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조봉
오랜만에 찾아온 혹한에 몸을 떨며 기다려 용인터미널 10번 홈에서 백암 가는 10번 버스를 타고 17번 국도의 용인청소년수련원 앞에서 내려 도로를 올라가니 귀가 에이고 손가락이 저려온다.
수련원 사무실 옆의 운동장 끝에서 들어가 통나무계단들을 지나 임도를 건너서 야영 하고 내려오는 젊은이들과 지나쳐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타고 독조봉(x434.2m)으로 올라가면 데크에 텐트들이 쳐져있고 막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어 분주하다.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과 쌍령산을 바라보고 박무 속에 뿌옇게만 보이는 건지산을 향해서 통나무 계단 길을 타고 임도로 내려가 임도 끝에서 능선으로 들어가니 그런대로 뚜렸한 족적이 이어진다.
그냥 편한 마을길을 지나 17번국도로 내려서고 바로 위의 좌전고개에서 지산리조트 도로를 따라가다 무덤들을 지나 능선으로 붙어 가시나무들을 헤치며 펜션단지 위로 한적한 산길을 올라간다.
골프연습장 상단의 갈림길에서 독조지맥과 헤어져 마른 낙엽들을 밟으며 산책 나온 동네의 아주머니 한분과 함께 옹색한 공터에 삼각점(안성408/1987재설)과 철봉대가 서있는 태봉산(310.6m)으로 올라간다.
▲ 용인청소년수련원
▲ 임도에서 바라본 금박산
▲ 독조봉 정상
▲ 독조봉에서 바라본 문수봉과 쌍령산
▲ 건지산, 태봉산, 수정산
▲ 한남정맥
▲ 좌전고개
▲ 지산리조트
▲ 태봉산 오르며 바라본 독조봉
▲ 태봉산 정상
- 건지산
골프연습장으로 돌아가 현오님의 표지기 한 장을 반갑게 만나고 무성한 가시잡목들을 헤치며 골프장 도로로 내려서서 긴장하며 도로를 따라가다 결국 경비실에서 아르바이트 한다는 학생의 제지를 받는데 자기도 학비 벌어야 한다는 고집에 그만 몸을 돌린다.
골프장 입구의 식당들이 있는 시멘트도로로 들어가 서낭당고개 근처의 승지원을 지난 임도에서 골프장을 만나 왼쪽의 동맥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한동안 따라가다 결국 골프장으로 내려가 허리를 숙이고 사람이 안 보이는 필드를 연신 횡단해서 시멘트임도로 내려가니 잠시 마음이 놓인다.
골프공들이 박혀있는 진흙 습지를 지나 빽빽한 가시덤불들을 뚫고 능선으로 붙으면 결국 드넓은 골프장 안이라 부처님 손안의 손오공 신세가 된 격이고 캐디들을 피해 도로를 올라가지만 결국 경비원과 다시 맞닥친다.
이판사판이라 허리를 펴고 넓은 도로를 당당하게 올라가 티업 준비로 분주한 클럽하우스를 지나고 시멘트도로로 들어가서 아까부터 소음이 들려오던 스키장으로 내려가니 인공눈을 만드는 소리였고 앞에 순백색의 장관이 펼쳐진다.
곱게 흩날리는 눈을 맞으며 리프트 상단으로 붙어 보드를 타는 사람들을 바라보다 잠시 가파른 능선을 치고 두시간만에 낡은 삼각점만이 놓여있는 건지산(410.4m)으로 올라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마가목주와 막걸리 한 컵으로 자축을 한다.
▲ 승지원
▲ 건지산
▲ 지산스키장
▲ 건지산 정상
- 소학산
벤치들이 놓여있는 산길을 내려가 이정표가 서있는 청강대 갈림길을 지나고 바로 지맥과 헤어져 수정산으로 이어지는 남서쪽 능선으로 방향을 바꾸면 지역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간간이 달려있는 산길이 나타난다.
사찰이 있는 임도 고개를 건너고 푸른 그물망이 쳐져있는 능선을 따라가 진땀을 흘리며 힘겹게 수정산(x344.4m)으로 올라가니 바위에 케언이 있고 오래된 정상목만이 반겨주며 조망은 가려있다.
혹사나 싶어 바위지대를 지나 바로 앞의 전위 봉을 다녀와서 온 길을 되돌아 내려가다 오른쪽의 지능선으로 꺽어 흐지부지 사라지는 족적을 찾아 사과 과수원을 지나고 내창마을의 도로로 떨어진다.
어지럽게 갈라지는 도로를 한동안 걸어가 고목 한그루가 서있는 가곡마을의 평상에 앉아 이것저것 간식을 먹다가 괜한 고생에 힘이 빠진다고 생각을 하며 독조지맥의 마루금을 가늠하고 있으면 시내버스 한대가 휙 마을을 돌아서 냐간다.
축사들을 지나고 무덤에서 마루금으로 붙어 간벌목들이 널려있는 성가신 능선을 지나 갈림길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소학산(310.4m)으로 올라가니 공터에 낡은 삼각점과 돌탑이 서있고 용도 모를 움막이 보인다.
▲ 임도 고개
▲ 수정산 정상
▲ 도로에서 바라본 수정산
▲ 건지산
▲ 수정산, 독조봉, 건지산
▲ 소학산 정상
- 봉의산
갈림길로 돌아와 뚜렸해진 산길을 지나 두루뭉술한 정상에 작은 정상판 만이 붙어있는 바루산(x234.8m)을 넘고 안부에서 삼각점(안성413/1988재설)이 놓여있는 뒷동골산(223.5m)을 오르고는 잠시 고민하다가 남서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마루금을 버리고 짧아 보이는 남릉으로 꺽는다.
흐지부지 사라지는 족적을 따라가다 빽빽한 가시덤불에 갇혀 한동안 고생을 하고는 후회를 하며 325번 도로로 떨어져 내려가 양지요양병원을 지나서 마루금과 만나는 고개로 올라가면 표지기 몇 장이 바람에 날리며 돌아온 산객을 맞아준다.
오뚜기 물류센터의 연두색 철망을 지나 무성한 가시나무들을 헤치며 농장의 검은 그물망과 가느다란 흰색 줄들이 쳐져있는 가파른 능선을 힘겹게 올라가 굵은 밧줄들이 쳐져있는 뚜렸한 등로와 만난다.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산줄기를 바라보며 공터에 작은 정상판 만이 붙어있는 봉의산(x323.5m)에 올라 넓적한 돌멩이에 걸터앉아 야간 산행을 준비하며 간식들을 먹고 다시 독한 마가목주 한 컵으로 힘을 북돋는다.
▲ 바루산 정상
▲뒷동골산 정상
▲ 도로로 내려가며 바라본 봉의산
▲ 도로 고개
▲ 봉의산 정상
- 대덕산
막 불이 켜지기 시작하는 덕평 골프장을 바라보며 시멘트 참호들이 파여 있는 능선을 부리나케 따라가니 어둠 속에 작은 나무판들이 보이는데 밑에 신학원이 있어서인지 특정 종교를 찬양하는 글이 적혀 있어 실소를 자아낸다.
망가진 철제 초소를 지나고 골프장의 필드를 넘어서 흐릿한 산길을 지나 억새 숲에 정상석이 서있는 대덕산(309.4m)으로 올라가면 낡은 폐 삼각점이 놓여있고 밑으로 비에이비스타 골프장의 불빛이 내려다보인다.
마지막 하산길이라 신경을 바짝 쓰며 표지기들이 간간이 걸려있는 완만한 산길을 뚝 떨어져서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시멘트 수로를 만나 골프장 도로가 지나가는 입석재고개로 내려가 왔다 갔다 하던 이상한 산행을 끝낸다.
대강 몸단장을 하고 어두운 포장도로를 한동안 걸어가 랜턴 빛에 놀라 뛰어 나오는 경비원을 보며 비에이비스타 골프장의 입구로 내려가서 3여분 추위에 벌벌 떨다 간신히 택시를 잡아 타고 기사 아주머니의 젊은 아들 산행 이야기를 들으며 대처인 이천으로 나간다.
첫댓글 골프장 순례를 하셨네요 독조지맥을 했는데도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중간에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점심 사먹고 산행한 기억이 납니다.^&^
누구는 클럽하우스에서도 받아주고 누구는 입구부터 막고...에효~~
@킬문 그러길래 유명메이커 등산복 사입으세요~ ㅎㅎ
용인에도 갈 산이 있군요.
근데 요사이는 산행공지도 안내시고 가시네요.
평일이라 걍 혼자 갑니다...
가까운 곳임에도 들어본 산은 독조 밖에 없습니다
골프장은 시즌이 끝났건만 제지하네여..
공 많이들 치던데요...스키장에도 사람 많고요.
여기 현오님하고 산으로님하고 같이 간것 같은ㄷㆍ기
현오님 리본 한장 있더라...완전 무장공비 짓 했구만.
독조지맥도 가보아야 하는데,주변 산들과 풍경이 그나마 익숙한듯 합니다.잘 감상하고 갑니다.
서울에서 가까워 가볼 만 합니다. 산도 괜찮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