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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도쿄올림픽 참가선수들의 마지막 훈련 모습이 요즘 TV 화면을 채우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일본의 독도 표기를 규탄한다는 궐기대회 뉴스 화면도 함께 방영되고 있다. 필자는 이 두 소식을 전하는 화면을 바라보며 아픈 마음으로 하계올림픽 개최국 일본을 곰곰이 생각한다. 일본은 우리에게 과연 어떤 나라인가?
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인 지난 1950년대 그 유소년시절, 일본에 대한 감정은 최악이었다. 혐오할 정도로 일본은 나쁜 나라였고, 이민족을 괴롭히다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에게 패망한 나라였다. 대동아권에서의 종주국을 꿈꾸며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온갖 만행을 저지르다가 폭삭 망해 제 나라로 쫓겨 가 오금을 펴지 못하는 나라였다.
그 무렵 담임선생님은 틈이 있을 때마다 일본의 침략성을 강조했고, 삼국시대 때부터 우리나라로 들어와 온갖 노략질을 자행한 화적들로 묘사하면서 규탄했다. 그 영향으로 필자를 비롯한 같은 반 친구들의 배일 감정은 뼛속 깊이 새겨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담임선생님은 왜놈들이 그냥 있을 놈들이 아니다. 틀림없이 다시 일어나 조선으로 쳐들어올지도 모른다. 앞으로 조선 사람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는 말씀을 그때마다 덧붙였다.
그 말씀대로 일본은 승전국인 미국에 배알까지 드러내며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해 국가 부흥을 이룩해냈고, 일찌감치 일류국가로 부상했다. 못난 조선 사람들은 35년간의 압박과 설움에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분열해서 나라는 두 동강이가 났고, 그것도 부족해 동족상쟁인 남북 전쟁에 휘말렸다. 이웃 나라 일본은 인접 지역인 한반도에서의 전쟁이란 비극을 계기로 삼아 패전을 딛고 일어나 다시 국력을 강하게 일으킬 수 있는 호기회를 만난 셈이다. 역사는 이렇게 아이러니하게 전개되었다.
그러나 필자는, 그를 여기서 논하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까지도 짚어내지 못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걸 말하려고 한다. 전쟁에서 진 나라는 일어섰는데 우리는 분열과 투쟁 속에서 지금까지도 서로 남북이 다투며 전쟁 상황을 만들고 있으니 참으로 속상하고도 애통한 일이다. 왜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는 걸까? 삼국시대에는 노략질을 당했고, 고려 시대에는 원나라에 의해 시도된 일본 정별에 실패한 동행자가 되었으며, 조선시대에는 임진·정유재란으로 전 국토가 쑥대밭이 되었다. 그러다 결국은 조선말에 이르러 국토를 송두리째 약탈당한다. 질곡의 역사 흐름이 그동안의 한일 관계였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까지 반성이 없다. 아니다. 그보다 일본이 어떤 나라인지를 잘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극일 할 생각은 안 하고 가엾은 위안부 할머니에 편승해 부귀영화나 꾀하려 한다. 아니 삼국시대에는 그들을 노략질이나 하는 화적으로 취급했고, 백제가 문화를 전해줘서 겨우 꿈틀거리는 비문명국으로만 보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100년간의 혼란을 잠재우고 최고 권력자가 되어 명을 정복하겠다며 조선에 길을 비켜 달라는 그 위세를 눈치 채지 못하고 당쟁만 일삼다가 7년간 전쟁에 시달렸다. 마찬가지로 일본이 메이지유신 이후 영국을 벤치마킹해 영토를 확장시키려는 욕심으로 야심 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그 일본을 잘 몰라 결국 나라를 잃는 슬픔을 겪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태풍 폭우와 지진의 엄청난 시련 속에서도 오히려 더 강해져 대륙에 발을 붙이려는 야망이 그들의 잠재의식 속에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금, 이 순간도 간과하고 있다. 그들을 탐구하려 들지 않는다. 일본의 실체를 보다 정확하게 분석하고 통찰하는 노력만 있었다면 어쩜 독도를 자기네 땅 ‘다케시마’라고 생떼를 부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조선시대 아니,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어느 날부터 뜬금없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댄다.
우리는 국제적인 분쟁의 소지가 있다 하여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때 한반도기를 사용하면서도 독도를 표기하지 않고, 올림픽을 치르는 관용을 보여줬다. IOC 권유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런데 일본은 이번 도쿄 하계올림픽에는 독도를 ‘다께시마’라 표시하곤 올림픽 참가국에 자기네 영토라고 홍보하면서 올림픽을 치르려고 한다. 일본은 그런 나라다. 그게 우리가 일본의 실체를 알아야 하고, 그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이유이다.
일본을 정확히 알아야 일본을 극복할 수 있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일본 올림픽을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지금 독도 문제 말고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배상 판결 등 한일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디. 일본은 예나 지금이나 가까이 할 수 없는 나라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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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청송님, 감사합니다.
재 칼럼 올려주셨군요.
올려주신 칼럼 잘 읽었습니다.
공감합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