지는 싼
걸로 사려고 했는데 마땅한 게 없는 거다. 그러던 찰나, 아이
쇼핑하려고 들어간 리바이스(커헉!)에서 입어 본 바지가, 아주
수제맞춤바지처럼 꼬옥 잘 맞는 것이었다. 결국 1년 내내 할인
안 한다는 리바이스 바지도 사고 말았다. 그러나 바지가 아무
리 좋아도 재킷이 마음에 안 드는데 필이 나올 리는 만무.
신이시여, 왜 날 뷁하시는 건가요.
후즐근한 옛날 옷도 물론 입고 싶기는 하다, 돈이 없는 만큼.
그러나 셔츠는 입으면 축 처지고 바지는 아예 다리 밑으로
내려온다. 그렇게 고민하던 며칠 후, 내가 자주 가는 인터넷
쇼핑몰에 코듀 재킷이 올라왔는데...젠장 내 맘에 쏙 드는
거다. 아씨 짜증나. 결론은 한 가지. 빨리 돈 벌어서 내년 봄
에 내 맘대로 사 입고 옛날 옷들은 슬슬 옷장에서 묵혀 두는
거다. 어머님이 마음 아파 하셔도 어찌할 수 없는 일!
참고로 내가 생각하는 한국 중산층의 캐쥬얼 명품! 2대 브랜드
빈폴 - 머리 빈 폴(전형적인 미국 대학생)들이 입는 옷
떠스데이 아일랜드 - 유니섹스를 넘어 에스닉의 진수를 보여
주는 남녀 구분 안 되는 옷
근데 내가 떠스아일 옷을 두 벌이나 갖고 있다니...미쳤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 놓고 시시때때로 꺼내 보며 흐뭇해
하는 옷들도 물론 있다.
쿠스토 바르셀로나 하프 옐름
- 이거 스페인 브랜드의 태국 하청 물량이 보따리 장사한테
풀려서 들어온 옷인데, 정말 끝내준다! 이거 입고 안양 촌
동네의 전철을 타면 사람들이 위아래로 한 번씩 훑어본다.
슬림한 몸매를 자랑하고 싶은 사람에게 강력 추천!
대신에 강남쪽에서는 입고 다니지 말아야 됨.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에 쿠스토 진짜 매장이 있으니 말이다....
사무라이 캣츠 티셔츠
- 엄청 쿨한 고양이 나염 티셔츠다. 어쨌든...예쁘다!
에비스 7부 바지
- 이것도 엄청 쿨! 맥도날드 로고처럼 생긴 M자가 그려진
청바지인데, 옥탑방 김래원이가 잘 입고 나왔댄다-난 안 봐서.
근데 지금 이거 입으면 그냥 허리 밑으로 내려 간다.
혹시 갖고 싶은 사람 있으면 구입가격의 반값에 팔 생각있다.
단 허리가 36이니 참고하시도록...... 현재 나는 허리 30...
아니면 뭐 에비스는 데이빗 베컴이라는 멋쟁이(축구도 잘 한
다고 함)가 처음 입어서 유명해졌으니, 여성회원분들께
경매할 용의도 있음.
첫댓글 어서 댄디한 패션의 형태님을 보고 싶군요. 기대만빵!
진짜 몬 알아보는 거 아니예요?...전 써스데이 아일랜드 옷 윗도리만 세개 있슴다.
저도 목요일의 섬 굉장히 좋아해요, 돈주고 산 옷은 없지만. 미글리오레에서 옷장사하는 언니가 있어서 캐주얼 브랜드는 안 사고 가끔 길바닥이나 매대에서 살 때는 있음. 근데 15kg 뺐다면 얼굴이 쪼글쪼글해졌을거 같은데...
다행(?)히도 얼굴은 잘 붓기 때문에 아직도 퉁퉁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