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여지없이 한 달에 두 세번, 손주 둘을 앞세우고 친정을 찾는 딸.
여덟 살, 여섯 살이니 이젠 적당히 지네 집에서 지낼 때도 되지 않았나하는
의구심을 나만 가지고 있는듯 할머니는 언제나 변함없이 딸과 손주들을 정성으로 보살핀다.
토요일, 키즈카페에서 2시간 여를 시원하게 감금당한 이후에 집으로 돌아오니
게임을 좋아하는 큰넘이 슬며시 눈치를 보며 내 옆으로 체스판을 가져다 놓는다.
"할아버지~우리 체스하자~!"
"나 할 줄 모르는데?"
"저번에 했었잖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렴풋이 했던 기억이 난다.
"나 하는 법 다 잊어서 할 줄 몰라~"
"할아버지 그럼 우리 바둑 둘까?"
"그러지 말고 우리 그냥 오목이나 두자~"
"오목 재미없어~!"
"왜? 오목이 얼마나 머리쓰고 재밌는데~"
만사가 귀찮은 나는 요리조리 빠져 나갈 궁리만 하는데
주방에서 일하던 할머니가 나를 째려보며 말한다.
"ㅇㅇ아~ 잠깐만 기다려~이 것만 하고 할머니가 갈께~"
잠시 후 손주와 할머니의 거국적인 체스가 시작되고
나는 쇼파에 비스듬히 누우며 소리친다.
"어이~딸! 나 냉커피 한 잔~!"
..........................
첫댓글 허이구... ㅎ 바둑 같이 두자는
손자가 있으면 얼마나 귀여울까 생각 중입니다. ㅎ
손주가 없는 저는 많이 부럽습니다.
그 손자 덕에 '루미큐브'라는 게임도 해보고 그랬지만
저는 차라리 둘째 업어주는 게 더 편하더라구요~ㅎ
헐~~ 존경스럽습니다.
손자가 같이 놀자는데
그 손자 앞의 소파에 누워 커피시키는
그 용감함은 어디서??
앗? 무모함이죠? ㅎ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말도 잘 안듣고
고집도 세서 저랑 늘 티격태격합니다.^^
주력자
조력자의 마음가짐의
하늘땅이 고스란히 보여집니다 ㅎ
우리집 풍경이랑 비슷해서 웃습니다 ㅎ
주력자와 조력자ㅋㅋ 아 신박한 분류입니다. ^^
저는 어쩌면 조력자도 못되는 관전자일지도 모릅니다. ㅜㅜ
제가 아시다시피 발목이 부실해서, 다친 뒤 남편에게 일찌감치 말해뒀죠.
나중에 애들이 애 낳아서 봐달라 하면,
나는 실내에서는 애들 커버가 가능해도 나가서 놀아줄 수는 없으니 실외 육아는 당신이 전담해, 라고요.
역할 분담을 너무 일찍한 것이 문제였는지, 여태도 시집조차 가지들을 않으니 어떡하나요? ㅎㅎ
다복하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넘 부러워서 미쳐버리겠어요 ㅎㅎ
훗날을 위해 두 분 열심히 몸관리 해 놓으세요~^^
어느 날 정신없이 사위들이 들이 닥칠지 모르거든요.
제 친한 친구가 딱 그랬어요.
두 딸이 시집 안간다고 늘 투덜대더니 후다닥...어느 새 손주만 넷~^^
시골이 풍경이 재미 있어요.
손주하고 놀면서 치매 걱정 없어요.
치매걱정에라도 열심히 놀아줘야 할까봐요~ㅎ
아마도 친손주가 생기면 둥실 할아버지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짐작해봅니다.
친손주에게 목마도 태워주고 바둑이든 뭐든 다 해줄 것 같은 좋은 할아버지로...^^
ㅎㅎ 절대 안그럴거 같습니다.
친손주 외손주 가를거 같지 않고요.
어쩌면 더 어린 손주에게 눈길이 가는게 그리 보일라나요?^^
할아버지와 손주의 정겨운
대화입니다.
애 그리 좋아하지 않는 제 남편도
외손주한테는 푹 빠져있네요.
둥실님, 머잖아 손주들이 더 크면
할아버지 집에 따라오지 않으려고
할 때도 있겠지요.
지금 많이 즐기시길요.ㅎ
네~그런다 하더군요^^
언제 그런 날이 올지
그 때 쯤이면 두 늙은이 알콩달콩 살려고요~^^
수고 많으십니다 나쁜 할아버지 아니십니다
저는 하나뿐인 딸이 결혼은 안하고 서울에서 고양이 두마리 키우고 삽니다
아내는 제가 4월에 지하주차장에서 구조한 아기고양이 해피를 돌보느라
정신없습니다. 본인만 행복하면 결혼안해도 되고 너무 인구가 많아
적당한 선에서 감소됐으면 합니다
결혼이야 억지로 이뤄지는게 아니니 어쩔 수 없다지만
인구감소는 우리나라는 아니였슴 좋겠단 생각을 욕심부려 하곤 합니다.^^
어쨌든 행복한 삶이 최고인 것은 분명합니다.^^
열 살 손주가 바둑을 두자고 하네요.
신통합니다.
저 같으면 열 판도 두겠는데..ㅎ
그런 일상도 그리워 질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
금방 크니까요.
이제 초딩 1학년입니다.^^
크는 넘들 크라하고 말 잘듣는 어린 넘하고 놀아야 겠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도 부족한 할비가 맞는 것 같습니다.
놀아 주는 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ㅎㅎ
저는 오목으로 놀아 주는데 지금은 제가 독보적으로 앞서지만
내년에는 모르겠어요
오목은 잘하지도 못하면서 재미없다네요 ㅎ체스도 유튭보고 배우더라구요.
울손주녀석은 폰밖에 모르는데ᆢ착하네요 할배가 놀아주세요 나쁜할배소리듣지말구요
네, 아직 폰은 주질않고 있나봅니다.
아~근데 손주랑 게임하면 저도 모르게 경쟁하게 된단말입니다.ㅎㅎ
나는 손주들이 무서워요.
영락없이 아무도 곁에 없이 혼자 지내야 하는 편안함이 몸에 밴 할배 거든요,ㅎㅎ
저도 한시간을 못견디고 슬며시 안방으로 피신하곤 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