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부딪히다와 부딪치다 (1) 차를 몰고 가다 내 차가 뒤 차에 부딪혔다. (2) 차를 몰고 가다 내 차가 앞 차를 부딪쳤다. (3) 차를 몰고 가다 내 차와 앞 차가 부딪쳤다.
위의 문장은 모두 두 움직이는 물체 ‘차(뒤차)’와 ‘차(앞차)’가 부딪는 상황을 나타낸다. 그러나 그 부딪는 움직임의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부딪히다’와 ‘부딪치다’는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1)은 ‘내 차’의 입장에 초점을 두어 서술한 경우이다. ‘내 차’의 입장에서는 ‘부딪음을 당한’ 경우이기 때문에 ‘부딪다’의 피동사 ‘부딪히다’를 사용하여 표현하였다. (2)의 경우에는 움직임의 주체인 ‘내 차’가 능동적으로 움직여 앞 차를 부딪었으므로 그 강세를 나타내기 위해 동사 ‘부딪치다’를 사용하였다. (3)의 경우에는 움직임의 주체를 어느 한 쪽에 놓지 않고 두 움직이는 물체 간의 부딪음으로 표현하였다. 둘 다 능동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기 위하여 역시 동사 ‘부딪치다’를 썼다. 이렇게 정리하자! 움직이는 행위의 초점을 어디에 두고 서술하느냐에 따라 능동과 피동으로 구분되는데, 전체 표현이 움직이는 주체 즉, 주어의 입장에서 당함을 나타내는 표현에는 ‘피동’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