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현실적으로는...(1)'에 이은 글인데(현실적으로는... (2)),
이번엔 그에 따른 제 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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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요, 그렇다고 제가 그저 내내 무방비 상태로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던 사람입니까?
아니라는 겁니다.
저도 스스로 뭔가를 해보려고 많이 노력도 했고 애도 썼던 사람이라고 항변하고 싶습니다.
30대 중반, 새로운 삶을 살아보겠다고 멀쩡하게 다니던 '교직' 때려 치우고 '스페인'을 기점으로 '멕시코' '독일'을 오가며 지내던 한 10년 정도야 그 생활에 적응하고 또 살아내느라 어쩔 수 없었다고 쳐도,
그러다 제 모친의 사망으로 귀국해, 여기 제가 지금 살고 있는 공릉동 '내 자리'에 자리를 잡으면서부터(아마 그 1, 2년 전부터) 책 내는 일을 시작했었는데요,
제 40대 중반이었을 텐데,
그 나이에 제가 무슨 책을 낸다고 나섰겠습니까?
제가 멕시코에서 지낼 때(40대 초반), 거기에 왔던 한국의 한 미술평론가가(지금은 돌아가셨음) 제가 하고 있던 '멕시코 벽화' 공부를,
"그 좋은 걸(?), 혼자서만 하지 말고 한국에도 소개하자." 하고 저를 자극해서(꼬드겨서),
저를 한국에 알려, 하고 싶어하던 벽화와 조형물 등을 대대적으로 해보기로 하자며 일을 시작했었는데요,
그게(책을 한 권 낸다는 일이) 3-4년을 끌면서 사람 애간장을 다 녹이더니(처음에 아무 것도 모르던 제가 그 일을 하느라 참 애도 많이 썼고, 힘들었고, 상처도 많이 받았답니다. 더구나 그 때는 멕시코 생활을 마치고 독일생활을 하고 있을 때이기도 했는데),
그 일은 2천 년이 되면서야 겨우 그 결실을 보았는데요,
책을 냈다고 별 일이 있었냐구요?
아뇨!
책을 낸 것 말고, 지금까지 평생을 단 한 건 벽화(대형. 그러니까 실제적인 공공벽화)를 한 적이 없고,
'조형물' 건도,
제가 회화를 했던 사람이라 그 세계(조각하는) 사람들이 저를 끼워주지도 않아,
1999년 한 '공공조형물 공모'에 응했다가, 제 작품이 겨우 한 건 채택되어 당시 '여의도 공원'에 제 철재작품을 설치했던 전력이 있습니다만, 그걸로 끝났고, (단 한 건)(그런데 그 작품을 갖다 놓을 데도 없어서, 경기도 모 시의 시청 앞에 임대 식으로 빌려주었더니, 거기 새로 뽑힌 시장이, "저, 꼴보기 싫은 거 치워버려!" 해서, 지금은 제 친구 창고에 처박아둔 상태랍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외국을 다니며 제가 익혔던 기술이거나 작품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려고 발버둥을 칠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 즈음 인터넷 세상이 시작되었고,
공교롭게도 그 전에 책을 낸답시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기술을 익혔던 게 작용하여,
(그리고 책을 내고 공공조형물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더욱 뼈저리게 알게 된, 제가 외부 사람들과 만나 일을 잘 꾸미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사람이라, 그렇다면 혼자서라도 해볼 수 있는 게 '개인 홈페이지'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어)
나름 발빠르게(저의 세대로만 본다면 상당히 빠르게,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웹디자인' 등도 배워가면서 제 개인 '홈페이지'를 갖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 즈음에 바로 이 '화가 남궁문과 함께...'란 '인터넷 블로그'도 운영하게 되었던 거거든요. (처음엔 '독백'으로 시작되었다가, 결국 그게 바탕이 되어 오늘에 이르러 또 이렇게 외부로 나왔던 건데요.)
그러니까 그것 역시,
이게 길이다! 하는 심정으로 상당히 빠르게 '인터넷 문화'에 스스로 뛰어들었던 건데,
그러면서 스페인의 '까미노'도 시작되어(2001년),
그 길을 다녀온 뒤(그 때는 이미 책 한 권을 냈던 전력이 있었기에) '아름다운 고행 산티아고 가는 길'을 냈던 것 역시(그 일도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봤자 실패였고, 그 즈음 개설했던 네이버 까페 '화가 남궁문의 산티아고 가는 길'은 아직도 존재하기는 하지요.), 제 책이 잘 된다면 그에 따른 뭔가 제 일을 해보겠답시고 다시 책만드는 일에 뛰어들었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홈페이지에 열심이어서, 결국 제 개인 홈페이지를 제작 운영하는 일로도 이어졌던 것입니다 (그것도 국제적으로 알린답시고 한국 뿐만이 아닌 영어버전까지 만들어가며).
그렇게 제 한창 때(40대 이후) 10여 년을 보냈는데,
아, 정말 그에 따른 그 어떤 효과도 없이(?),
저는 내내 가난에 허덕이기만 했습니다. 물론 원하던 일은 시작도 못한 채로요.
(이 글을 쓰면서 돌아봐도, 제 자신이 한심하기만 하네요.)
사실 저는,
겉으로는 매우 조용한 사람 같아도(활동적인 사람은 못 됩니다.), 저 혼자는 뭐든 하면서 사는 사람이라, 일은 열심히 해왔다고 스스로도 믿는 사람이거든요. 더구나 태어나(타고나)기를 뭔가 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이라서, 뭐든 해보려고 노력은 많이 했는데,
운명인지(물론 '능력부족'이겠지만), 하는 일마다 사람들(대중적인)로부터 인기를 얻는데 실패를 하고 맙니다.
지금까지 열 권 정도의 책을 내봤자(그것도 두어 권 빼고는 다 없는 주제에도 자비출판으로) 팔리지 않아 지금도 여기 '내 자리'엔 재고 책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고(그것 처리도 문젭니다. 어디 갖다 버릴 수도 없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일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고,
많은 공력이 들어가는 홈페이지 제작과 운영도(게다가 없는 처지에 유지비용을 들여가면서) 밤을 새워가며 해봤자, 들어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십몇 년을 유지하다가 시들해져,
최근엔 그 홈페이지의 존재가 있는지조차 잊혀져, 저 자신도 제 홈페이지에 들어갈 수가 없을 상황으로 바뀌었구요.
물론 그와는 약간 다른 성격이긴 하지만, 이 까페만 해도, 지금은 '공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들어오는 분들이(꾸준히 들어오는 회원은 몇 분(두 자릿수)에 불과함.) 거의 없이, 그저 한 번 들렀다 그만인 것 같고(제목이 자극적인 경우는 조회수가 좀 늘어나지만 그래봤자 100회 넘기는 건 극히 드물고),
그런 와중에 또 세상은 대세가 '유튜브'로 넘어와서,
저는 또 그 쪽에 관심을 갖고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그런 기술을 습득하여(자료를 찾아보니 제 첫 동영상이 2014년에 올라갔더라구요. 그와 비슷한 시기에 '홈페이지'는 유야무야가 되었구요.) 지금까지도 그 일에 매달리며 애를 쓰고도 있는데,
그것 역시 정성을 들여 밤을 새워가며 제작해서(이 일 역시 많은 시간이 잡아먹히는 일입니다.) 꾸준히 올려봤자,
몇 달이 지나도록 조회수 100회를 넘기는 게 쉽지 않는 등,
저는 역시 '능력 부족'으로, 어느새 10여 년을 그 일에 매달리고 있는데도,
아,
대중의 호응을 얻는 데는 실패한 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제가 그런 효과도 없는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고 있는 이유를 보면요,
요즘 전시도 못하고 사는데(한국에선 2005년 '외출금지'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제가 그저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아닌, 평생을 제 모든 걸 바쳐서 해오는 일인데,
남들은 이 나이에(자신의 일을 해서), 가정도 이루고 집도 차도 사고 재산도 모으고... 그렇게들 사는데, 저도 어릴 적에는 그럴 만한 충분한 재주도 있고 소양도 있었던 사람이었는데, 그림을 그린답시고 진로를 바꾸었고, 여전히 그런 생활을 하고 있는데, 제가 평생 하고 있는 이 일에서 수입창출은 고사하고, 남들은 속도 모르고 '외국에 유학을 갔다 왔네 뭐네, 책도 많이 내고, 유명한(?) 화가' 운운하는데... 1 년에 그림 한 점 팔리지 않는 화가가 유명합니까?
그러다 보니 결국은 '기초생활 수급자'로 전락한 건 물론, 그 최소한의 비용으로 살아가면서 생긴 푼돈까지 퍼들여 재료 사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사실 전시를 하고 싶어도, 그 엄청난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이며, 그렇게 전시를 한다고 해도 찾아올 사람도 거의 없을 걸 생각하면, 무슨 배짱으로 전시를 열겠습니까?
그러니, 저는 실제 전시를 할 수는 없는 처지지만, 그래도 '내가 이런 그림이라도 그리며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로라도, 제가 그리고 있는 그림들이나마 이 세상에 알리기 위해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 행위 역시,
실패한 늙은 화가의 발버둥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 일마저 하지 않으면, 저는 정말 이 세상과는 소통 자체가 단절되는 거니까요.
......
그러고 보니,
뭐 자랑이라고,
제가 '인생 실패담'을 늘어놓은 꼴이네요......
첫댓글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결과가 그렇다는 걸 알면 마음이 아플 뿐입니다.
책들은 내가 지내고 있는 2층 서재의 한쪽 공간을 이용해 보관해도 좋을 텐데요.
잘 보관해드릴 수 있습니다. 제 차로 실어날라서요.
그래도 힘내세요. 정말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잖아요.
그런 제안을 하시다니...
'봄터' 님께는 귀찮고 성가신 짐일 수도 있는데요.....
원하신다면 제가 서울에 갈 때 차를 가지고 가서 공릉동 아파트를 방문할게요.
9월 25일쯤 방문 가능합니다.
이 시간에 안 주무시고 뭐 하십니까?
참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