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 잘 지내냐? 군에 온지 열흘이 넘었구나. 시간 정말 안가는거 같다. 바쁘긴 엄청 바쁜데 시간은 디게 안가네. 다들 내가 의정부로 간 건 알고 있겠지? 난 거기서 훈련받는 건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게 아니라 거기서 자대를 미리 결정해 주고 거기 훈련소가 있으면 거기서 훈련받고 없다면 가까운 곳에 훈련소가 있는 부대에서 훈련을 받는거다.
난 제 3 야수교로 배치받았다. 한마디로 운전병이다. 너네들 얼른 보고 싶었는데 운전병은 훈련기간이 길어서 휴가 나오는 날도 한달 정도 미뤄진단다.
쩝. 제 3 야수교는 따로 신병 교육대가 없어서 지금은 5사단에서 지내고 있다. 여기서 6주간 훈련을 받고 제 3야수교에서 훈련을 받은 후에(4~6주) 어디든지 운전병이 필요한 곳으로 떨어지게 된다.
아~ 오늘 어린이 날이다. 휴일이라 훈련 쪼금 밖에 없고 지금은 교회에 와서 비디오 본다. 제목도 모르겠다. 미국영화같은데, 재해영화다. 암튼 디게 재미없다.
음~ 여기 생활은 생각했던 것 보다 힘들진 않구 그냥 열심히만 한다면 잘 할수 있을 것 같다.
그저께 체력검사한다고 1500m뛰었는데 죽을꺼 같더라. 그래도 끝내 다 뛰었다. 여기 생활은 육체적으로 힘든거보다 정신적으로 더 힘들다. 벌점제도라는게 있어서 벌점 높으면 주말에 군기교육대 간다. 군대도 많이 바뀌었다는 걸 알아라.
육체적으로 힘든건 아무것도 아니다. 폼잡고 잇는 조교들과 눈치없고 얼빠진 동기들이 더 스트레스다. 요새 계속 머리속에 '참자' 하는 생각만 든다. 첨에 육체적으로 힘들땐 '하면된다' 였는데 지금은 '참자' 로 바뀌어 버렸다.
다들 자기가 하는 일 열심히 잘하고 내가 항상 너희들을 지켜주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도록. 여기 오기전엔 잘 몰랐는데 오고 나니깐 내 부모님, 친구들, 모두 너무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다. 모두들 편지 많이 보내주자~ 그럼 이만 쓸란다. 조교가 열나 짱나게 한다. 비디오 보는 척 해줘야 겠다.ㅋㅋ
그럼 이만 줄일께
2001. 05. 05
종원이가
종원이 주소 :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사서함 106 - 12호 제 3중대 4소대 186번 훈련병 김종원
우편번호 : 486 - 859
아...물론 이 글을 올린건 종원이가 아니구요.
전 종원이 대학교 친구인데..
이것좀 여기 카페에 올려달라는 부탁을 받아서요.
이 게시판에 올리는거 맞나 몰겠네요.
종원이한테 편지 많이 보내주시고요.
담에 또 자대 배치 받아서 편지와서 주소 나오면 또 알려드릴께요.
음..이쯤이면 다 된거 같은데...
궁금한게 있으시다면 frezard@hanmail.net으로 메일을...ㅡㅡ^
절대로 메일이 안와서 광고때리는게 아님돠....ㅡㅡ+
단, 종원이 아이디 비밀번호가 궁금하다고 하시면 안갈켜 드릴껍니다...ㅡㅡ;;
아...헛소리가 계속 나오네...ㅡㅡ+
죄송...(__+)
그럼 이만...그 언젠가 종원이가 짬밥이 높아져서 거만한 자세로 담배를 꼬나물고 차에 기대앉아 아래것들에게 뭔가 쓸데없는거 시키는 장면이 눈에 선하군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