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 주 전 유근피와 천화분을 건강원에서 빻았다.
이제 삼실에 난로필 일도 없구 남은 걸 어찌할까 하다가 이렇게 한 것이다.
천화분은 색깔이 백옥처럼 희다.
유근피는 껍질은 갈색인 데 빻아놓구 보니 천화분 같지는 않지만 약간 갈색이 도는 것이 이쁘다.
어쩔까 하다가 지인에게 한 병 줬다.
주고는 아차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거 부작용이 나면 안 준 것 만 못하지 싶다.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한 숟가락 입에 퍼 넣고 정수기물로 넘겼다.
이 거 자를 때도 이상한 냄새가 나더니 역시 마찬가지다.
이튼날 새벽부터 신호가 온다.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지더니 연신 들락날락 정신이 없다.
어찌나 쎄게 쏟아내는 지 잘하면 내가 미사일이 돼서 천정 뚫고 하늘로 솟구치지 싶다.
'아이구야! 뱜바우 죽네~~~~'
얼른 지인에게 카톡을 넣었다.
먹지 말라구~~~~~~~
화장실을 몇 번 들락거렸더니 온 몸에 힘이 다 빠져나간 것 같다.
머리는 띵하고 입에서는 생콩을 먹은 것처럼 아주 역겨운 냄새가 난다.
토요일, 시골에 가기로 작정했으니 시원찮은 몸을 이끌고 일찌감치 나섰다.
고향에서 한우를 기르는 친구의 거름탕에서 거름을 실러 갔다.
"친구야 거름 훔치러 왔다야!"
"응, 훔쳐가 ~~~~~"
"많이 훔쳐갈께, 고마워~~~~"
"응~~~~"
미리 파논 호박구덩이에 거름을 넣고 감나무,매실나무에도 거름을 넣었다.
시골집으로 갔다.
'애증의 시골집~~~~'
저 전 주에 와서 청소하면서 수도계량기를 보니 사람도 없는 데 뱅글뱅글 잘도 돈다.
어디서 샌다는 신호다.
지하실 입구도 파보구~~~~
마당에 수도대가 의심스럽다.
흙을 파고 수도대 메인 밸브를 여니 수도꼭지에도 물이 나오구 수도대 밑에있는 동파방지용 구멍에서도 물이 뿜어져나온다.
수도전메인밸브를 닫고 건물직전의 밸브를 막고 다시 계량기를 열었다.
돌아간다.
답이 나왔다.
"수도대자체 누수,수도대와 건물직전간의 배관에서 누수~~"
철물점에서 수도전과 엑셀 한 타를 사가지고 왔다.
수도전을 분리하고 새 것으로 바꿨다.
허나 여기까지가 한계다.
몸이 가라앉아 힘이 없다.
대충 마무리하고 매설된 파이프교체는 다음으로 미뤘다.
싸가지고 간 점심도 그냥 집으로 가져오구 대낮부터 침대에 누어 시체놀이 했다.
입에서는 생콩씹은 냄새가 가시질 않는다.
뭘 먹을 수가 없다.
저녘도 굶고 ~~~~~~~~
이튼날, 간신히 라면 끓여서 요기하고 산으로 향했다.
아무리 컨디션이 다운돼도 움직여야지 시체놀이는 못하겠다.
설사는 먹은 게 없고 지사제 먹었더니 그쳤는 데 다리에 힘이 없다.
평소에는 한 번 움직이면 목표점 까지 쉼이 없었는 데 ~~
얼마 걷다가 철퍼덕, 앉아서 숨돌리고 다시 철퍼덕~~
눈도 쾡하니 뭐 제대로 보일리가 없다.
하릴없이 기웃거리다가 포기하고 되집어 왔다.
차가 있는 곳에 다 와 갈 무렵 나뭇가지에 씨방이 보인다.
그래도 이 걸 보니 기운이 솓는다.
경사면이고 마사라 흙파기는 그만이다.
손으로 슥슥 헤쳐내니 금방 뇌두가 드러난다.
뇌두에서 두줄기로 갈라졌다.
한 줄기는 굵어지는 가 싶더니 금방 가늘어진다.
길게 이어지던 뿌리는 다시 몸집을 불렸다.
또 한 한 줄기는 금방 끝이났다.
큼직한 알통이 드러나나 싶더니 끝이다.
뒷면을 보니 시꺼멓게 파여져 있다.
알속은 모두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았다.
아마도 충해를 입은 거 같다.
'이 놈의 굼벵이 시키!!!!!!!!'
이 거 먹은 굼벵이 잡아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지싶다.
서둘러 집으로 왔다.
달아보니 200그람정도 되는 거 같다.
길이는 80센티정도 된다.
대낮부터 거피를 했다.
볼 수록 아깝다.
충해만 입지 않았다면
300그람대는 되지 않았을까?
장롱손잡이에 걸어놓구 한방 찰칵~~~
베란다를 뒤져보니 24호병이 있다.
몸매가 빈약해보여두 할 수 없다.
따로 병을 사기도 그렇고 귀찮고~~~~~~~~~~
이틀동안 천화분 마루타가 돼서 생고생을 했다.
몸으로 체험한 것이니 평생 잊지 않을 거 같다.
좀 더 심사숙고 했어야 했는 데 말이다.
'만약에 지인이 먹고 탈이 났다면 ~~~~~~
요즘 한창 갱년기증상으로 힘겨워하는 마누라가 먹고 탈이 났더라면~~~'
내 약초산행도 종을 치는 거 아녀??????
그러면 뱜바우가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뱜은 산에 있을 때 젤루 행복한 것인 디 동물원의 뱜마냥 갇혀서 살아야 한단 말씀~~~~~~~~~~
그러면 완존히 미춰 가지고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갈 지도 모르것네~~~~~'
하는 아찔한 생각을 한다.
다시는 이런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겠다.
가루를 내지 말고 두었다가 차로 끓여먹을 걸~~~~~
이 거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고민 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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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분말은 1회 티스푼하나가 적당하구요
천화분은 법제를 하셧더라면 조을것을
양은 맞는 거 같은 데 법제하는 법을 몰라서 생재를 말려 가루내 먹었더니 탈이 났습니다.
껍질은 그대로 썰어서 말렸구여~~~
법제하는 법 아시면 간단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열처리를 안해서 그런가요???
재미나게 쓰셨네요..그나마 다행 입니다..^^늘 안산 하세요..^^
감사합니다.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다고 제가 제무덤을 팠던 거 같습니다.
이제 정상으로 돌아오구 있네요.
건강하세요.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당한 것 보다 낫네요.
다시는 잊지 않을 거 같습니다.
건강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