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자체브랜드 '요리하다' 팝업 10분 만에 조리해 판매
"이 가격에 이 정도 맛이면 훌륭하네요." 유명 맛집들이 모여있는 성수동 골목의 한 레스토랑. 메뉴판에는 스피니치 그릴드 머시룸 피자 5천990원, 포르치니 트러플 라비올리 3천990원, 뽀모도로 파스타 2천990원 등 웬만한 분식집보다 저렴한 가격이 적혀있었다.
지난 13일에 찾은 이곳은 롯데마트가 연 팝업스토어다. 롯데마트 가정간편식 자체브랜드(PB) '요리하다'를 알리기 위해 지난달 30일 열었다.
오는 26일까지 운영되는 팝업스토어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콘셉트로 꾸며졌다. 나무 소재로 인테리어 된 아기자기한 포스터가 걸려 있고, 식탁은 빨간 체크무늬 식탁보로 덮여 있다.
오전 11시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테이블이 찼다. 직장 동료 세 명과 '혼밥'(혼자 밥 먹기)하는 손님 한 명이었다. 직장 동료들은 음식을 맛보면서 "오" 하면서 감탄하거나 "맛있는데?"라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맛을 보기 위해 라비올리, 파스타, 피자를 골고루 시켜봤다. 주문한 지 10분도 안 돼 만두처럼 반죽 안에 속을 채워 넣은 라비올리가 나왔고, 파스타와 피자도 곧이어 완성됐다. 그도 그럴 것이 라비올리는 냉동상태 그대로 끓는 물에 3분, 파스타는 전자레인지에 5분 각각 넣고 빼면 요리가 된다. 피자는 에어프라이어에 4분 조리하면 끝이다.
20대 대학생 아들 둘과 팝업스토어를 찾은 송파구에 사는 주부 한수연(53)씨는 식사를 마치고 나가면서 라비올리와 파스타를 2개씩 구매했다.
한 씨는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었다"며 "제가 집에 없어도 아들들이 쉽게 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제품을 샀는데 앞으로도 종종 찾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팝업스토어에서 판매된 피자와 파스타 등 13종은 올해 출시한 신제품들이다. 이 중 피자 2종과 라비올리 2종은 본토 맛을 살리기 위해 이탈리아 생산공장에서 직접 제조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물론 호텔이나 유명 맛집까지 가정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맛'에 공을 들인 것이다. 팝업스토어를 열고 지난 12일까지 2주간 방문한 고객들을 분석한 결과 5명 중 한 명꼴로 식사 후 '요리하다' 제품을 추가로 구매해 갔다.
요리하다'는 2015년 12일 처음 출시된 이후 2022년 10월 상품 콘셉트와 패키지 구성을 대대적으로 바꿔 재출시(리론칭)했다. 출시 첫해에는 죽순고추잡채, 상하이깐쇼새우 등 21종뿐이었지만 현재는 550여 종으로 늘어났다. 2021년에는 치킨 브랜드 처갓집과 협업한 처갓집양념치킨왕교자, 지난해에는 복날을 겨냥한 왕갈비탕을 선보이는 등 상품 구성을 다변화하고 있다.
상품 종류가 많아진 데다 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최근 5년간 매출도 꾸준히 신장했다. 최근 5년간 매출 증가율을 보면 2020년 15%에서 2021년 10%로 낮아졌다가 2022년 15%에서 지난해 20%로 높아졌다.
롯데마트는 1인 가구 증가 등을 고려할 때 가정간편식을 찾는 고객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요리하다'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팝업스토어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이날 점심시간 회사 동료들과 팝업스토어를 찾은 직장인 김원중(56)씨는 "회사 주변에 레스토랑이 새로 생겼길래 궁금해서 한 번 와봤다"며 "마트에서 파는 냉동식품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재밌었다"라고 웃었다.
성수동에 자주 놀러 온다는 중랑구에 거주하는 김 모(30)씨는 "'요리하다'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먹어보진 않았다"며 "팝업스토어가 생겼길래 와서 처음 먹어봤는데 다음에 마트에 가면 사볼 것 같다"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이런 고객 경험을 통해 '요리하다'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강산 롯데마트 브랜드전략팀 대리는 "많은 사람에게 무작위로 광고하기보다 한 사람이라도 직접 제품을 먹어보도록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팝업스토어를 열게 됐다"며 "팝업스토어에서 '요리하다'에 대한 좋은 경험을 한 고객들처럼 계속해서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