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북항 석굴단지는 보령의 가장 서북쪽에 위치한 항구로서 주로 한겨울에 활동이 왕성한 곳이다.
■ 그 남자를 생각하다
포구에는 고단한 작업을 마친 갯배들이 달고 곤한 잠에 빠져 있고, 그 옆으로 갈매기가 조심스레 날고, 도시 생활에 지친 이방인은 그 풍경에 마음을 내려놓는다.
발밑에서 빠지직빠지직 굴 껍데기 밟히는 소리가 요란하다.
희대의 엽색가 지오반니 카사노바가 즐겨 먹던 굴, 껍데기가 포구 여기저기에 수북하다.
충남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천북항 굴구이 골목이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해 굴은 오동통하게 살이 올랐고, 아낙들은 부지런히 굴을 딴다.
밀물과 썰물을 온몸으로 받으며 검은 돌 위에 흰 꽃을 피워내니 석화라 한다. '돌에 핀 꽃' 이라는 뜻이다.
게딱지처럼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껍데기에 뽀얀 속살을 감춘 모양새가 돌에 핀 꽃이 맞다. 어여쁘다.
그 꽃을 따기 위해 아낙들은 머릿수건을 쓰고 구성진 노랫가락으로 찬 바람을 달래가며 뻘밭을 헤맨다.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
■천북항 석화구이 집: 유신네굴집(041-641-0876) 친구네굴집(041-641-9944) 후계자 선창수산(041-641-2092) 굴 한 망데기 2만원 선, 찌거나 구워 먹으면 3만원 선이다.
■주변 여행지: 안면도 철새 도래지 천수만, 인근 결성면 만해 한용운 생가, 갈산면 김좌진 장군 생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