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에는 모두 잘 해주었습니다. 후반에는 대폭적인 교체가 있겠습니다만 분위기만은 유지시켜 주시길 바랍니다."
"저쪽은 골키퍼 말고는 쓸만한 녀석이 없더구먼!"
"앞으로도 이대로 밀고 나가자구!"
'두고보자...뒤통수 친 녀석...언젠가는...'
"나는 언제 내보내줄 거야 감독?"
또다시 중구난방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되었지만, 이게 바로 이들의 색깔임을 알아차린 나이기에 특별히 제지하지 않고 후반을 맞이하기로 했다.
그리고 후반전. 이번에는 로더햄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런데...감독님, 교체는 전혀 안하시는 겁니까?"
"......"
"감독님?"
"아차! 까먹었다! 어이 심판 작전타임...이 아니지! 어쨌든 Stephen McPhail, Simon Johnson 두명 간단히 몸을 풀어두세요. 5분안에 투입하겠습니다!"
"에엥? 그렇게 빨리요?"
"말대답할 시간 있으면 몸 풀어요!"
그리하여 후반 3분, 전반에 많이 뛴 비두카와 키웰을 쉬게 하고 각각의 자리에 존슨과 맥페일을 대신 투입했다.
"사이먼 너는 오늘 잘하면 1군으로 올려주는걸 고려해 보겠으니 열심히 해라!"
"그말 진짜요 감독님?"
"아 말많네 이사람이 속고만 살았나..."
"지금 그말 바가지씌우는 용팔이말투..."
"시끄러 경기지연시키지 말고 얼른 나가!"
고려는 해보겠지만...길어봐야 파울러와 브리지스가 부상에서 돌아올 때까지임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달리 말하자면 리저브에서 아무나 올려써야 할만큼 둘의 부상 공백은 지금 공격진에 있어 큰 손실이 되고 있다.
운이 좋으면 파울러는 개막 이전에 아슬아슬하게 돌아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는 하지만...
후반 5분.
보이어의 패스를 넘겨받은 밤비가 골에이리어 안으로 드리블해 들어가 슛을 날렸지만 폴릿 골키퍼는 또다시 선방해냈고 수비가 공을 걷어냈다.
후반 7분. 잘 뛰어준 밤비와 배티를 각각 Eirik Bakke 와 다쿠르로 교체해 주었다.
"이때만 기다렸슴다 감독님!"
"영감님 잘해줬소 다음은 내게 맡기쇼!"
들어가는 둘이 모두 각각 나오는 둘보다 젊다 보니 혈기왕성함이 느껴진다.
그 직후, 상대 수비 Martin McIntosh 선수의 프리킥이 왼쪽의 Andy Monkhouse 에게 연결돠고 잠시 공을 끄는 듯 하던 Monkhouse 선수가 그림같이 반대편의 Sedgwick 선수에게 패스를 이어주었다. 자기 쪽으로 수비의 이목을 끌어내려는 Monkhouse 선수의 술수에 꼼짝없이 당한 것이다. 노마크 찬스다! Sedgwick 슛!
"으악~~~! 저런 속임수에 간단히 넘어가면 어쩌자는 거야~~~!"
그러나 볼은 다행히도 로빈슨의 손끝에 살짝 스치며 옆으로 굴렀고 그 볼을 밀스가 걷어냈다.
휴,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나는 다음 교체를 준비했다.
"양쪽 풀백, 교체합니다. 나갈 준비 해 주세요."
"이미 충분히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언 하트 대신 도미닉 마테오, 대니 밀스 대신 Gary Kelly 의 교체이다.
후반 10분 상대진영에서 패스를 커트해낸 바크가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날려보았지만...결과는 홈런이었다.
우리진영으로 물러나며 멋적은 듯 골대를 힐끗힐끗 곁눈질하는 바크.
후반 18분, 다시 교체가 있었다.
"마틴 선수. 아직도 제가 미덥지 못하십니까?"
"흥! 아직 난 당신을 인정한게 아니오!"
"인정받든 않든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그러니 부디 마틴씨도 최선은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폴과 교체해 들어가실 수 있도록 준비해 주십시오."
"흥! 저따위 녀석들의 달팽이보다 느린 슛따위 새끼손가락 만으로도 막아낼 수 있네!"
"...오콘 선수, 듀베리 선수와 교체해 들어갑니다. 준비해 주세요."
"헉헉헉...이제야...제차례인가요...헉헉"
"몸풀다가 지치면 어쩌자는 말입니까-_-;"
후반 21분, 다쿠르의 공중패스를 받은 보이어가 바크와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고는 멋지게 휘어나가는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아쉽게도 골대를 맞추고 튀어나왔다.
"으악! 우째 이런일이..."
후반 27분, Byfield 와 교체해 들어간 Alan Lee 선수가 Warne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었지만 슛은 멀찌감치 골대를 벗어났다.
잠시후, 나는 마지막 교체를 준비했다.
"스티븐(맥파일)이 많이 지쳐보이는데..."
"그리 두드러지는 활약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흠...존슨(Seth Johnson)선수, 왼쪽 윙어로 뛸 수 있나요?"
"맡겨만 주신다면야 골키퍼라도 뛰겠습니다."
"하하;그럼 준비해 주세요."
후반 31분, 다쿠르가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직접 슈팅으로 날려보았지만, 폴릿 골키퍼에게 간단히 잡히고 말았다.
그 이후로는 양팀 모두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하고, 소강상태에 빠져든 경기는 그대로 종료돠었다.
"이겼다!"
"시작이 좋은걸!"
환호를 올리는 선수들. 친선경기라도 승리의 기쁨은 공식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으로서의 첫 경기, 2-0 승리.
Man of Match는 전후반을 풀로 소화하며 적진을 종횡무진으로 휘저은 앨런 스미스에게 돌아갔다.
간단히 선수들과 함께 승리를 축하한 후, 훈련 계획과 다음 친선경기 일정의 지시를 그레이 수석코치에게 간단히 전달하고는 기자들을 피해 일찍 자리를 떴다.
밤이 새도록 선수들과 코가 비뚤어지도록 마시며 승리를 즐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파파라치들이 어디서 나를 노리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니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새 숙소가 될 사무실에 도착하자, 이미 그레이 코치가 보낸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말씀하신 대로 다음 친선경기는 11일 후, 컨퍼런스 디비전의 Barnet 팀과의 홈경기입니다. 약팀이라 방심하지 않는 동시에, 경기 감각을 되찾는 데에 중점을 두면 어떨까 합니다."
"그다음 친선경기는 그로부터 다시 일주일 후, Division 2의 Barnsley 팀으로 잡아두었습니다. 리그 개막을 향한 마지막 담금질의 기회인 만큼 알차게 활용했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