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시즌도 끝났고, 프리미어12도 막을 내렸다. 하지만 차명석(50) LG 단장은 누구보다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내년 시즌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 중 첫 번째 과제는 '내부 FA 단속', 그 중에서도 오지환(29)을 눌러 앉히는 일이다. 차 단장은 오지환을 자식에 빗대면서 진심 어린 소신을 밝혔다.
올 겨울 LG의 내부 FA는 오지환(29)과 진해수(33), 그리고 송은범(35)까지 3명이다. 차 단장은 19일에도 이들 3명 측과 FA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하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차 단장은 계속해서 몇 번이고 이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계획이다.
19일 잠실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차명석 단장은 "FA 시장이 차갑다. 경기가 안 좋아서 우리뿐 아니라 다른 대부분의 구단들도 예산이 동결되거나 줄어드는 상황이다. 외부 FA 영입도 그런 시장 상황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LG의 내부 FA 3명 중 '최대어'는 역시 오지환이다. 11년 동안 LG 유니폼만 입고 잠실야구장을 누빈 오지환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대체 불가 자원이다.
차 단장은 "빨리 됐으면 좋겠지만, 내 욕심일 수 있다. 오지환의 경우, FA가 처음인데 아무래도 대접받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또 시장 상황이 안 좋다 보니 아쉬움도 있을 것"이라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1992년부터 2001년까지 LG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던 차 단장은 구단과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9월 29일 이동현(36)의 은퇴식 때 차 단장은 그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려 주위를 뭉클하게 했다. 올해 내부 FA 3명 모두 차 단장이 아끼는 야구 후배들이다.
하지만 또 단장이라는 위치에서,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다. 차 단장은 이런 부분에 대해 "돈이 무한정 있다면 좀 더 줄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한 선수의 몸값이 1000원인데 3000원을 줬다면 시장에서 그걸 과연 잘 했다고 평가할까. '오버 페이', '거품'이라 난리를 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차 단장은 "계약은 제 3자가 봐도 '양 쪽 다 잘 됐네' 이 정도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 '구단이 너무 심했네' 혹은 '선수가 너무 많이 받았네'라는 말이 나오면 좋은 게 아니다. 양쪽이 '그래. 이 정도면 됐구나' 하면 그게 맞는 계약이지, 무작정 많이 주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차 단장은 오지환을 '자식'에 비유했다. 차 단장은 "내가 사랑하는 자식한테 용돈을 줄 때에도, 무턱대고 많이 주지는 않지 않나. 부모들이 마음껏 많이 주면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면서 "예를 들어 시장 평가가 '1'인데, 2배를 달라는 건 억지다. 주위에서 '1'이라고 하면 인정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누가 봐도 '구단도 나쁘지 않게 대우했고, 오지환도 잘 받았네' 하는 정도의 금액이 맞다고 본다"면서 "그래도 잘 해주려고 한다. 계속 만나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관심 없거나 성의를 안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돈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돈만큼 가치 있는 것도 많다. 그런 것들을 알 나이도 됐고…"라고 소신을 이야기했다.
<출처 :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108&aid=0002824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