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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07&no=442520
그 원인에 대해 언론이 이모저모 이야기를 했지만, 내가 볼 때는 핵심은 피한 것 같다.
우선 언론이 지적한 우수인재의 기준이 틀렸다. "외국에 나가 박사학위를 받고 뛰어난 실력을 키운 인재들이 굳이 국내에 들어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는 부분에서 외국에서 공부한 박사들이 실력이 뛰어나다는 말인데, 내가 보기에는 공부를 어디서 했느냐를 따지는 것은 구태를 벗지 못한 판단 기준이다. 여전히 이 사회에 팽배한 학벌 우선 주의의 단면이다.
둘째, 서울대 공대 학장의 말로는 "국내 대학은 교수가 일단 채용되면 동일한 연봉과 정년을 보장받고 연구비를 나눠 갖는 관행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 교수도 글로벌마켓이라 경쟁을 해야 하는데, 능력에 관계없이 똑같은 대우를 해서는 쓸 만한 인재가 몰릴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인식은 10년전 IMF 무렵 소위 "세계화(globalization)"와 무한경쟁을 운운하던 시기의 사고 방식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것같다. 서울대의 문제, 나아가 한국 대학의 문제는 그것이 아니라 간단히 말해서 교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국식으로 정년보장(tenure)을 엄격하게 평가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교수 임용이 쉽지 않다. 허접한 사람을 뽑아 놓으면 오랜 동안 골치가 아프기 때문이다. 교수의 능력에 따라서 연봉과 연구비를 차등지급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뭔가 어설픈 경영 마인드이다. 학문의 특성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기준이 있겠는가? 가령 반도체나 생명공학 논문은 많이 쓸 수 있지만, 조선공학이나 자동차공학에서 논문을 하나 쓰는 것 정말 힘든 일일 것이다.
이 점에서 서울 공대 학장님은 카이스트 총장님의 인재 판별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남표 총장님은 두 가지 부류의 인재를 교수로 채용하고자 한다. 바로 수퍼 테크니션과 창조력이 강한 기초연구자이다. 이에 비해, 서울대는 전체적으로 교수 자격 판단 기준이 "수퍼 테크니션+모범생"이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절대로 서울대 교수가 되지 못하고, 사파 무공으로 단련된 뉴턴이나 아인시타인도 절대 서울대 교수가 되지 못한다.
언론에서는 물리천문학부에서 생물물리학(biophysics) 교수 공채를 실패하고 특채를 한 것을 언급하고 있다. 사실 현명한 대학원생들은 자기 교수가 하는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한다. 그래야 나중에 교수 자리라도 날 것이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님이 지적했듯이, 대를 이어 같은 학문을 하고 있으니 변화하는 학문의 조류에 적응하는 것은 기대할 수가 없다. 학생들이 생물물리학과 같은 접경 학문, 현재 메인스트림도 아니고 마이너러티의 설움을 겪을 게 뻔한 분야는 선택할 리가 없다. 그러니 당연히 교수를 뽑기 힘든 것이다. 진짜 서울대의 문제는 학제간의 높은 장벽과 학문적 세습체제에 있다. 세계를 혁신할 창조적 아이디어가 서울대 공대에서 나오려면 이것을 타파해야 한다.
또한 언론의 잘못된 견해는, 이공계 기피현상에 서울대 교수 채용 문제를 갖다 붙인 것이다. 고등학교 때 좋은 점수를 받아서 치대와 의대를 갔다고, 그 사람이 유능한 인재라고 단정할 수 있는가? 사실 서울대에 입학할 정도면 자기 소신을 갖고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내 전공 분야에서 세계 1위와 2위 대학에 가보았는데, 사실 똑똑한 것은 서울대 학생들이 부족함이 없었다. 서울대는 이러한 똑똑하고 장래가 창창한 젊은이들을 받아서 바보를 만들어서 내보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경영 마인드도 없고, 영어로 논문이건 프리젠테이션이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좋은 연구 프로젝트에 참가해서 실전을 제대로 연마한 인재가 바로 우수인재가 아닐까? 서울대는 이러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먼저 자문해 봐야지 남탓 세상탓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요약하면 세상에 서울대 교수가 될 인재들이 없는 것이 아니라, 서울대가 눈이 멀어서 그 인재를 못 알아 보고 있는 것이다. 박지성, 이명표, 김남일, 이을룡 등은 히딩크 이전에도 여전히 축구를 하고 있었지만, 빛을 보지 못하다가, 그들의 재능을 제대로 알아본 히딩크를 만나 재능의 꽃을 피웠다. 서울대에는 히딩크가 없는 것이다.
서울대가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은 수많은 사립대학과 지방 국립대 교수들과 학생들에게는 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학기에 겨우 두 과목 강의한다고 연구할 시간이 없다고 투덜대면, 한 학기에 다섯 강의를 해야 하는 지방대 교수들은 어떻게 느낄까? 언론 보도에 서울대 대학원생들의 실력이 학부생만도 못해서 과목 조교(TA)를 하는데 힘든 점이 있다고들 하는데, (그 구체적인 사실을 알고 있는 내가 볼 때는) 이것은 좀 과장이 있는 것 같다. 지방대 교수들은 그런 과목 조교도 하나 없이 강의를 맡고 있다. 서울대 대학원에는 원래 서울대 출신들이 진학했었다. 그들은 대부분 석사를 딴 다음 해외로 유학을 나갔다. 한 10년전부터 서울대 대학원의 절반 이상은 타대학 출신 학생들이 채우고 있다. 특히 IMF나 청년 실업이 늘어난 지난 10년간 돈이 되지 않는 학과는 서울대 출신 진학률이 대폭 감소했다. 또 학문을 계속하고자 하는 그 많은 서울대 출신자들은 죄다 해외로 나갔다. 왜냐면 서울대에서 국제 경쟁력이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고, 해외에서 박사를 따야 기존 교수들이 자기를 교수로 뽑아줄 테니깐. 그런데 그 교수를 뽑는 선배 교수들도 외국에서 학위를 딴 사람들이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학벌 카르텔이다.
서울대에서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에게 서울대 교수들은 별로 신경을 써주지 않는 것 같다. 교수라는 직업이 교육이 50%이고 자기 연구가 50%라고 본다면, 자기 연구할 시간이 없다고 투덜대는 서울대 교수들은 교육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칼텍처럼 과감하게 학부생 수를 줄여서 연구소 대학(Institute)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칼텍이나 MIT는 모두 이름부터 University가 아니라 Institute이다.) 그런데도 이공계 대학원의 학비는 전에 비해 아주 높아졌다.
학부형들은 여전히 서울대에 자기 자식들을 보내고 싶어하는데, 한 10년전부터 학생들이 하던 이야기는, 서울대는 이미 10년전쯤부터 공대는 이미 포항공대와 카이스트에게 선두를 내주었다는 것이다. 포항공대나 카이스트는 원래부터 응용과학을 연구한 것으로 안다. 그에 비해 순수과학을 하던 서울대 자연대도 지난 10년간 응용과학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공대와 치의대에 인력을 빼앗겼다는 식의 분석 결과를 내놓고 있는데, 그것 보다는 서울대의 구조적인 문제점 때문에 쇠락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국내 학계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해외 유학생들이 귀국하는 것은 바랄 수 없다. 선진국의 연구소와 대학은 정말 환상적이기 때문이다. "환상적"이라는 말은 과장이 섞인 표현이 아니다. 서울대는 정신 차리고 경영진단을 받던지 개혁을 해야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근데 학생들에게서는 10년전쯤부터 카이스트와 포항공대에 선두를 내주었다는 근거가 뭐냐?? 과학고생들을 비롯한 우수한 학생들은 그당시에도 서울대에 다들 들어갔는데..대체 근거가 뭐냐?? 그렇다고 포항,카이에서 뭐 성과 나온것도 없잖아.. 최근에 나온 성과들도 죄다 설공졸업한 카이,포공교수들이 성과를 내는거더만..10년전? 그럼 1997학년도?? 그때 서울공대와 포항공대는 입시점수가 큰 차이났던건 아냐?? 서울대는 그당시 가뜩이나 특목고생들에게 비교내신을 줘가지고 과학고에서 150명씩 서울대 가고 그랬지.. 서울대 못가는애들이 카이스트나 포공가고.. 그땐 연세대공대 일부학과와 포항공대 학과들이 점수대가 겹치던 시대
학생들 입장에서 그런 생각 했다면 왜 서울대에 기어들 가겠냐? 우리 큰누나도 한성과학고 나오구 서울대 공대에 98학번으로 갔는데.. 한성과학고에서 당시에 비교내신받고 무려 3분의2넘게 서울대 갔다.. 나머지 하위권 찌질이들이 카이스트 쿼터 받고 가고... 그리고 다음해에 같은 아파트에 살고 우리 누나랑 너무나 친한 한성과학고 후배인 오승은 누나가 수능 최초 만점 받으면서 서울대 물리학과 가고..그해에 한성과학고 2등 졸업하고 수능도 전국 차석한 형철이 형이 서울대 공대 가고..수석 차석이며 상위 10%이내 전부 서울대 갔자나.. 서울대 비교내신 폐지한 99년이후부터 갑자기 카이스트에 반이상씩 가기 시작했지..
에휴 난 이거 잘 모르겠다 - -;,,걱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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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 오승은누나 지금 MIT에 있어.. 울 큰누나 예전 미국에 잠깐 갔을때 미국서 만났다더라 ㅎㅎ MIT에서 생물리학인가?? 그거 박사학위 받는중이라던데..
일단 이 글의 저자는 현 천문우주과학연구소에 계시며 학계의 영향력은 무지 큼을 밝힌다. 그리고 글 중간만 읽고 내려와서 뭐라뭐라 하기엔 좀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