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유니가 들어오자마자 써니를 보자고 합니다.
디지털 방송, 참 좋습니다.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를 안방에서 볼수있다니, 다만 시청료가 다소 비쌉니다.
사천원,그렇지만 울가족이 극장에 간것보담 훨 경제적입니다.
커튼을 치고 집안에 모든불을 끄고 극장분위기를 연출하고 보니 그야말로 극장에 온것같습니다. 홈씨어터 음향을 영화
모드로 바꾸고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써니,...
배경음악이 보니엠의 써니입니다. 80년대를 풍미한 팝이 넘 정겹게 흐르는 복고적인 영화,
보다가 넘,그영화에 빠져들었습니다. 분명 그시대를 거쳐왔는데 전설이 된듯한 낯설음은 왜 일까요,.
너무 이질적인 이시대를 살다보니 이런 감정이 당연히 생기는가 봅니다.
누가 너무 다가오면 경계하고, 나의 공간에 침범당하는것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이시대와 비교해보면 분명 이질적입니다.
그래서 전설이 된듯합니다.
시대는 교복자율화가 시행되던 시대이니 저보담 오륙년 뒤지는 세대인가봅니다. 지금 사십대 초중반쯤 세대가 그시대의
주역입니다. 주인공,유호정이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던중, 병원에서 뜻밖의 환자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진희경, 또다른 주인공, 그 아픔의 몸부림속에 유호정의 기억은 추억 저편으로 오버랩 됩니다...
촌스런 전라도 전학생의 모습으로,
또한 꽃남의 기억도 추억 저편으로 오버랩 됩니다.
"종원아 오늘 종선이가 지집에 놀러오라는데 어쩔까?"
우린 그때 sdd 클럽의 일원이었었다. sdd (사돈들의 약자) 종선이, 우식이, 건우, 그리고 나 종원이, 울 네명은 고등학교
입학하고 운명처럼 한묶음이 되었다.
우식이,고등학교 올라와서 첫 내 짝지다. 이름처럼 참으로 우직한 친구였다.우리들은 우식이 별명을 무댓뽀라고
불렀었다. 그저 옆에만 있어도 든든한친구, 태권도가 무려 사단이라고 하는,...
그래서 반아이들은 감히 우식이를 홀대못했었고 그옆에 나도 그 그늘아래 안전했었다.
종선이 집은 동대문에서 버스를내려서 비탈길을 한참이나 올라가는 창신동에 있었다.
그렇게 비탈길이 있다는것을 종선이 집을 놀러가면서 첨알았다.하여간 한참 씩씩대며 올라가야 종선이집에
당도한다. 그런데 집구조가 참 독특하다. 삼층집인데,일층이 종선이 집이다. 그런데 밖에서 문을열자마자 손바닦만한
부엌이 현관과 함께한다,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제법 커다란 방에 들어서는데,...더이상 다른방은 없다.
그방에서 아버지 엄마 큰형 작은형,..그리고 종선이 다섯식구가 함께 생활한다.
첫째로 그런사실에 놀랐었고 두번쩨는 그런사실이 하나도 안부끄러운 가족들이다.
"종선아, 친구들 왔다~빈손으로 왔다~~~ㅎㅎㅎ"
종선이 엄마,....펑퍼짐한 우리엄마와 달리 집안에서도 곱게 화장을 하고 계신게 넘색다르다.
그리고 넘 스스럼 없는성격이 화통하시다.
그런데,빈방에 데고 소리치시는데, 분명 종선이 목소리가 들린다.
"쨔식들~ 라면이라도 사오지~~~"
머리위에서 소리가 들린다. 다락방,... 딱 둘이들어가면 꽉찬 그곳으로 올라오란다.
한켠엔 책이 수북하게 쌓여있어 눅눅한 곰팡내가 배여있어서 약간 거북스러웠는데,오히려 좁아터지고 콤콤한 냄새가
나는 그곳이 지금 못내 그리워진다.
라면을 끓여온다는놈이 밑에 부엌에서 지 엄마와 실랑이가 한참이다.바로 다락방아래가 부엌이니 숨소리까지 들릴
판이다.
"이눔 자식, 너 벌써 라면 몇개 빛진줄 아니,...? 벌써 열갠데, 뭐? 다섯개? 그리고 셋이서 네게면 되지,~"
결코 야박함이 아닌 정이 듬뿍 넘치는 소리,...
"알써~ 엄만, 아, 형들한텐 그냥 주면서,...얼른 끓여주시지? 글구 신문사 월급나오면 채워주께~"
그리군 올라온 종선이,
"너희들 이테입 봐라,...오늘 레코드 방에 맞겨둔것 찾아왔다."
공테입에 당시 유행하던 듣고싶은노래만 녹음 해온것이다. 당시 대 유행이었었다.게다가 자식이 통은커가지고
보통 60분짜리가 대세인데 어디서 구했는지 120분짜리 공테입에다 당시 유행했던 노래들을 녹음해왔다.
앞면은 산울림과 활주로 피버쓰,등등 대학가요제 노래들을 녹음했고 뒤면은 팝을 녹음해놓았다.
카세트,...우리 앞세대가 야전세대라면 우리세대는 카세트 세대였다.그거 하나면 하루가 지루하지 않았었다.
녹음해둔 음악을 듣다가 저녘엔 라디오 프로에 심취했었다.그러다 맘에드는 노래들은 녹음해두고,
라면도 먹고 음악도 듣다보니,어느덧 다락방 창문이 어둑해진다.
좀 기다리다 저녘먹고 가라는 종선이 엄마의 빈말에 "담에 와서 먹을께요,글구 담엔 라면 사오께요 어머니~"
하고 집을 나섰다.
창신동,...
올라올땐 너무 비탈이라 힘들어서 주변을 둘러볼 염이 없었는데.내려오며 보니 경치가 그만이다.
남산에서 내려다 볼때와 또다른 풍치가 있다.바로 사람사는곳 그런 냄새가 진하게 난다.
우식이와 난, 종선이 집에서 있었던일을 예기하면서 내려오는데,바로 뒤쪽에서 확~ 열받는 소리가난다.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십원짜리말을 고대로 쓴다.
"야~새꺄~ 모 빨라고 울동네 기다니냐~~"
돌아보니,새까만 아니 한참 아랫뻘인 중학교 이학년이나 되는놈이 조 위에서 짝다리 폼으로 건들거리며 시비를 걸고있다
어이가 없어서 우리에게 하는말이 아니라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분명 우리들밖에 없다.
"야~존만이들아 니들말이야,존만것들이 말도 못알아듣네?"
우식이가 먼저 스프링처럼 쫒아올라갔다.나도 덩달아 그뒤를 쫒아갔다.
"야~ 이새꺄~ 너,거기서~ 너,잡히믄 되지는줄 알아~"
날다람쥐,...고놈이 내빼는게 꼭 날다람쥐 같다. 잡힐듯 하면서도 용케 골목골목 빠져 나간다.
달아나면서도 까진입은 연방 욕이다.
"니기미 뽕이다~내가 왜서냐,..쪼다뱅신들아~"
그런데,고놈이 실수했다. 막다른 골목길,...마치 호로병매끼로 입구는 좁은데 안쪽은 약간 넓은 공터다.그곳에 제발로
기어들어간 입만 발라당 까진놈,
우식이와난 저놈을 어떻게 구워먹을까 궁리하면 혹 빠져나가는 불상사를 대비해서 골목입구쪽을 내가 봉쇄하고
우식이가 그놈에게 다가갔다.
"이새꺄,...너,다시 말해봐봐~이 시발눔아~"
그런데 그놈이 너무 태연자약하다.게다가 실실 웃기까지 한다. 조놈이 미친놈이 아닐까,...? 하는데 갑자기 뒤쪽이
웅성웅성한다.
"어이~늬들 누군데 울동생을 괴롭히냐?"
가느다란 목소리,그것도 여자 목소리,그러나 그 목소리는 결코 가벼운 목소리가 아니었다.
돌아서보니, 우리와 같은 또래의 여자아이들이 골목입구를 꽉 막고 서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손에 들고있는게 장난이
아니었다. 붕붕소리를 내며 돌리고 있는 쇠줄,..알고보니 자전거 체인이다. 그 옆에 있는 여자엔 쇠파이프를 들고
까닥까닥 흔들고 서있었다.
자연스레 등을 돌리고 꼬마놈이 섰던자리에 우리가 등을 돌리고 서게 되었다.
그제서야 종선이가 흘리며 한예기가 생각이 난다.
"야 울동네에 칠공주가 있거덩, 여고에들 짱먹는애들이 뭉쳤는데,게들에게 걸리믄 궁물도 없다야,.."
"야~ 이빙신아,...여자애들 백명이 뭉쳐봐라 뭐가 무섭니? 내 한주먹거리도 안되는것들이,.."
우식이 말이다.
그런데 옆을 돌아보니,이놈이 나보다 더 쫄았다.이놈은 부들부들 떨기까지 한다.
그중 입만 발랑까진애,아니뇬이 나서서 말을건다.
"늬들이 울동생을 줘팬거 가지고 모라 안한다. 저놈이 맞을짖을 했겠지."
오,저 관대함이라니,..잘만하면 무사히 빠져나갈것,아니 놓아줄것같은 부드러움이라니,
"그런데 울 누나들이 오늘 나이트에 떠야 하는데 쇳가루가 부족하다야,..누나들한테 쇳가루좀 빌려줄래....?"
"도,...돈이,어딨어~난 돈없어,..." 옆에 우식이도 없다는 말을 했다.
갑자기 표정이 돌변하는 여자애,아니뇬,
"이시발눔들,..고냥 조용하게 보내줄랬더니,...니덜 뒤져봐서 돈나오면 십원에 한대가 알간,..?"
우식이 이천팔백원,나 천삼백원, 정말 톨톨털었다.합 사천백원 작지않은 돈이다,그때 자장면이 삼백원쯤 했었으니,
그런데,우식이 이놈, 아까 종선이집에 올때 땡전한푼 없다고 생까든놈아닌가,그래서 버스비도 내가 냈건만,...
나쁜자식,...
그런데 생각만큼 수확물이 작았다고 생각하는지 그뇬이 내시계를 탐낸다.
나의자랑 오매가,..미국에서 작은 아버지가 고등학교 입학 선물로 보내주신거다. 그건 나의 자부심이자 긍지다.
아이들은 내 시계에 뻑 간다. 그것을 풀르라고 눈짖을 한다. 안된다 이건 목숨걸고 사수해야 한다.
"이건안되,...내 입학 선물이야,...절대 안되,..."
"이새끼가~ 그냥 한번 줘봐바~ 누나가 한번만 껴보고,...빨랑 안줘,...?"
그런데 뒤에서 카리스마, 아니 무게를 쫙깐 목소리가 그뇬의 말을 누른다.
"깡순아~ 고건 놔두라,...돈만 챙겨와~"
"왜? 이 시계 꽤 나갈텐데? 전당표에 맡기믄 돈좀 줄텐데?"
"이 시발뇬아~ 자꾸 말시킬래?"
더이상 말도 못꺼내고 뒤로 물러서는 꼬봉뇬,...
두목인지, 카리스마 그뇬이 한마디 한다.
"너그들 쪽팔리니,..? 여자애들한테 삥 뜻겼다고? 칠공주한테 당했다면 그리 쪽팔리진 않을거야,..."
그제서야 둘러선 애들이 일곱명인게 보인다.
등장한거와 마찮가지로 홀연히 사라지는 칠공주들,...휴~ 시계,..내 시계,...
참담한 심정으로 터덜터덜 동대문으로 걸어내려오면서 우식이와 난 한마디도 못하고 내려왔다.
아니,우식이놈이 한마디 했다.
"야~ 종원아~ 나,아까 참느라고 혼났다, 너 봤냐? 나 참느라고 부들부들 떠는거? 아효~ 한주먹거리도 안되는것들이 "
"이 새꺄~ 조듸 닥치고 그냥 가자~ 시불~~~"
그나마 차비라도 하라고 버스비만 냄겨놓고 털어간 계집애들,...
고나마 고맙다고 생각해야 하나?
어제, 써니의 칠공주가 그때 그시절 꼭 그들인것만 같아서 너무 심취하고 보았습니다.
우식이와 나만의 비밀,...여자애들한테 뜯겼다는게 못내 부끄러워서 누구한테도 비밀이었는데.
그것도 추억이라고, 그립습니다...에효~
오늘,모처럼의 노는날입니다. 해서 쪼매 길었습니다요,....
나도 언능 보고자픈데...ㅜ.ㅜ
어? 수정님 아직도 컴앞에 있으믄 어쩐당가요? 너울파도님하고 빨리 만나야할거 아닙니까아~~
어데로 몇시에 오란 말이 없는거 보니께 거기도 바람인듯 하옵니당.헤~
장죽님 ..만나 뵈서 반갑습니다..
바람맞기 전공-수정이라 면역력 좋습니다.ㅋ
장죽님~ 함께 고고씽할까요??ㅎ 저도 못봤어용ㅠ
단체관람 하세요 ㅎ
단체관람 좋겠네요.
샘터방 모여 모여~~좋은 방법같네요.
지금도 극장에서 상영하는 곳이 있을런지 몰겠네요..
5월에 첫 개봉한 영화인디.. 다운받아보시는게 빠를 듯하네염..ㅎㅎ
난 아직 못봤음 앤이 없어서 ㅠㅠ
여기도 있음..ㅜ.ㅜ
못본사람들 모아 모아 떼로 가도 좋겠네요.
영화는 앤이보는게 아니라 내가 본다는말씀을 꼭 셀러님께 말씀,...ㅎㅎㅎ
셀러님~ 까까꽁~~^*^~ 상쾌한 아침~~
채울님~~~~~~~~~~~~~~~~~ 방그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셀러님 저랑 동행하심이.. 좋은 말벗 해드릴께요~^*~
영화 못본게 뭔..자랑이라구 ㅎㅎ
두분이서 낮에 보세요 ㅎ
엥...영화는 껌껌할때 봐야지용.
극장안은 컴컴해요 ㅎ
남녀가 좀...야시시 한거봐야 추억거리도 생길 텐데요 ㅎ
옛날에 색계영화를 여자랑 봤는데 관람후 걍 헤어지니
섭섭해 하는 눈치였어요 ㅎ
왜 여자를 섭섭하게 하고 그래요.
안섭섭하게 해야쥐..ㅋㅋ 그래도 밖에 나왔을때도 컴컴이 좋죠..
갑자기 훠언해지면 것도 곤란.ㅋㅋ
시간도 늦고..ㅎ잘 몰라서 ㅎㅎ
ㅠㅠㅠㅠ..
세일러님.. 안됬네요.. 위로의 말씀을~~
지금이라도 다운 받아서 보세염.. 잔잔한 감동이 있음이니요..ㅎㅎ
연가.. 워낙 영화를 좋아해서리.. 써니 봤지요..ㅎㅎ
극장에서 두번.. 티비로 한 번.. 해서 세번 봤음에도..
또 보고픈 영화중의 하나로 꼽힌답니다요..
그때 그 시절.. 학창시절에 친구들과의 추억..
영화를 보는 내내 잔잔한 감동이 있었기에 좋았다는거~~
연가님, 정말 좋았었지요,..그시절이,....저도 그시절이 못내 그리워서 앨범을 꺼내 봤습니다요,...ㅎ
워낙 모범과여서,,써니내용 이해못함,,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말일까??? 워낙 모범생이엿는지. 궁금 햐..ㅋㅋ
그말은 정말이래요```
지금이야,,,글타치고,,,증인 많아요,,친구들 다 불러줄수 있어요
칭구들 모두 집합시켜봐...못믿는 일인 여기도 추가.ㅎ
아,,언니,,,지금의난,,그때의 내가 아니에용,,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안즉도 이해 안되는 연가.. 우야믄 좋겠노~~~
아,,,하긴,,,울 아들들도 안믿어요,,ㅎㅎ
영화이야기인지 경험 이야기인지 헷갈려요. ㅎㅎ
영화를 보고 추억이야기를 한걸로 알고 있슴돠..맞남? 나도 헷깔림요.ㅋ
웅아범님, 경험 맞습니다, 여자아이들에게 삥 뜯긴것,..그것마저 그리워집니다요,...
그런데 입장바꿔 웅아범님이 그자리에 있었다면,..지린게 있었을까요,..없었을까요,..? ㅋ
ㅎㅎ 우식이가 싸움이 4단이 아니니.. ㅎㅎ
우린 기차통학을 했는데 기차역 주변에고 그런넘들 많아요.
지나고 보면 추억이지만 그땐 무리지어 다니고 많이 불안했지요.
아미주님, 그땐 상식이 안 통하는 일이 많았었습니다.
그래도 정이 넘치는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그리고 우식이 이놈, 아직도 뻔뻔한놈임니다,..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국산도 잼있어요
이제는 외국영화가 별로더만요
국비님,..님이 계시는곳이 외국이므로 제가 말한 영화는 국산이 아닙니다.
때론 저 동방에 떠오르는별,..그곳에서 잔잔하게 울림을 주는영화,.외산영화를 한번 보심을 권합니다....
싫지는 않으실텐데,..ㅎㅎㅎ
최성찬님 반갑습니다, 그렇지요, 요 담주엔 고지전을 볼예정입니다.
기대가 너무 큽니다,. 보고난 소회는 담주에 한번 올리겠습니다....ㅎ
국비님, 고문이 아니고, 안목을 키워보시라는 충심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써니를 안보고 써니를 논할수가 없지 않습니까? 보시고 난 후 후회하시면 또 어떻습니까.
그러려니 하고 지나쳐야죠,...ㅎ
보기는 봐야 하는디~~아직도 못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