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이상하다 싶었는데 다니던 소아과에 물어도 살이 많아서 그래요 정도로 넘겨서 영유아 검진때 다시 물으니 의심 소견을 주더라구요 코로나 확산으로 빨리 예약 안하고 6개월 넘어 분당 서울대 병원에 갔어요
교수님이 오른쪽 주름이 좀 깊네? 하시더니 영상 찍어보고는 바로 깁스를 해야하고 바로 다음주 수술 날짜를 잡아주었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무너지던지,, 조금 더 빨리 서두르지 않은 제 자신이 원망스럽더라구요
수술까지 남은 4일간 좋아하는 수영이랑 나들이를 꼬박했어요 몇 달간 못할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주말에 코로나 검사하고 아기 데리고 입원했어요
보호자 한 명만 상주할 수 있어서 혼자 케어하려니 힘들고 아기가 자꾸 우니까 2인실 쓰면서 옆 환자 보호자한테 계속 눈치 받았어요
다리 부분은 못 씻는다 해서 병원가기전 목욕 시켰고 수술 받는 전날 새벽에 소변 검사 때문에 오줌이 다 새서 다리에 묻고 해서 병실 세면대서 조용히 또 한번 씻겨줬어요 물 속에서 노는거 좋아하는 아이라 세면대서 꺼내니 또 울어대서 마음이 또 아프더라구요
옆 환자분 기침 소리에 아기가 계속 울고 해서 아기도 저도 밤새 거의 못 자고 수술장에 갔어요 첫 수술이라 8시였는데 7시에 옮기러 오셨더라구요
대기하다 수술장에 같이가서 마취해서 잠드는거 보고 나왔어요 뭘하는지도 모르고 수술장에 들어가는 침대에서도 엄마한테 안겨 마냥 신기해하는 아기를 보니 울지 않아 다행이네 싶으면서 마음아프고...
전광판 보며 기다리는데 정확히 6분 지나 회복중으로 떠서 정복술로 했구나 싶어 안도했습니다 수술장에서 나올때까지거의 두 시간 걸렸어요
처음 아기가 나올때 배 아래로는 이불 덮고 깡총거리며 목 놓아 우는데 어떡해야 하나 싶었어요 병실 올라가 병실 침대에눕히는데 아기 안으라는데 처음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간호사들이 도와주었어요
마취깨야하니 한 시간 울리라는데 정말 숨 넘어가게 울었습니다 이러다 큰일 나는거 아니야? 싶을정도로요 정확히 한 시간 울더니 다시 잠들었어요 잠 못자게 하라는데 깨우면 크게 울고 안울면 자고를 반복하다 결국 한 시간 푹자고,, 깨워지지가 않았어요
그렇게 4시간쯤 후에 MRI를 찍으러 갔고
MRI찍을 때 아기가 깨려해서 약물을 더 썼다고 하더라구요 그제서야 왜 재우면 안된다고 했는지 이해가 되더라구요
병실 돌아와서 한 시간 반쯤 더 자더니 일어났어요
엎드려았는것 좋아하는데 엎드린 자세를 해주기 겁이나 누워만 있게 해주었어요 힘 없는 눈으로 쳐다 보는데 슬프더라구요
젖병 거부 중이라 먹어도 된다고 했는데 전날 금식부터 오후 여섯 시까지 한 모금도 모유도 분유도 먹지 않아서 걱정만하고..
중간중간 울때마다 안아서 달래고.. 정말 무겁고 안기 버거웠어요 원래 아이 무게도 있는편이라,,
나중엔 너무 울어서 모유 수유를 시도해 봤는데 아이안고 모유수유 되더라구요 수유쿠션 없이 그냥 하면 돼요
젖양이 많지 않지만 울던 아기가 마음의 안정을 찾는듯 했어요 그렇게 밤새 몇 번을 물려줬는지 모르겠어요
주치의 선생님이 수술 당일날 회진말고 밤에도 찾아오셔서 설명해주시고 궁금한 점도 잘 해결해 주셨어요 다음날 회진전에도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또 보고 싶었다면서 살펴주고 가셨고 뼈 잘 맞춰졌으니 알주일 후 진료 보고 6주후 2차 깁스 하자고 했어요
퇴원하고 이제 3주가 지났습니다
아기 앞애서 절대 울지 않으려 마음먹고 수술장에서도 잘 견뎠어요 지금도 아기랑 웃으며 지내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도 행복할거라 믿으면서요
지금 아기는 무거운 깁스를 하고도 몸을 번쩍 들어올리고 마룻바닥에서는 팔 힘으로 밀고 앞 뒤로 조금씩 나아가기도 해요 한바퀴 돌기도 하구요
흔들 말이나 뽀로로 붕붕카도 타요 재가 잡아주면서요
이미 4개월에 뒤집고 온 집안을 구르며 다녔던 아기라 지금 상태가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지 안쓰럽습니다 그래도 저도 아기도 잘 버티며 지내고 있습니다 몇 주 뒤 깁스 교체하러 입원하는게 또 걱정이긴 하지만.. 시간은 가겠지요?
*저는 아기들 기저귀 교체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는데요 저는 아기 뒤집어서 뒤부터 가저귀 빼고 뒷부분 기저귀 넣고 다시눕혀놓고 앞부분 끼워줘요 기저귀 뺄 때마다 미니 선풍기로 말려주구요 혹시나 해서 병원에서 아이스크림 막대기 같은거받아왔는데 생각보다 공간이 있어서 손으로 다 할 수 있어요
기저귀는 두장 겹쳐서 쓰고 있어요
팬티기저귀 잔뜩 사놔서 옆부분 붙이는 테잎 달린거 다 떼고 엉덩이 닿는부분 기저귀로 쓰구요 저는 ㅎㄱㅅ 4단계 쓰는데기저귀가 길어서 허리부터 배까지 커버되요 그 위에 싼 기저귀 뒤쪽에 한장 더 넣어서 쓰고 있어요 샐것 같은 부분에 수유패드 4장 끼워주구요
이렇게 하면 밀리지도 새지도 않더라구요
매일 머리감기고 팔 발 가슴 등 까지 씻겨주고 엉덩이도 씻어줘요 바다클랜저 살짝 묻혀서요 씻고 선풍기로 말려주면 좀시원해하는것이 보여요
저도 처음에 시행착오가 많아서 참고하시라고 남깁니다
첫댓글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첫째 생후50일에 수술한경험이 있거든요. 그때 너무어려서 마취과 교수님이 안고들어가셨는데 그장면이잊혀지지가 않네요 잘회복하고있다니 참대견하네요 곧 뛰어다닐꺼에요 반짝이!
저도 마취하고 스르륵 눈 감던 아기가 자꾸 생각이 납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읽으면서 얼마나 고생하셨을지 ..눈물나네요. 아기가 잘 회복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다음달에 분당서울대 수술예정인데
부모가 교대도 안되나요? 엄마가 한번들어가면 퇴원할때까지 엄마랑만 있어야돼요?
수술후에 무통들어가겠지만 그래도 많이 아파하나요?
너무겁나고 걱정되네요..
수술 하셔서 부럽기도해요. 기다리는시간이 힘듭니다.ㅜㅜ
후기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네.. 간호사가 와서 남편은 나가라고 합니다 저도 첫날 검사는 남편이랑 같이 받으러 다니고 짐날라줄겸 두 시간 정도 머물다 갔어요 퇴원날 아침에도 제가 짐싸둔거 남편이 바로 챙겨서만 갔어요 옆에서 보호자가 한명이 아니면 민원이 심하다고 해요 혼자 보내는 시간이 힘들긴 했는데 또 빨리 지나가기도 한것 같아요 수술후에 MRI까지 하고나면 시간도 많이 흐르고 마취 기운에 아기가 힘없이 있었어요 먹지 않아서 더 그런것 같기는한데,, 수술 바로 후 정말 많이 울고 그 후에는 크게 울거나 하지 않았어요 옆 사람 눈치 보여 젖물려주면 울다가 또 그치기도 하고 안고 있으면 나아져서.. 통증의 정도는 많이 심하지는 않나보다 생각했어요
곧 수술이면.. 기다리는 날이 정말 힘들지요? 저도 나으면 다 할 수 있는것들을 곧 못하게 된다는 생각에 더 힘들고.. 이것저것 찾아보며 생각이 많았던것 같아요
씩씩하게 마음 먹으셔요~ 수술 잘 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