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탐험가 아문센의 전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아문센은 훗날 극지 탐험에 대비하려고 노르웨이의 추운 겨울밤에도 일부러 창문을 열어 놓고 자곤 했다는 대목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가 어릴 때부터 이렇게 철저히 준비했기에, 최초로 남극에 도달한 인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가 어머니 심부름 갈 때에 늘 뛰어다닌 것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입니다. 유년 시절에 읽었던 이런 위인들의 전기는 제가 가난한 환경에도 위축되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어려움들을 헤쳐나가게 했습니다. 한 편 아래 본문은 우리 인생의 궤적들이 사람들의 평가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뜻에도 부합했는지 판단받을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의 삶이 주님의 뜻의 성취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것은 훗날의 후회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주님, 우리의 하나님,
주님은 영광과 존귀와 능력을 받으실 자격이 있으십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셨고,
주님의 뜻에 따라 만물이 존재하며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계 4:11).
솔직히 과거에 ‘개역 성경’으로 읽을 때는 위 본문을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이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를 ‘존재하고’로 바꾼 번역은 제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참고로 ‘흠정역’, ‘공동 번역’도 위와 같이 번역했고, ‘NKJV’ 등 여러 영어 번역들도 ‘they existed’라고 번역했습니다. 특히 ‘NIV’는 해당 부분을 ‘have their being’이라고 하여 그 의미를 더 선명히 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주님의 뜻에 따라 만물이 존재하며 창조되었다’는 위 본문 말씀을 깊이 묵상하는 중에 제 안에 떠오른 단상들입니다.
하나님: ‘우리의 하나님’은 그분을 표현하고, 그분을 위해 통치하도록 그분의 형상과 모양대로 사람(혹은 인류)을 창조하셨습니다(창 1:26). 이와 관련하여 성경은 아담(예표)과 주 예수님(개인)과 주님의 몸인 교회(단체)와 새 예루살렘(교회의 완성)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분은 지금 “하나님의 집”(가족)인 교회가 이 땅에서 그분을 표현하고 만물을 통치해 주기를 갈망하고 계십니다(딤전 3:15, 엡 3:10).
주 예수님: ‘우리의 주님’은 말씀이 육체로 오신 하나님-사람이십니다. 그분은 이러한 육체 되심과 인생, 죽음, 부활, 승천, 생명 주시는 영이 되심이라는 과정을 거치셨고, 지금은 그분의 배필인 하나님-사람들과의 결혼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곧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 옷을 입은 신부를 예비하고 계십니다(계 19:7, 엡 5:26-27).
사탄: 타락한 천사장인 사탄은 하나님이 하시려는 일에 대하여 결과적으로 일종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즉 그는 1) 이 세상 통치자(임금)로서 온갖 대치물들로 사람들을 유혹하여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하고, 2) 밤낮으로 비난하여 낙심하게 하지만, 3) 사람이 많은 실패와 타락 후에 절망 중에 하나님을 찾게 만들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는 악한 본성을 따라 활동하지만 큰 틀에서는 그의 악역이 하나님의 경륜을 이루는데 일조합니다. 그러나 결국에 그는 불과 유황의 못에 던져질 것입니다(계 20:10).
만물: 하나님은 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사람보다 먼저 하늘들과 땅과 각종 생물을 창조하셨습니다. 그 후 이 만물은 1) 사람들의 생존과 주거환경이 되고, 2) 광대한 우주나 아름다운 들꽃들처럼 “하나님의 신성한 특성들”을 표현하여 하나님의 존재를 알리고(롬 1:20), “부름 받은 사람들”이 각종 환경을 통해 변화받도록 협력합니다(롬 8:28). 또한 만물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속히 영광의 자유에 이르러서 자신들도 인간 타락의 후유증인 “썩음의 노예 상태”에서 “해방”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21절).
사람들: 옛말에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했습니다. 이미 지난 인류 역사 동안 수많은 영웅호걸들과 위인들이 이름들이 남겨졌지만 그것은 엄밀히 말하면 다 옛 창조의 영역입니다. 시편 기자는 (천연적으로) “존귀한 사람”도 그분께는 “거짓에 지나지 않고”(a lie) 그분의 저울 위에서는 “입김(vapor) 보다 가벼울” 뿐이라고 말합니다(시 62:9). 무엇보다 종말에는 이 땅과 하늘이 다 사라지고, 새 하늘과 새 땅이 있게 될 것입니다(계 21:2).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은 오직 ‘새사람’(엡 2:15)과 ‘새 창조물’(고후 5:17)인 ‘그분의 집’(권속)과 ‘그리스도의 신부’에만 가치를 부여하실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만물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통하여” 그분께 “이르도록” 창조되었습니다(골 1:16). 그러므로 우리는 이 만물의 중심이신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을 영접하여 체험하고, 누리고, 그분으로 충만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현재의 삶의 목표와 방향을 조율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분과 깊이 하나 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저는 언제부터인가 ‘주님, 당신은 저의 생명과 인격이시고, 저의 모든 것이십니다.’라고 깊은 속에서부터 고백하게 되었습니다(골 3:4, 11).
오 주 예수님, 당신의 뜻에 따라 만물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사는 동안 당신을 생명으로 얻고 더 풍성히 얻어서
주님 자신으로 충만한 존재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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