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섬의 눈썹달
서동애 글 | 김유진 그림 | 글라이더 펴냄
값 13,000원 | 2022년 9월 20일 발행 | 176쪽 | 어린이 문학
신국판 변형 (150×210) | ISBN: 979-11-7041-110-9 (73810)
한센인들의 고통과 눈물로 만들어진 섬, 소록도
우리나라의 남쪽 고흥반도 끝에는 작은 사슴을 닮은 예쁜 섬, 소록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나무숲에서는 사슴이 뛰어놀고, 파도 소리가 정겨운 작은 섬이지요. 그러나 세상이 이 섬의 아름다움을 알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바로 소록도에 숨겨진 역사 때문이지요. 이 섬은 한센병을 앓고 있던 환자들이 갇혀 살던 곳입니다. 지금은 사라진 병이지만, 한센인들은 수모와 차별을 견디며 소록도에서 모진 삶을 이어 왔습니다.
한센인들은 왜 사람들과 어울려 살지 못하고 작은 섬에 모여 살아야 했을까요? 한센병은 ‘나균’에 의해 감염되는 만성 피부병입니다. 가장 오래된 질병으로도 알려진 한센병을 관리한다는 목적으로, 1916년 일제는 소록도에 자혜의원을 세웁니다. 그리고 이곳에 한센인들을 강제 격리합니다. 한센인들은 억지로 고향을 떠나 가족들과 생이별하는 것도 모자라, 고통스러운 노동과 치욕스러운 불임 수술도 견뎌야 했습니다. 그들의 애달픈 삶은 1990년대까지 이어졌습니다.
《사슴섬의 눈썹달》은 절망과 비탄에 빠진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묵묵히 걸어간 한센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하늘이 내린 벌’이라는 고약한 편견 속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최선을 다해 살아 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한 어조로 엮어 냈습니다. 비참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지켜 낸 단단한 용기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작은 응원이 되어 줄 것입니다.
▞ 줄거리
소록도에서 태어난 성탄이는 엄마 아빠의 얼굴을 보러 ‘수탄장’에 갈 채비를 합니다. 가기 싫다며 울며 보채는 동생 달희를 업고 말이지요. 성탄이와 달희의 엄마 아빠는 한센병을 앓고 있습니다. 소록도에서는 행여나 아이에게 감염이 될까 봐 부모와 아이가 떨어져 지냅니다. 그렇게 서로 그리워만 하다가 한 달에 딱 한 번 수탄장에서 만나는 것이지요. 부모들은 진물이 흐르는 얼굴을 하얀 수건으로 감싸고, 뭉그러진 손을 동여매고, 아이들을 보러 새벽부터 달려 나옵니다. 큰길을 사이에 두고 애타게 서로를 부르며 흐느껴 울 뿐이지만요.
성탄이와 달희의 부모님은 이곳 소록도에서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렸지만, 한센병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모두 보육소에 맡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엄마는 맏이인 성탄에게 무거운 짐을 지웠다며 마음 아파하고, 성탄이는 제멋대로인 달희 때문에 학교에도 가지 못하는 상황에 짜증이 납니다. 동생을 돌보려고 학교까지 그만둔 성탄이는 달희를 겨우 달래 수탄장에 데리고 가지만 엄마는 보이지 않습니다. 동생을 왜 낳아서 학교에도 못 가게 하냐며 짜증을 부렸던 지난날이 떠오르는 성탄이. 보육소에서 의지하며 지내는 순임이 누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성탄이는 소록도에 한센인들이 모여 살게 된 진짜 이유를 듣게 됩니다.
▞ 출판사 서평
아름다운 풍광 너머 숨겨진 한센인의 기쁨과 슬픔
지금은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소록도, 이곳에는 아픈 역사가 서려 있습니다. 한센병을 앓는다는 이유로 세상과 격리되어 평생을 섬에서만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모진 차별과 억압에도 한센인들은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 삶을 꾸려 왔습니다. 그러나 차별은 한센인에게만 향하지 않았습니다. 따가운 시선은 가족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졌고, 그 굴레는 평생을 가도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삶을 바쳐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이들이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파란 눈의 천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한센인들의 진정한 가족이 되어 주었습니다. 아픈 이들을 돕는 데에 43년을 쏟은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나이 든 자신들이 짐이 된다는 이유로 여행 가방 하나만 든 채 고국으로 떠났습니다. 고통 속에서 아름다움이 더 빛나듯이, 그들의 선의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 저자 소개
글 | 서동애
1955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 청소년 교육학을 전공했으며, 오랜 기간 서울시 아동복지교사로 근무했습니다. 《나비별이 된 엄마》로 한국 아동문학회 신인상을 받으며 동화 작가가 되었고, 근로자문화예술제에서 문학 동화부분 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전남문화관광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에세이집 《오동꽃 소녀》, 시집 《백리향 연가》, 동화 《노란 종이배》, 그림 동화 《단물이 내리는 정자》 등이 있으며, 그림동화 《내가 할래》와 《문학상 수상작가들의 단편동화 읽기》 등 다수의 공저가 있습니다.
그림 | 김유진
대학에서 경영학과 시각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우연히 듣게된 발상과 표현이라는 수업을 통해 머리속의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것에 재미를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미국에 거주하며 아이 둘을 양육하고 있는데, 제게 어떤 경력보다도 엄마라는 이름의 경력은 저를 표현함에 빠질수 없는 요소라는 생각이듭니다. 사슴섬의 아이들, 성탄이와 달희의 이야기를 그릴때도 엄마가 아이들을 돌보는 마음으로 그려나갔습니다. 아픔의 시절을 지나 성탄이와 달희가 새로운 희망이 빛이 되는 여정을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 차례
작가의 말
1. 떼쟁이 달희
2. 순임이 누나
3. 난 엄마가 싫어요
4. 엄마 마음 달희 마음
5. 행복의 차이
6. 달님과 엄마 눈썹
7. 꽃목걸이
8. 아빠 이야기
9.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병
10. 외톨이
11. 영원한 이별
12. 환자도 사람이야
13. 첫 아이
14. 성탄이의 이야기
15. 파란 눈의 두 천사
16. 눈이 되고 다리가 되고
17. 떠나는 사람들
18. 소록도의 눈썹달
부록: 사진으로 보는 소록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