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옛날에 공무원모임 파랑새에 게시했다가 다른곳으로 옮긴 글입니다.
세상이 공무원조직을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긴 오해를 조금이나마 불식해 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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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걸린놈 한테 마음보시나 하자
남도섬 건설과장 반**이 내한테 못된짓만 골라가며 하더니 위암이 걸려 그 좋아하던 술도 못쳐먹고 오락가락 한다네.
괜시리 죽는넘 빨리죽어 고통덜도록 힘보태주는게 상생일지 아니면 글삭제 하는게 나을지 나도 모르겠다만.
예전에 정있는 사람이 찾아와서 부탁하니 또 정에 이끌려 고마 글을 옮긴다.
어이 솔로몬, 천하의 한산이 남의 부탁으로 글 옮기는 날도 있네.
세상은 오래살고 볼일이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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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수점 이하는 결재 들어오지 마라
한산 2004-07-02 17: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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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뀨의 꼬봉이자 건설도시국장을 하던 잉간이 관제군수로 발령받아 내가 근무하는 곳으로 왔다.
기세등등하게 설치는 꼬라지가 자못 휘황찬란 했는데 이잉간 법정구속되어 깜빵에서 지금 수도중이다. - 부정부패에 연루되어서 말이다
당초에 도청 건설도시국장할때부터 운보 김기창화백의 수천만원짜리 그림을 상납받는등 통도 크고 과감함이 대단한 사나이 였는데, 고향에 군수로 내려왔으니 그 험악함이 어떠했겠는가? 불문가지다.
내가 근무하던 도시과 도시계는 과장이 내보다 열한살 많은 하동사람이고, 계장은 열 살많고 지역사람이라서 두사람간 상당한 알력이 있었다.
일 예를 들자면 시민이 토지형질변경허가를 신청하고 도시과로 들어와서 과장에게 인사를 먼저하면 도시계장이 서류를 쳐다보지도 않고 반려시켜라고 성질을 버럭내는 그런 형국이다. 물론 과장이야 속으로는 싫겠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이것이 객지사람 공무원의 슬픔이 아니겠는가?
5급 사무관도 괄세 당하는데 하물며 소숫점 이하 하위직이야 일러 무삼하리오.
전편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구급 시보도 안떨어진 사람을 방재계 차석으로 앉히면서 8급 고참은 도시계 4석으로 있어야 하는 그런 인사행정이라면 굳이 인사기준이 있을 이유가 없지 않느냔 말이지.
오늘 이야기는 당연 토지형질변경 이야기이다.
한 할머니가 자기 과수원에 농가주택을 지을려고 토지형질변경 허가 신청을 냈다.
이 눈치없는? 할머니가 사무실내 사정을 어케 알건노? 고마 서류를 들고 과장한테 덜렁 들고 간기라. 그러니 계장 예의 심뽀 고약한 반계장이 생각하기에는 아 이 할머니는 과장과 친분이 있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과장이 친절하게 응대하고 서류를 받아서 나를 부르더니 접수하고 처리를 하라고 그러데...
민원실에 접수후 서류를 가지고 올라오니 과장과 할머니는 간곳이 없고 반계장이 도끼눈을 해가지고 서류는 보도 안하고 반려 시켜 버리라고 목에 힘주면서 눈알을 부라렸다.
소수점이하 쫄때기가 무슨 할말이 있겠노? 고마 반려서류 기안해서 결재받고 반려시켰지 -이거는 과장 전결사항 -.
이 할머니 속사정을 좀 들어보소. 아들이 안기부에 좀 높은자리에 있었는데 부모가 집이 다 허물어지는 허름한 집에 사는게 안타까워 돈을 모아서 자기과수원에 스무두평 농가주택 짓겠다고 - 도시계획구역내 자연녹지이므로 도시계획법이 우선이고 토지형질변경사항이다 - 서류를 꾸미긴 꾸몄는데 좀 엉성하긴 했다.
그러고 두 번을 더 반려시키게 되었는데, 내가 보기엔 좀 안타까운면이 있었고, 반계장이 마음을 풀면 아무 문제도 안되는 것을 트집잡는 것이 못내 못마땅했다. 그래서 할머니에게 살짝 서류심사가 통과될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고 그 방법대로 서류를 꾸며오라고 당부했다.
몇일뒤 새로 서류가 접수되었는데(사실 내가 당부할 때 사무실 오지말고 바로 민원실에 접수하고 가시라고 이야기 했지롱) 반계장이 한번보자고 하더니 입맛만 쩝쩝 다시는 것이었다.
속으로 내심 고소했지. 니가 아무리 심뽀를 고약하게 쓰고 틀어도 다 내손아귀에 있소이다 알건냐? 뭐 이런 마음이 그때 내게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반계장의 입에서 어문소리가 튀어나오는 것이었다. "흥 이런다고 허가가 날줄아나!!!" 무시기 이런놈이 다인노? 과장하고 일면식도 없는 할머니가 서류들고 과장 먼저 찾아갔다고 허가 안해준다니. 이거 완전히 개색히로고....
사실 뒤에 들은 아야기 인데 할머니가 과장한테 한 이야기는 별거 아니고 그저 평범한 인사였고, 안기부 고위직에 있던 그 아들이 어머니 집을 하나 지어주고 싶은데 법적 하자 없으면 허가해 주었으면 한다는 정중한 부탁을 과장에게 한 터였다. 그러니 과장으로서야 반갑게 맞이하고 친절하게 해주는게 정당한 거였고,
그 모습을 곁눈으로 사시로 보던 계장의 입장에서 보면 신경질이 머리 끝까지 뻗친 거였다.
뒤에 반계장이 없는 술자리에서 과장이 푸념으로 이러더라고, 고마 허가해주면 좋은소리 들을건데 별거 아닌거 가지고 세 번씩이나 반려시키는 그 심뽀 가지고는 과장 달기 어려울 것이라고....
그 뒤 돈문제가 붉어져서 고향에서 못있고 이리 저리 쫒겨 다니다가 정치적으로 놀아서 과장달고 자기 고향에서 실세로 논다는 소리를 들으니, 지방 자치제 잘못한거라는 생각이......
아니지, 그래도 지자제는 잘한거고 논공행상하는 군수놈이 더런놈이지.
각설하고 요즘도 이런 인간 있는지 세상 대명천지에 공고하고 접수받아보고 싶다. 좌우지간 십 수년전 섬동네는 그런 행정이 버젓이 횡횡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처음 반계장의 악담이 무슨 소린지 모르고 기안하여 결재를 올렸더니 순순히 결재를 해 주더라고, 과장이야 별말없이 결재해주고, 부군수는 어차피 바지부사장이니 그냥 싸인해주데,
그 다음이 문제라... 군수, 도청에 그 잘난 건설도시국장출신 군수가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었다. - 아마 반계장이 무슨 이야기를 군수한테 쪼서박 거린게 분명하였다.
택도 아닌 이유를 가지고 티를 잡으면서 서류를 훽 집어 던지는데,
나도 집에서는 사랑받는 아들이고 내딴에는 4년제 국립대학도 나왔고 세상에 나쁜짓 해본적도 없이 바르게만 살아왔는데 니가 감히 군수라고하여 법도 어기고 횡포를 부리며 내한테 서류를 집어던져!!!!
너 임자 만났다. 오늘 내캉 한판붙자.. 그런 생각이 울컥 올라오더라고. 그래서 바닥에 버려진 서류를 집어들고 뒤로 물러서 있으니까 전부 결재를 받고 다 나가데.
다 나가고 난 다음에 힐끗 보더니만 왜 안가고 있느냐고 왕짜증을 내길래, 내가 그랬지
"아 무슨 사유를 알아야 반려고 자시고 하지 법적으로 아무 문제없는 것을 군수가 반려하라고 한다고 담당자가 반려합니까?"
잘나가는 존심 졸라 쎈 군수가 생각하기에 어처구니가 없었던지 서류 다시 가지고 오라고 하데, 그래서 서류 갖다 주었지..
그랬더니 스케일-설계도면에 그려진 축적을 가지고 거리를 알아보는 세모꼴의 자-을 빼더니만 도면의 이곳 저곳을 재어 보는 것이었다. 세상에.
6급 계장도 아니고 군수가 스케일 빼서 치수를 재는 경우는 듣도보도 생각도 못하던 경우였다. 일단 치수가 전부 정확하자 이번에는 설계내역서로 돌아가서 계산기를 꺼내서 전부 검산을 하는 것이었다. 나 미쵸... 이거는 8급 서기가 하는 일이고 내가 미리 전부 검토하여 이상이 없었음을 확인하여 결재를 올리는데 이기 군수가 할 일이 아니자나?
당근 설계내역서도 무사통과, 이제부터 법리로 돌아가서 한시간을 검토하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도시계획법 가져와!!! 이러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도시계획법이 아니라 "토지의 형질변경등 행위허가기준에 관한 법률"말씀입니까? 되물었더니 힐끗 쳐다보면서 약간 짜증섞인 목소리로 그래!! 그러더라고,
사무실에 법령을 가지러 갔더만 결재갔던 직원이 함흥차사에 강원도 포수가되어 오지를 않자 전부 궁금해 하던차에 군수가 법령집 가지고 오란다고 아야기 하니 무슨 일인지 모두 궁금해 하더라고.
그리고 청내에 소문이 돌길 산골촌놈하고 바닷가 군수넘하고 한판하고 있다고.ㅋㅋㅋ
일단 법령집을 가지고 군수방에 가서 관련 법 조항을 펼쳐보여 주었더니 일일이 시비를 거는데 상당히 예리하고 시비거리가 되는 조항을 들먹이더라. 그때마다 내가 적절한 답변과 함께 전일 군수가 허가해 주었던 어디어디 허가건과 비교하여 별로 위중한 조건이 아니며 허가가능하고 반려시 형평성 위반이라고 적시하여 주었다.
한 삼십분 가량을 툭탁이다가 법리론쟁으로는 도저히 이길 가망이 없게되자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 씩씩거리면서 싸인을 퐈악 거칠게 해주데.
그길로 내가 승리한거지. 사실 난 좀 못된면이 있는지 그 광경을 제3자의 입장에서 즐기고 있었던 것 같아.
결재서류를 챙겨서 뒤돌아 나오는데 신경질이 머리 끝까지 뻗친 목소리로 비서를 고함쳐 부르는 것이었다.
"야 인자부터 소숫점 이하는 결재 들어오지 마라"
주: 소숫점 이하란 6급 계장 이하 7,8,9급 하위직을 이야기하는 공무원의 은어다. 공무원 조직은 6급 주사를 달아야 인간(=정수)이 되고 그 이하는 인간이 아닌 그저 시키면 시키는데로 일하고 밥벌어 먹는 노예에 불과하다. 이것이 공무원노조가 만들어 지기전 고위직 잘난넘들의 기본적인 사고였던 것이다. 끝.
첫댓글 촌동네 소소한 자기집 지어 사는것 까지 시비붙는 행정이라면 대규모 단지 아파트나 리조트같은 것은 엄청난 규모의 뒷돈이 오가는 것은 검찰 경찰 안기부만 모르고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안다.ㅋㅋㅋ 신도시나 새만금이나 가덕신항만이나 올림픽 월드컵 청계천... 대규모 세금으로 하는 국책사업은 전부 뒷돈이 기본이여... 그러니 건교부 고위직치고 가난뱅이가 없지 평생 월급 한푼 안쓰고 고스란히 모아서 재테크해도 이해가 안가는 재산축적이 다 그런거 아니겠어요? 이것 감시하고 막을수 있는 시스템이 내부자 개혁세력인 공무원노조인데 시민사회는 공무원+노동조합 이러면 전부 경기를 하니 참 문제중에 문제입니다.
재미있군요. 사실 현실적인 문제라 생각됩니다. "소수점 이하는 결재 들어오지마라"는 말은 맞습니다. 7,8,9급은 6급이 6급은 5급이 5급은 4급이....이런 순서로 체계있는 결재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하위직원의 결재까지 시장군수가 일일이 받는다는것은 여러가지 낭비요인이지요. 물론 5,6급이 비전문가인 경우가 많아 문제지요. 가령 행정직이 토목,건축 등 전문분야의 자리에 있다보니 까막눈이 되어 남는 시간에 게임이나 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하위직이 시장군수 결재받아야지요.
지금은 전자결재 시스템이 도입되어 대면결재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낭비적인 요인은 많이 줄었지만 업무의사소통이 잘 안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보다 공문 남발현상이 있고요. 대면을 안하기 때문에 일단 공문을 생산하여 날려놓으면 결재되면 시행하고 안되면 그만두는 그런 형태라고나 할까요. 대면결재는 대면결재대로 전자결재는 전자결재대로 상당히 문제점이 있습니다. 어떠한 제도가 도입되던간에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이 올바는 사람이 아니라면 항상 문제가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공무원노조도 올바른사람이 만들어 운영하면 문제가 없습니다만 어용이 발호하면 그길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