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에 있는 '하단(下端)'은 만두전골로 유명한 집이라고 합니다.
상호 이름은 함경북도에 있는 지명이라네요. - 즉 이 곳은 함경도식 만두전골을 하는 곳입니다.
*위치 : 한성대입구 6번출구(농협 있는 곳)로 나와서 횡단보도 하나 건널 때까지 직진,
부동산이 나오면 그 골목으로 들어가셔서 성북포차까지 걸어오시면 됩니다.
(대략 나폴레옹베이커리의 반대쪽 블럭, 길상사 쪽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문 열고 들어가니 육수 고으는 내음이 매캐합니다.
메뉴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데, 남자 4 여자 1 합이 다섯이 가니까 주방에서 그럽니다.
"작은 거 시키시면 양이 적을 텐데요....?"
뭐 괜찮습니다. 어차피 다른 것도 시킬 테니까.(....)
만두전골 소짜. 일단 익혀서 나옵니다.
벌건 국물이 아니지만 후추도 뿌려져 있고, 고추도 썰어 넣고... 은근이 맵삭합니다.
단촐한 밑반찬들.
만두 모양은 일단 이북식 맞습니다.
한 번 익혀서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보글보글 끓이는 게 전골의 묘미죠.
전 이날 두 개 밖에 못 먹었습니다. -_- 그 혼자 흡입하신 누구씨 반성하소...
(=혼자서라도 다시 가겠다는 소리입니다. 어차피 고대에서 가깝겠다... )
녹두지짐 대짜를 시켰더니 소짜 두개가 나오네요(.....)
이것도 사람 입이 합이 다섯이니 게눈 감추듯....
해서, 결국 냉칼국수까지 시켜 봅니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흥합니다.
시원하긴 하지만 청양고추 들어간 매콤하고 칼칼 깔끔한 국물에 쫄깃한 식감까지.
단품으로 먹기에도 꽤 좋을 듯. (저 날은 근데 영하로 떨어져서 첫눈이 온 날... 쿨럭)
+
1차를 마치고 2차를 그 인근의 유명한 치킨집에 가려고 했었는데...
주동자(?)가 기억을 못한 건지 아니면그 집이 문을 닫은 건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밖에서 헤멜 수도 없어서 그냥 제가 잘 아는 인근의 '시노다야'로 이동했습니다.
(한성대입구역에서 한성대 들어가는 쪽으로 내려오면 크라운베이커리가 있는데 바로 그 옆입니다.)
이 곳 시노다야는 생맥이 맛있지요. 그리고 기본안주도 맛이 괜찮습니다.
채썬 오이에 차슈조각과 땅콩소스를 올린 것.
안주로 시킨 마파두부는 얼큰한 게 술이 얼마든지 넘어갑니다.
맥주에 치킨이 없으면 섭섭하니 가라아게(일본식 닭튀김)도 시켜봅니다.
일본식(?) 치맥의 완성. 가라아게도 한입에 들어갈 만한 크기. 양은 좀 적은 듯하지만..
밥도둑 마늘돈까스
그것은 지인의 위장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진....
- 이날 같이 간 사람들이랑 독일문학-_-부터 시작해서 밀리터리덕 성우덕 철덕이 모이면 헬게이트 오픈
(전 그냥 눈만 끔뻑 끔뻑... 양철집 이후로 읽어본 게 없다...) 막 이것저것 얘기한다고, 사진은 이것 뿐....
- 그래서, 작년 사진 투하(......)
이 날이 아마 어디 사진취재 갔다 오던 날이었을 텐데 밥때를 놓쳐서 혼자 들렀던 기억이 나는군요.
차갑게 식힌 글라스에 진한 생맥주, 그리고 기본 안주.
생맥주는 웬만한 호프집보다 맛이 괜찮습니다.
시노다야 특제 생라멘. 간장 베이스이긴 하지만, 사실 요즘 유행하는 일본식 쇼유라멘은 아니고... 파, 마늘, 후추 등을 팍팍 써서 시원하게 간을 냈기 때문에 한국사람 입맛에 잘 맞습니다. 어떻게 보면 술안주 같기도 함. 메뉴 이름부터 '시원한 라면'입니다.
귀가길에 김밥천국 정도만이 영업중일 때, 한 끼 식사하기 좋은 곳입니다. 사람도 얼마 없고.
사진대로 하면 이거 참 괜찮은 구성입니다. 예전에는 초밥도 같이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손이 많이 가서
요즘은 '모듬초밥' 메뉴만 하시는 듯. 이 집 계란초밥 참 좋은데 따로는 안 만드시나.. ㅠㅠ
흰살생선+참치+계란초밥. 옛날에는 이게 가능했죠.
지금은 계란초밥을 시키려면 미리 밑준비를 해야 하니 예약을 하라 그럽니다.
메뉴판에서 사라진 또 하나의 숨은 메뉴, 텐진동(계란덮밥). 텐진동은 天津幷... (우물정자에 점찍어놓은 한자)
저는 얼굴 알아보는 단골이라 부탁하면 만들어 주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폐가 되니 자주 시킬 수는 없겠죠.
이거 참 맛있었는데. (사실 위의 맥주 반주 1인상보다는 이걸 더 자주 야식으로 먹었었습니다.)
덧.
시노다야라는 이름의 유래는 이 곳 주인장 아저씨(와 할배 중간..)의 성함이 시노다 씨라서 그렇습니다.
= 일본인 요리사가 하는 일본식 이자까야. 시노다 씨의 두 아들들이 가끔 뛰어놀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덧덧.
사실 시노다야가 그렇게 극상의 품질을 추구하는 고급 요정 같은 곳은 아닙니다.
정체성을 따지자면 '그냥 이자까야'죠.
하지만 '기본이 충실한 집'을 찾기 어려운 요즈음에는 오히려 그 탄탄한 실력 때문에 더 빛나는 곳입니다.
(...물론 그 때문에 음식이 좀 늦게 나오긴 합니다.-_-; 거의 모든 메뉴를 혼자서 만드는지라.)
첫댓글 저 당장 갈래요.다 먹어보고 싶어욧~ 맥주우우우....
번개를 쳐주세요 하악 ㅠ
아.. 제발 이런 건...ㅠ.ㅠ
와..........감사합니다 ^^
양철집..?혹시 양철북 말씀하시는 건가요? 독일문학 좋아하는데 주변에 얘기 나눌사람이 없다는 ㅠㅠㅠ 근데..먹음직스런 음식사진을 앞에두고 이런 얘기를 하는 나도 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그렇군요; 양철북 맞습니다. 양철집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이름인데 말입니다.. 이런...ㅋㅋ
일드 심야식당이 떠오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