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래 의료시스템은 인공지능(AI) 없이 진료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상헌 고려대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교수(P-HIS 개발 사업단장)는 “AI가 구축된 클라우드 기반의 정밀 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을 통해 앞으로 인류의 의료 시스템이 혁신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 2019’ 사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바이오 코리아 2019′ 콘퍼런스의 핵심 주제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이 자리에는 이 교수 외에도 ‘바이오 코리아 2019’(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 콘퍼런스의 가장 핵심 주제를 풀어나갈 3인의 연사가 자리했다.
이들은 17일부터 오는 19일까지 개최되는 본격적인 콘퍼런스에 앞서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과 항체치료, 미래 의료시스템, 신약개발 트렌드와 전망에 대해 먼저 살며시 귀띔했다.
클라우드 기반 AI 정밀 의료 진단으로 의료 시스템 혁신
이상헌 고려대안암병원 재활학과 교수(P-HIS 개발 사업단장)는 AI를 통한 정밀 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의 확대를 미래 의료시스템에서 가장 크게 변화될 점으로 꼽았다.
이상헌 고려대안암병원 교수가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이 교수는 “앞으로 인류의 가장 큰 적은 암이 아니라 슈퍼박테리아”라며 “AI를 통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는 항생제 남용을 줄이고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슈퍼박테리아에 대항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슈퍼박테리아를 대항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정밀 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을 제안했다.
이상헌 교수가 말하는 정밀 의료 병원정보시스템, P-HIS(Post, Precision, Personalized-Hospital information System)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 정밀 의료를 위한 첨단 병원정보시스템을 말한다.
17일 ’2019 바이오 코리아’ 개막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신약·의료기기·재생의료 육성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 바이오 코리아 사무국
이상헌 교수는 “P-HIS가 구축된 병원이 대중화되면 대학병원에서 1시간 기다려 3분 진료받고, 3개월 뒤 다시 가야 하는 기존의 고질적인 진료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고품질의 의료 데이터로 AI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지가 각국의 의료 및 바이오산업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철 현앤파트너스 코리아 이사는 글로벌 세포치료제(CAR-T) 개발 및 세포·유전자 치료제 산업 동향을 전했다.
박재철 이사는 “1990년대에 일었던 항체치료제의 붐이 세포·유전자 치료제에서 재현되고 있다”라며 “2025년까지 매년 10~20개의 세포·유전자치료제가 허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재철 현앤파트너스 코리아 이사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산업 동향을 전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이렇게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도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허가되었거나 개발 중인 대다수의 세포 치료제는 환자의 자가 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제다.
이는 생체 적합성이 높아 면역 거부반응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생산 단가가 높고 시의적절하게 치료제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17일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컨퍼런스에는 세션마다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박 이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한 사람에게서 추출한 세포를 이용한 ‘동종 (allogenic) 세포 치료제’의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라며 “동종 세포 치료제는 기성제품이기 때문에 범용성이 높고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차세대 유망 신약·바이오 기술 개발, 오픈 이노베이션 중요
혁신적인 유망 신약 개발 기술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해성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 (Johnson&Johnson Innovation) 이사는 진단기술의 혁신을 통한 질병 예방 및 치료,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을 통한 신약 개발 플랫폼을 소개했다.
이해성 존슨앤존슨 이노베이션 이사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이해성 이사는 ‘PROTAC(Proteolysis-targeting chimaera)’이라 불리는 표적단백질 분해 기술을 소개하며 “그동안은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을 제거하는 순으로 치료했다면 이제는 미리 질병 유발 단백질을 찾아내 분해시켜 없애버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주) 대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조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특히 항암에 관해 효과가 있으며, 알츠하이머, 치매를 발병시키는 단백질을 분해해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이 신약 플랫폼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주) 대표는 올해 ‘바이오 코리아’가 내세운 ‘대한민국 보건산업의 개방형 혁신,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정규 대표는 “국내 제약사들은 시장 여건상 신약후보물질 기술을 수출하는 ‘라이선스 아웃(L/O)’에만 집중하고 있다”라며 “물론 라이선스 아웃도 중요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파트너사와 임상 및 마케팅 협력 시도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완성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