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의 자음은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뜬 것이라는 점이 훈민정음해례본(http://www.google.co.kr/url?sa=t&rct=j&q=&esrc=s&source=web&cd=2&cad=rja&uact=8&ved=0ahUKEwj5sYaQ6KfVAhWDWbwKHTluC4sQFggtMAE&url=http%3A%2F%2Fcfile224.uf.daum.net%2Fattach%2F235B8048550EA1B50F7ADF&usg=AFQjCNGkU4yfxn5vF-fYhaX9BwjPQgkgJA , http://cafe.naver.com/072ho/70)에서 밝혀졌다. 자음에 대해 미진해보이는 것을 약간 보충하자면, ㄹ도 ㄴ에서 나왔다는 것과 받침 이응(ㆁ)이 ㄱ와 ㅇ의 합성이라는 점 정도이겠다. 우리말의 ㄹ은 영어의 r과 달리 혀 위치가 ㄴ의 위치를 기본으로 한다. “다리”라고 발음할 때 혀가 펄럭거리면서 ㄹ의 모양을 취하지만 ㄴ처럼 분명히 이빨 근처에 순간적으로 닿는다. 반면 영어의 r은 입술을 동그랗게 하고 혀는 경구개에 가까운 곳에서 출발하여 뒤로 굴러가나 결코 입천장에 닿지 않는다. 받침 이응(ㆁ)은 영어의 ng처럼 ㄱ[g]의 입모양을 기본으로 한다. 즉 받침 이응(ㆁ)의 ㅇ윗부분에 있는 점은 원래 ㅣ가 아니라 ㄱ이 줄어든 것이다. 이때 혀는 입으로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ㄱ때보다 더 긴축되어 ㅣ의 모양에 가깝게 된다. ㄱ의 입모양에, ㅇ의 모양으로 상징되는 목에서 나오는 소리가, 입을 통해 나가지 않고 코를 통해 나가는 것이, 받침 이응(ㆁ)이고 영어의 ng이다. 영어의 ng는 ㄱ(g)의 입모양을 하고 n의 콧소리를 낸다는 뜻에서 ng로 받침 이응(ㆁ)을 표기한다. 훈민정음의 받침 이응(ㆁ)은 목소리(ㅇ)가 혀모양(ㄱ)에 막혀서 입으로 나가지 못하고 코로 나가는 것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으므로, 받침 이응(ㆁ) 소리가 날 때의 발음기관의 실제 모양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우아(優雅)한 그림이다.
하지만 모음은 천지인 삼재(三才)를 본뜬 ·, ㅡ, ㅣ를 기본으로 했다는 것 외에는 별로 밝혀진 게 없는듯하다. 그런데 현대 음성학에서 말하는 모음(母音)사각도(四角圖)를 기준으로 보면 ·, ㅡ, ㅣ가 모음을 발음할 때의 혀의 위치나 입이 열린 정도와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ㅡ,ㅣ의 모양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를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라는 쓸데없이 심오한 철학을 걷어치우고 보면, 아주 단순무식하게 직관할 수 있다. 즉 필자가 볼 때는 ·,ㅡ,ㅣ는 혀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세종대왕께서는 궁녀들의 입안에 신축성 있는 물체를 넣어서 발음모양을 살피는 것이 취미활동이었다는 설도 있다. 발음 기관 중에서 가장 많이 살피신 것은 발음할 때 혀의 모양일 것이다. 세종대왕께서는 심오한 사변(思辨)을 거쳐야 발음기호를 보고 발음을 할 수 있는 것을 추구하진 않으셨다. 아무리 무식한 사람이라도, 발음기호 즉 훈민정음이라는 기호를 보고 기호의 모양대로 발음기관의 형태를 잡으면 저절로 소리가 일어나는 것을 추구하셨고 특히 혀의 모양에 집중하셨다. 이 점은 5대 기본자음 중 ㄱ과 ㄴ이 혀의 모양만으로 만들어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는 혀가 뒤로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들어 점에 가깝게 된 모양을 나타내며, 혀가 완전히 후설(後舌)이 되고, 입은 자연스럽게 가장 많이 벌어졌을 때의 모음 발음으로 볼 수 있다. ㅡ는 혀를 좌우로 평평하게 벌렸을 때의 모양이며, 이때 혀는 입의 앞뒤에서 중간쯤에 있게 되고, 입은 좌우로는 평평하게 많이 벌리지만 상하로는 작게 벌리게 된다. 즉, ㅡ는 입이 상하로 적게 벌렸을 때의 중설(中舌)모음이다. ㅣ는 혀가 가장 높이 쭉 뻗어 위로 일어났을 때의 모양이다. 혀가 꾸부려지지 않고 가장 잘 일어나려면 앞쪽 위쪽으로 뻗는 수 밖에 없고, 이 때 입은 좌우로는 길게 벌어지지만 상하로는 적게 벌어진다. 즉 ㅣ는 전설(前舌)모음의 기본 자리이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 ㅡ, ㅣ의 위치는 아래아(·)를 빼고는 명확하다. 아래아에 대해서는 기존에는 영어의 강한 “어”에 가까운 /˄/라는 설이 있다. 훈민정음해례본에 따르면 ·의 발음은 “설축이성심(舌縮而聲深)이라고 하여 “혀를 목쪽으로 땡기고 소리를 깊이 낸다”고 한다. 그렇다면 혀가 뒤쪽으로 가고 입은 최대한 벌려서 소리가 깊은 동굴에서 나듯이 울린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이에 적절한 모음은 pot의 모음에서와 같이 미국영어에서는 /ɑ/로 소리나고 영국영어에서는 /ɔ/로 소리나는 /ɒ/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http://www.youtube.com/watch?v=FcQhnOjGbz8&t=264s 의 6분 20초 부분).
그렇게 본다면 ·, ㅡ, ㅣ는 모음 발음의 세 가지 기본 지점을 잘 나타낸다.
아래아(·)는 후대에 ㅏ와 ㅗ로 분화되는 경우가 많은 후설모음[혀가 뒤로 간 모음]으로 입을 가장 크게 벌린 소리 위치이다.
ㅣ는 혀가 앞으로 가는 전설모음으로 입을 옆으로 길게 벌려서 위 아래로 벌린 정도는 가장 적은 위치의 대표격이다.
ㅡ는 혀가 중간쯤에 오는 중설모음으로서 입은 역시 적게 벌린다.
이 세모음을 조합하여 다른 모음을 표기하게 된다. 사실은 주로 아래아(·)가 다른 두 모음 ㅡ와 ㅣ중 어디에 붙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아래아가 붙는 위치는 아래아가 주도적인가, ㅡ와ㅣ가 주도적인가를 결정한다. 음양사상에 따르면 아래아가 오른쪽이나 위쪽에 붙게 되면 발음 위치를 주도하면서 소리가 양성(陽性)적으로 된다. 양성(陽性)적인 소리는 입을 위아래로 더 많이 벌리는 소리다. 이는 실제 발음 위치에도 부합한다. 다음 모음 사각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오른쪽 아래에 빨간 점으로 나타낸 것이 필자가 추정한 아래아(·)의 위치이다.
ㅏ는 아래아(·)가 ㅣ의 오른쪽에 붙어서 양성(陽性)적이고 아래아의 위치가 주도적으로 된다. 따라서 ㅏ 소리의 주된 발음 위치는 ㅣ보다 아래아(·)의 위치에 가깝다. 입을 위아래로 최대한 벌리고 혀의 위치는 ㅣ보다 아래아(·)에 가까운 것이다.
ㅓ는 아래아(·)가 ㅣ의 왼쪽에 붙어서 소리가 음성(陰性)적이고, ㅣ의 위치가 주도적으로 된다. 입은 ㅣ보다는 아래위로 좀 더 벌리고 혀의 위치는 ㅣ와 아래아(·)의 중간쯤이다.
ㅗ는 아래아(·)가 ㅡ의 위쪽에 붙어서 양성(陽性)적이고 아래아의 위치가 주도적으로 되지만 혀를 좌우로 평평하게 유지하는 ㅡ의 모양을 유지한다. 따라서 혀의 위치는 뒤로 가서 후설모음이면서 입은 아래아(·)에 가깝게 많이 벌리지만 혀를 좌우로 평평하게 유지하는 ㅡ 모양의 긴장 때문에, 혀가 쭉뻗는 ㅣ모양으로 바닥에 붙여 이완되어 있는 ㅏ만큼 많이 벌리지는 못한다.
ㅜ는 아래아(·)가 ㅡ의 아래쪽에 붙어서 소리가 음성(陰性)적이고, ㅡ의 위치가 주도적으로 된다. 입은 ㅡ정도로 아래위로 벌리고 혀의 위치는 ㅡ와 아래아(·)의 중간쯤이다.
ㅛㅑㅠㅕ의 경우 위 글자에 아래아(·)가 중첩된 것이라기 보다는 짧은 ㅣ가 발음과 기호로 추가되어 형성된 글자이다. 훈민정음해례본에서도 ㅣ가 첨가된 것이라 한다. 즉 ㅛ=ㅣ+· +ㅡ, ㅕ=ㅣ+· +ㅣ식으로 형성되었다.
현대 한국어는 아래아(·)를 잃어버려서 모음사각도의 우하변의 기본 발음 위치를 잃어버렸다. 그래서 현대 한국어는 모음삼각도가 되었고, 모음이 입의 좁은 공간 안에서 상하운동을 중심으로 소리남에 따라, 15세기에 영어처럼 모음사각도 안에서 내던 울림이 깊고 성조 있는 소리를 잃게 되었다. 제주도 사투리에서 아래아(·)를 마지막까지 갖고 있었으나, 이제 21세기에 이르러 아래아(·)는 제주도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제주도 방언을 녹음한 소리가 남아있다고 하니, 그 소리를 분석하면 아래아(·)를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첫댓글 ·,ㅡ,ㅣ의 모양의 유래, 현대 한국어에서 아래아(·)가 사라져 모음 소리가 쪼그라든 점 등을 보강하였습니다.
서두에 ㄹ과 받침 이응(ㆁ) 설명을 보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