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연말
몇십년만에 찾은 북한산 자락 도선사 탐방
해설이 끝나고 휴식시간이되니
20대때 남자친구와 처음 오는길 깔딱바위에 돌을 붙여보던 생각도나고,
남편과 연애시절 첫 등산길에 남편이 가져온 뜬금없는 점심메뉴도 생각나고(첫 등산데이트 점심을 가시많은 준치찌개를 준비하다니!)
어쨌든 나는 손수건만 한장 달랑 들고가면 되었던
아! 내 공주처럼 거만하던 젊은날이여~~
그때 느닷없이 옆에 앉은 낯선,
내또래 여성이 말을건다.
불공을 드리러 온것도 아니고
소풍객도 아닌 수십명의 사찰방문이 영~의아한 눈치
내 화려한 젊은날에서 갑자기 늙어버린 현실로 원위치 시켜놓는 눈치없는 할매 같으니라고
그러나 어쨌든 기분은 여전히 good~
"에효~뭐 이제 이 나이에 할게 뭐 있겠어요"
역사탐방 온건데 같이 참여 해볼생각이 있나 물으니
뭐라고 말을 하는데 잘 안들린다.
혼잣말인가 싶어 그냥 있으려니
"나는 남편이 아파요"힘이없는 목소리.
순간 당황스럽고 미안했다
이제는 젊지도,예쁘지도,씩씩하게 다닐 체력도 안되는 내가
갑자기 팔자좋은 사람이되었다
작년여름
오송역 지하차도 안에서 침수차량과 함께
이대로 죽는구나 싶은찰나
차량 지붕위로
다른 3명을 구하고 함께 탈출한 증평군청 공무원의 말이 생각났다
"그냥 이렇게
아무일 없이
가족과 함께 살고있는 것이(만으로도)감사하다"
우이동에서 시작해 이쯤 오르면
숨을 깔딱깔딱 한다해서
or 까딱하다간 이 지점에서 다른 길로 빠질 수 있다해서 '깔딱 고개'라 부른다는데
세로로 파인곳에 돌이나 동전 붙이는게 유행이었다
흠모하듯,멀리서 바라만보는
잘 생긴 백운대 인수봉
첫댓글 화려했던 젊은 날은
멀리 있는 것 같아도
여전히 마음 속 깊이 살아 있다는 생각
잠시 해봅니다.
더구나 들꽃마루님 방문했던 북한산..
그 배경이 천하 명산 북한산이니 얼마나 지난날의 여운이
진하게 다가왔을지 짐작됩니다
사진으로 보는 북한산은
왠지 늦가을 같은 분위기군요.
덕분에 저도 옛생각 하면서..깔끔한 글 잘 읽었습니다.
네 작년 겨울 도선사에서 찍은사진입니다.이제는 오르는건 불가능한 바라보기만 해야하는 추억의 산이 되었습니다
참
오랫만에 들어보는
도선사 입니다
한창 때는 주말 마다
인수산장근처에 텐트치고 인수봉
암벽을 타던곳
이제는 깔딱 고개 넘기도 힘들듯 합니다
만능스포츠맨이신 제이정님께서도 인수봉 암벽을 타셨군요.자일하나에 의지해 암벽을 타는 산악인을 보는것은 북한산을 가야만 볼수있는 광경이었고 또 가는 이유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그 경이로운 모습을 보러갈수 있음은 외국인들이 부러워한다지요?
도선사까지는 이젠 셔틀버스가 있어 접근이 쉬워졌으니 귀국하시면 타보세요.기사님도 친절하셔요
추억이 깃든 곳 자연의 장소군요 그냥 봐도 좋은 자연을 추억까지 깃든 곳이니 이렇게 좋은 글이 되어 나오나 봅니다
인수봉 그 잘 생긴바위를 흠모하듯 좋아했으면서 주부가 되고나니
시내버스 타고 가다 빌딩 사이사이로 보일때만 잠깐씩 보는 것으로 만족하곤합니다.
박완서님글을 읽는듯한 느낌의 운선님 글.
읽고나면 언제나,어제도 버릇처럼 혼잣말을 했습니다.
"아까워..
아!~아까워~"
첫 데이트 메뉴가 준치찌개ㅎㅎ
가시는 많지만 썩어도 준치라는 그 맛난 생선을 고운 분께 대접하고 싶으셨던 부군의 그 마음이 짐작됩니다.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준치라는 이름의 생선이 있는줄도 저는그날 처음알았어요.시어머님께서 생전처음 싸보신 등산용 점심메뉴였답니다.
저는 고향이 충북
시댁은 부산
저는 생선을 모르고
시어머님은 산을 모르시고ㅎ
따님이 셋인 달항아리님
겸손도 지나치면 교만이라지요?
자랑 많이 듣고싶어요.
사실을 말하는데 자랑으로 보이는걸 어쩌라고~~~
밑에사진 가운데 바위에 보이는 귀바위가 정겹네요..
도선사에서 인수까지 아주 가끔 가는 곳 입니다
첫데이트의 장소가 평생 오랫동안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네요..
카라풀님의 에너지의 근원은 산 일거라고
일찌감치 혼자 결론 내렸습니다.
출근전,빵만들고 주말엔 산 타고
그 건강과 부지런함을 무척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암벽타는 분들중 여성을 발견하면 경이로운 시선으로 올려다보곤했는데.칼라풀님 정말 대단!
진정 박수를 보냅니다
자일타는 실제상황 보고싶은데 기회가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