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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언론 보도가 많은 시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울산 동구가 2026년 본예산에서 공무원 인건비를 12개월이 아닌 10개월분만 편성하고, 부족한 예산은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내용이었다. 공무원 인건비는 지방자치단체 운영의 가장 기본적인 필수경비다. 이마저 본예산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은 단순한 예산 편성의 문제가 아니라 동구 재정이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했음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다.
동구의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복지예산 비중은 61.79%에 이르고, 1만 명이 넘는 외국인 주민 증가로 교육·복지·행정 수요도 크게 늘었다. 대부분 법적으로 줄이기 어려운 의무지출이다. 여기에 신규 시설과 각종 사업이 늘어나면서 운영비와 유지관리비 같은 경상적 지출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동구는 경상적 지출을 전면 재점검하고 사업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노력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재정 구조 자체의 한계가 너무 크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광역·기초 지자체 간 재정 배분 구조다. 교부세와 조정교부금은 서로 다른 제도다. 교부세는 국가가 지방재정의 불균형을 보완하기 위해 지원하는 재원이고, 조정교부금은 광역자치단체가 자체 세수의 일부를 기초자치단체에 재배분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초자치단체의 재정 안정은 울산시의 재정정책과 직결된다.
울산시는 최근 2년 연속 역대 최대 규모의 보통교부세를 확보했다. 이는 울산시의 노력으로 이뤄낸 값진 성과이며 충분히 그렇게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 성과가 구·군의 재정 안정으로 얼마나 이어지고 있는지는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울산시의 재정 여력은 커졌는데 기초자치단체는 공무원 인건비조차 본예산에 모두 편성하지 못하는 현실이라면, 재정 배분 구조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더욱이 울산시의 조정교부금 교부율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은 22.6%, 부산은 23%, 대구는 22.29%, 광주는 23.9%, 대전은 23% 수준인 반면 울산은 20%에 머물러 있다. 초고령사회와 통합돌봄, 외국인 주민 증가, 지역소멸 대응 등 행정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조정교부금 제도는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만약 울산시가 조정교부금 교부율을 현행 20%에서 23%로 상향한다면, 현재의 보통세 규모를 기준으로 5개 구·군 전체에 연간 약 451억 원의 추가 재원이 마련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배분액은 법정 산식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렇게 되면 동구도 연간 약 87억 원 안팎의 추가 재정 여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공무원 인건비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것은 물론 도로 유지관리, 주민숙원사업, 생활 SOC, 복지 매칭사업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되는 분야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규모다.
이 문제는 결코 동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구와 남구, 북구 역시 고령화와 복지 확대, 지역경제 침체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동구는 가장 먼저 재정 한계를 드러냈을 뿐이다. 지금의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같은 어려움은 다른 구·군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울산시는 그동안 국가를 향해 "울산이 국가경제에 기여한 만큼 더 많은 교부세를 지원해야 한다"고 꾸준히 요구해 왔고, 실제로 역대 최대 규모의 보통교부세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는 그 철학을 울산시 내부에도 적용해야 한다.
조정교부금은 시혜가 아니다. 지방자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재정 안전장치다. 국가가 울산을 도왔듯 이제는 울산도 구·군을 도와야 한다. 조정교부금의 현실화는 특정 지역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울산 전체의 균형발전과 지속 가능한 지방자치를 위한 투자이며, 시민 모두를 위한 미래에 대한 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