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조심하라는 안부 인사가 부쩍 잦은 요즘이다. 감기는 평생 동안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저절로 낫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지독한 감기 증상이라 오해하는 고열과 두통은 독감에 걸렸다는 몸의 이상 신호다.
99% 예방할 수 있는 감기와 독감에 얽힌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원인부터 증상까지 다른 감기와 독감
인간이 평생 감기에 걸리는 횟수는 평균 200회에 달한다고 한다. 알게 모르게 자주 감기를 앓고 낫는 셈이다. 개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증상이 나타났다 금방 사라지기도 하지만, 심하게 앓거나 심지어 합병증까지 불러오는 경우도 있다. 심하거나 합병증까지 동반한다면 서로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감기는 한의학에서는 감모(感冒), 서양 의학에서는 ‘급성 바이러스성 비인두염’이라고 하는데,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200여 종에 달한다.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1~3일 뒤 재채기나 콧물, 코 막힘, 인후통,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난다. 연령이나 보유 질환, 면역 상태에 따라 증상의 정도만 다를 뿐이다.
감기는 특별하게 치료하지 않아도 호전되며, 성인이라면 미열에 그칠 때가 대부분이다. 오한이나 심한 피로감, 구토, 인후통 등은 감기로 인한 합병증이다. 감기는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에 의해 사실상 언제든지 걸릴 수 있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병함이 특징이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인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크게 A형과 B형, C형으로 나뉘는데 신종 인플루엔자처럼 변이를 자주 일으키는 A형이 우리가 흔히 걸리는 독감이다. 겨울철에 주로 유행하는 독감은 갑자기 증상이 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콧물이 나거나 목이 아프고 눈이 충혈되며 기침이 난다. 무엇보다 39℃ 이상의 고열이 나며 두통과 심한 근육통을 동반한다.
감기와 독감의 공통점은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호흡기 비말(飛沫)을 통해 감염된다는 점이다. 비말은 작은 물방울로, 환자의 기침이나 콧물, 재채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비말에 담겨 공기중으로 배출된다. 주로 환자 주변 1~2m 이내 접촉자에게서 발병하며, 침이나 공기에 의한 접촉보다는 바이러스가 닿은 사물을 손으로 만지는 직접 접촉에 의해 감염된다.
아이는 몸에서 나오는 바이러스 양이 어른보다 많고 분비되는 기간도 길기 때문에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더 쉽고 빠르게 감염될 수 있다.
반면 독감은 예방 접종을 하지만, 감기는 예방 접종을 하지 않는다는 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항바이러스 제제는 있지만 감기에는 항바이러스 제제가 없다는 점 등이 다르다.
따라서 독감 예방 접종을 했더라도 감기에 걸릴 수 있으며, 감기는 바이러스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 가지 약으로 완벽한 치료를 기대할 수 없다.
독감의 심각한 합병증, 폐렴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라면 감기나 독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연령이 높을수록 면역력이 떨어지고, 만성 질환을 앓을 확률도 높아 합병증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만성 질환은 보통 6~12개월 질환이 계속되는 것으로, 고혈압이나 당뇨, 간 질환, 암 환자,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등을 앓는 경우 만성 질환자에 해당한다. 정기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탓에 잦은 감기나 독감으로 약물에 노출되는 기회가 잦다 보면, 약의 상호 작용으로 몸에 무리를 주거나 문제가 생길 여지가 그만큼 높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폐렴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47만 명으로, 그중 10세 미만의 영·유아가 50%, 70세 이상 노인은 15%를 차지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10~12월과 환절기인 4~5월에 폐렴 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흔히 알고 있듯 감기가 심해져 폐렴에 걸리는 것일까? 아니다.
감기와 폐렴은 원인이나 염증이 생기는 부위가 서로 다른 질병이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 후두, 인후 등 호흡기 질환을 불러오고, 폐렴은 주로 세균에 의해 폐에 염증을 유발한다.
폐렴은 감기보다는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이라 할 수 있다. 독감 예방 접종은 크게는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는 목적도 갖는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가 독감에 걸리면 가장 경계해야 할 합병증이 폐렴이다.
고령자는 폐렴의 전형적인 증상인 고열이나 기침 등의 자각 증상 대신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거나 잦은 피로감을 호소하는 증상이 있어 감기로 헷갈릴 수 있다. 그러니 감기가 오래간다 싶을 때는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열이나 화농성 가래, 호흡 곤란이나 무기력증이 나타나면 폐 CT를 찍어 폐렴 여부를 확인한다.
폐렴이라면 패혈증이나 뇌수막염 등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으므로 폐렴 구균 예방 접종을 미리 받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의 고령자라면 폐렴 예방 접종은 무료다.
또 잔기침이나 가래를 치료받지 않고 오래 방치하면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는 기관지 확장증에 걸릴 수 있다. 과거 병력으로 기관지 확장증이나 폐렴을 앓은 이라면 기관지가 이미 넓어진 상태이므로 다시 폐렴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독감을 피하는 지름길, 예방 접종
그해에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를 예측해 백신을 맞아두는 것이 바로 독감 예방접종이다.
만약 예측이 빗나가 다른 종류의 독감이나 감기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예방 접종이 통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노약자나 만성 질환자라면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을 절반으로 감소시킬 수 있어 예방 접종이 큰 도움이 된다. 건강한 성인이 예방 접종을 하면 70~90%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데, 굳이 받지 않아도 문제되진 않는다.
몸의 방어 체계는 접종한 뒤 2~3주일 뒤 완벽해지기 때문에 독감이 유행하기 전인 12월 이전에 접종함이 원칙이다. 물론 그 시기를 놓쳐도 봄까지 독감이 유행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접종이 필요한 사람은 접종을 하는 것이 낫다.
독감 예방 접종은 한 번 맞으면 1년간 효과가 유지된다. 평생 유지되는 것이 아니기에 해마다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예방 접종에도 부작용은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이 발열이나 통증, 피부 알레르기다.
만성 질환으로 심신이 허약한 상태거나 달걀 알레르기 환자에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감기나 독감을 앓는 중이라면 접종은 삼가야 한다. 만성 질환자가 아니어도 특정 질환이나 질병을 앓고 있으면 주치의와 상담 후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감기약 먹기 전, 이것부터 알아두자
감기 바이러스는 종류도 다양하고 쉽게 변종되기 때문에 한 가지 바이러스만 치료하는 약을 개발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즉 감기를 한 번에 퇴치할 치료약은 없다.
그래서 감기약은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증상을 완화해 바이러스를 이겨낼 몸 상태를 만들고 합병증으로 진행됨을 막는 데 주력한다. 감기약이 만병통치약일 수 없고, 드물긴 하지만 두드러기나 호흡 곤란 같은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감기는 약으로 치료하는 것보다 몸의 면역력을 높여 치료함이 제일이다.
항생제는 박테리아를 파괴하는 것일 뿐 바이러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항생제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도 많다. 차선책으로 감기약을 섭취할 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음식물과 함께 소화 기관에서 흡수되도록 하는 것이다.
주사는 약조차 듣지 않을 때 선택한다. 주사는 혈관을 타고 인체에 직접 주사액을 흡수시키기 때문에 효과는 빠르지만, 인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감기약은 따뜻한 물과 함께 먹을 때 섭취가 빠르고, 우유나 커피 그리고 주스와 같은 음료는 약이 몸에 흡수되는 속도와 양을 늦추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물 없이 약을 삼키면 자칫 약이 식도에 걸려 식도를 자극하거나 식도궤양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한다. 약사의 권고대로 하루 3번, 식사 후 30분을 기본으로, 식사를 걸렀더라도 약을 건너뛰기보다는 시간을 지켜 섭취한다.
커피와 해열 진통제를 함께 복용하면 위경련, 위염, 위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어린이용 감기약에 들어 있는 해열제인 아스피린은 심한 구토나 위장 장애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니 초기 감기에 무턱대고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예방이 최선인 감기와 독감을 이기는 법
감기와 독감은 예방이 최선책으로, 손을 자주 씻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예방법임을 연구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다. 손이 더러울수록 감기 바이러스가 눈이나 코, 입을 통해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
최소 20초 이상 손바닥을 비비며 손톱 아래, 손가락 사이사이, 그리고 손목까지 씻는 것이 정석이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져 신체에 열을 내기 힘들기 때문에 시니어일수록 침구나 옷차림에 신경을 쓴다. 천연 소재인 구스 침구는 가볍고 보온성이 우수해 수면 중 인체에 부담을 주지 않고 체온 유지에도 탁월하다. 평소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실내 공기가 건조하지 않게 적절한 습도를 유지한다.
한의학에서는 약한 감기 증상에는 갈근탕이나 구미강활탕 같은 가루약으로 치료하고, 심할 때는 첩약으로 한약을 처방해 전체적으로 몸의 면역 기능과 저항력을 강화한다.
찜질방과 같은 뜨거운 곳에서 땀을 쏟아내면 감기가 낫는다는 속설은 혈관과 땀샘이 확장되면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듯해 나온 오해로 몸에 필요한 전해질이나 수분이 빠져나가 좋은 치료법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충분한 휴식이고, 호흡기에 좋은 특정 음식만 섭취하기보다는 소화가 잘되고 자극이 적은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는다. 굴이나 고기, 해조류에 많이 들어 있는 아연과 과일, 채소에 많은 비타민 C가 도움이 된다. 차로 많이 마시는 유자, 모과, 생강은 설탕 대신 꿀에 담그는 것이 좋다.
설탕은 체온을 높여 몸에 열이 날 때는 피하는 게 좋기 때문이다. 근육통을 유발하는 독감에는 모과가 좋고, 코감기와 목감기로 인한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는 생강이 좋다. 열이 날 때는 자주 환기하고 주변 온도가 너무 뜨겁지 않도록 주의하며, 보리차나 카페인이 함유되지 않은 차를 자주 마셔 체내 수분을 보충한다. 운동은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몸의 적응력을 돕기 때문에 평소 운동을 해왔다면 감기에 걸렸더라도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가볍게 하면 상관이 없다.
만성 질환자라면 약효가 나타나는 반응 속도가 다를수 있기 때문에 일반 감기약을 아무 생각 없이 다량으로 복용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관절염을 앓는 이라면 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를 복용할 확률이 높은데, 종합 감기약 중 이와 유사한 성분이 들어 있으면 속 쓰림, 출혈성 위궤양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 감기약에는 항히스타민제 중에서도 디펜히드라민(Diphenhydramine)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나이가 든 이라면 졸음이나 피로감,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 탓에 시니어가 고용량으로 다른 약물과 함께 감기약을 복용했을 때 아찔함, 구강 건조, 변비, 착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코감기에 쓰이는 울혈완화제(Decongestant)는 심박수를 높일 수 있어 운동 중 복용하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종합 감기약에 함유된 기침 억제 성분 덱스트로메토르판(Dextromethorphan)은 뇌에 작용하는 약물 중 하나로, 술과 함께 섭취했을 때 어지럼증이나 정신 착란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자칫 두부외상이나 골절과 같은 2차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감기 조심하라는 안부 인사가 부쩍 잦은 요즘이다. 감기는 평생 동안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저절로 낫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지독한 감기 증상이라 오해하는 고열과 두통은 독감에 걸렸다는 몸의 이상 신호다.
99% 예방할 수 있는 감기와 독감에 얽힌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원인부터 증상까지 다른 감기와 독감
인간이 평생 감기에 걸리는 횟수는 평균 200회에 달한다고 한다. 알게 모르게 자주 감기를 앓고 낫는 셈이다. 개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증상이 나타났다 금방 사라지기도 하지만, 심하게 앓거나 심지어 합병증까지 불러오는 경우도 있다. 심하거나 합병증까지 동반한다면 서로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감기는 한의학에서는 감모(感冒), 서양 의학에서는 ‘급성 바이러스성 비인두염’이라고 하는데,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200여 종에 달한다.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1~3일 뒤 재채기나 콧물, 코 막힘, 인후통,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난다. 연령이나 보유 질환, 면역 상태에 따라 증상의 정도만 다를 뿐이다.
감기는 특별하게 치료하지 않아도 호전되며, 성인이라면 미열에 그칠 때가 대부분이다. 오한이나 심한 피로감, 구토, 인후통 등은 감기로 인한 합병증이다. 감기는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에 의해 사실상 언제든지 걸릴 수 있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병함이 특징이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인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크게 A형과 B형, C형으로 나뉘는데 신종 인플루엔자처럼 변이를 자주 일으키는 A형이 우리가 흔히 걸리는 독감이다. 겨울철에 주로 유행하는 독감은 갑자기 증상이 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콧물이 나거나 목이 아프고 눈이 충혈되며 기침이 난다. 무엇보다 39℃ 이상의 고열이 나며 두통과 심한 근육통을 동반한다.
감기와 독감의 공통점은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호흡기 비말(飛沫)을 통해 감염된다는 점이다. 비말은 작은 물방울로, 환자의 기침이나 콧물, 재채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비말에 담겨 공기중으로 배출된다. 주로 환자 주변 1~2m 이내 접촉자에게서 발병하며, 침이나 공기에 의한 접촉보다는 바이러스가 닿은 사물을 손으로 만지는 직접 접촉에 의해 감염된다.
아이는 몸에서 나오는 바이러스 양이 어른보다 많고 분비되는 기간도 길기 때문에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더 쉽고 빠르게 감염될 수 있다.
반면 독감은 예방 접종을 하지만, 감기는 예방 접종을 하지 않는다는 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항바이러스 제제는 있지만 감기에는 항바이러스 제제가 없다는 점 등이 다르다.
따라서 독감 예방 접종을 했더라도 감기에 걸릴 수 있으며, 감기는 바이러스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 가지 약으로 완벽한 치료를 기대할 수 없다.
독감의 심각한 합병증, 폐렴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라면 감기나 독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연령이 높을수록 면역력이 떨어지고, 만성 질환을 앓을 확률도 높아 합병증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만성 질환은 보통 6~12개월 질환이 계속되는 것으로, 고혈압이나 당뇨, 간 질환, 암 환자,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등을 앓는 경우 만성 질환자에 해당한다. 정기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탓에 잦은 감기나 독감으로 약물에 노출되는 기회가 잦다 보면, 약의 상호 작용으로 몸에 무리를 주거나 문제가 생길 여지가 그만큼 높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폐렴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47만 명으로, 그중 10세 미만의 영·유아가 50%, 70세 이상 노인은 15%를 차지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10~12월과 환절기인 4~5월에 폐렴 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흔히 알고 있듯 감기가 심해져 폐렴에 걸리는 것일까? 아니다.
감기와 폐렴은 원인이나 염증이 생기는 부위가 서로 다른 질병이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 후두, 인후 등 호흡기 질환을 불러오고, 폐렴은 주로 세균에 의해 폐에 염증을 유발한다.
폐렴은 감기보다는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이라 할 수 있다. 독감 예방 접종은 크게는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는 목적도 갖는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가 독감에 걸리면 가장 경계해야 할 합병증이 폐렴이다.
고령자는 폐렴의 전형적인 증상인 고열이나 기침 등의 자각 증상 대신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거나 잦은 피로감을 호소하는 증상이 있어 감기로 헷갈릴 수 있다. 그러니 감기가 오래간다 싶을 때는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열이나 화농성 가래, 호흡 곤란이나 무기력증이 나타나면 폐 CT를 찍어 폐렴 여부를 확인한다.
폐렴이라면 패혈증이나 뇌수막염 등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으므로 폐렴 구균 예방 접종을 미리 받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의 고령자라면 폐렴 예방 접종은 무료다.
또 잔기침이나 가래를 치료받지 않고 오래 방치하면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는 기관지 확장증에 걸릴 수 있다. 과거 병력으로 기관지 확장증이나 폐렴을 앓은 이라면 기관지가 이미 넓어진 상태이므로 다시 폐렴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독감을 피하는 지름길, 예방 접종
그해에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를 예측해 백신을 맞아두는 것이 바로 독감 예방접종이다.
만약 예측이 빗나가 다른 종류의 독감이나 감기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예방 접종이 통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노약자나 만성 질환자라면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을 절반으로 감소시킬 수 있어 예방 접종이 큰 도움이 된다. 건강한 성인이 예방 접종을 하면 70~90%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데, 굳이 받지 않아도 문제되진 않는다.
몸의 방어 체계는 접종한 뒤 2~3주일 뒤 완벽해지기 때문에 독감이 유행하기 전인 12월 이전에 접종함이 원칙이다. 물론 그 시기를 놓쳐도 봄까지 독감이 유행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접종이 필요한 사람은 접종을 하는 것이 낫다.
독감 예방 접종은 한 번 맞으면 1년간 효과가 유지된다. 평생 유지되는 것이 아니기에 해마다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예방 접종에도 부작용은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이 발열이나 통증, 피부 알레르기다.
만성 질환으로 심신이 허약한 상태거나 달걀 알레르기 환자에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감기나 독감을 앓는 중이라면 접종은 삼가야 한다. 만성 질환자가 아니어도 특정 질환이나 질병을 앓고 있으면 주치의와 상담 후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감기약 먹기 전, 이것부터 알아두자
감기 바이러스는 종류도 다양하고 쉽게 변종되기 때문에 한 가지 바이러스만 치료하는 약을 개발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즉 감기를 한 번에 퇴치할 치료약은 없다.
그래서 감기약은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증상을 완화해 바이러스를 이겨낼 몸 상태를 만들고 합병증으로 진행됨을 막는 데 주력한다. 감기약이 만병통치약일 수 없고, 드물긴 하지만 두드러기나 호흡 곤란 같은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감기는 약으로 치료하는 것보다 몸의 면역력을 높여 치료함이 제일이다.
항생제는 박테리아를 파괴하는 것일 뿐 바이러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항생제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도 많다. 차선책으로 감기약을 섭취할 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음식물과 함께 소화 기관에서 흡수되도록 하는 것이다.
주사는 약조차 듣지 않을 때 선택한다. 주사는 혈관을 타고 인체에 직접 주사액을 흡수시키기 때문에 효과는 빠르지만, 인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감기약은 따뜻한 물과 함께 먹을 때 섭취가 빠르고, 우유나 커피 그리고 주스와 같은 음료는 약이 몸에 흡수되는 속도와 양을 늦추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물 없이 약을 삼키면 자칫 약이 식도에 걸려 식도를 자극하거나 식도궤양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한다. 약사의 권고대로 하루 3번, 식사 후 30분을 기본으로, 식사를 걸렀더라도 약을 건너뛰기보다는 시간을 지켜 섭취한다.
커피와 해열 진통제를 함께 복용하면 위경련, 위염, 위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어린이용 감기약에 들어 있는 해열제인 아스피린은 심한 구토나 위장 장애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니 초기 감기에 무턱대고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예방이 최선인 감기와 독감을 이기는 법
감기와 독감은 예방이 최선책으로, 손을 자주 씻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예방법임을 연구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다. 손이 더러울수록 감기 바이러스가 눈이나 코, 입을 통해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
최소 20초 이상 손바닥을 비비며 손톱 아래, 손가락 사이사이, 그리고 손목까지 씻는 것이 정석이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져 신체에 열을 내기 힘들기 때문에 시니어일수록 침구나 옷차림에 신경을 쓴다. 천연 소재인 구스 침구는 가볍고 보온성이 우수해 수면 중 인체에 부담을 주지 않고 체온 유지에도 탁월하다. 평소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실내 공기가 건조하지 않게 적절한 습도를 유지한다.
한의학에서는 약한 감기 증상에는 갈근탕이나 구미강활탕 같은 가루약으로 치료하고, 심할 때는 첩약으로 한약을 처방해 전체적으로 몸의 면역 기능과 저항력을 강화한다.
찜질방과 같은 뜨거운 곳에서 땀을 쏟아내면 감기가 낫는다는 속설은 혈관과 땀샘이 확장되면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듯해 나온 오해로 몸에 필요한 전해질이나 수분이 빠져나가 좋은 치료법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충분한 휴식이고, 호흡기에 좋은 특정 음식만 섭취하기보다는 소화가 잘되고 자극이 적은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는다. 굴이나 고기, 해조류에 많이 들어 있는 아연과 과일, 채소에 많은 비타민 C가 도움이 된다. 차로 많이 마시는 유자, 모과, 생강은 설탕 대신 꿀에 담그는 것이 좋다.
설탕은 체온을 높여 몸에 열이 날 때는 피하는 게 좋기 때문이다. 근육통을 유발하는 독감에는 모과가 좋고, 코감기와 목감기로 인한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는 생강이 좋다. 열이 날 때는 자주 환기하고 주변 온도가 너무 뜨겁지 않도록 주의하며, 보리차나 카페인이 함유되지 않은 차를 자주 마셔 체내 수분을 보충한다. 운동은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몸의 적응력을 돕기 때문에 평소 운동을 해왔다면 감기에 걸렸더라도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가볍게 하면 상관이 없다.
만성 질환자라면 약효가 나타나는 반응 속도가 다를수 있기 때문에 일반 감기약을 아무 생각 없이 다량으로 복용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관절염을 앓는 이라면 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를 복용할 확률이 높은데, 종합 감기약 중 이와 유사한 성분이 들어 있으면 속 쓰림, 출혈성 위궤양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 감기약에는 항히스타민제 중에서도 디펜히드라민(Diphenhydramine)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나이가 든 이라면 졸음이나 피로감,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 탓에 시니어가 고용량으로 다른 약물과 함께 감기약을 복용했을 때 아찔함, 구강 건조, 변비, 착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코감기에 쓰이는 울혈완화제(Decongestant)는 심박수를 높일 수 있어 운동 중 복용하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종합 감기약에 함유된 기침 억제 성분 덱스트로메토르판(Dextromethorphan)은 뇌에 작용하는 약물 중 하나로, 술과 함께 섭취했을 때 어지럼증이나 정신 착란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자칫 두부외상이나 골절과 같은 2차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