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월스트리트 저널 [The Wall Street Journal] 한국어판 2012-12-5
동남아의 매력에 눈뜬 투자자들
Southeast Asia's Growing Appeal
기사작성 : Daniel Inman
고수익에 굶주린 투자자들이 빠르게 성장 중인 동남아시아 경제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올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증시 상승폭이 높았던 필리핀과 태국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필리핀 PSE지수는 29.8%, 태국 SET지수는 30% 상승했다. 이는 일본을 제외한 MSCI 동남아시아지수가 13.1% 상승한 것과 비교해 큰 폭의 상승세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늘고 있고, 중산층이 증가하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매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에드몬드 드 로스차일드 그룹의 데이비드 고드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런 요인들이 내년에도 주식시장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드몬드 드 로스차일드 그룹은 아시아 내 15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투자부문의 대부분이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에 집중되어 있다. 데이비드 고드는 “(이런 상승세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하며, 특히 필리핀과 태국의 경우 경제성장 확대로 인한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3년에도 “이런 시장들의 성장률이 올해보다 못할 것이라고 예상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그는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동남아의 4대 경제국인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의 경제성장률이 내년에 4.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3.1%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을 웃도는 것이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증시도 올해 각각 16%, 12.6% 올라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말레이시아 주가지수는 5% 상승하는 데 그쳤으나, 페이스북에 이어 올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말레이시아에서 단행됐다.

(사진: AFP/Getty Images)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연례 정상회담에 참석한 베그노그 노이노이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왼쪽),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가운데),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
동남아 전반의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은 연간 3,000달러 이상의 가처분 소득을 지닌 중산층의 증가다.
시장조사업체 CLSA 아시아 퍼시픽 마켓츠는 동남아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중산층이 2010년 9,500만 명에서 2015년 1억4,5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식품 및 의류부터 여행 및 도박 부문에 이르는 지출 증가가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에 매장된 풍부한 지하자원에 대한 높은 수요,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수요 또한 경제성장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게다가 필리핀과 태국은 정치적으로도 안정되고 있는 신호들을 보이고 있다.
필리핀의 경우 투자자들은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3세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그가 집권한 이후 올해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필리핀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 바로 한 단계 아래까지로 상향 조정했다. 필리핀 경제도 3분기에 전분기 대비 6% 상승한 7.1% 성장을 기록했다.
태국의 경우는 잉락 친나왓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몇 년에 걸친 태국의 정치적 혼란을 상당 부분 잠재웠다. 그러나 지난 달 방콕에서 수천명의 잉락 친나왓 총리 반대세력이 시위를 일으킨 것은 잠재적 문제점들을 시사하고 있다. 이들은 잉락 친나왓 총리가 2006년 쿠데타로 추방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영향을 계속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방콕소재 애버딘 자산운용의 아디뎁 바나브릭차 수석투자담당자는 “지난 1년여 간 지켜본 바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분명 정치적 안정성과 기업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고 말했다. 애버딘 자산운용은 태국에서 9억3,300억 달러 정도의 자금을 운용해왔다.
그러나 동남아 지역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일부 주가가 비싸졌다는 지적도 있다. 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6배, 인도네시아 증시의 PER는 13.8배다. 이는 MSCI 아시아 지수 PER의 10.9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데이빗 고드는 “동남아 나머지 지역들에 비하면 이런 국가들의 가치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태지만, 향후 3-5년에 걸쳐 이들이 제공할 가시성을 보면 여전히 잠재력이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근 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소 줄어들면서 이들이 11월 첫 3주 동안 101억9천 만바트(3억3천2백만달러)를 순매도했으나, 여전히 올해 11월21일까지는 363억3천만바트를 순매입한 상태다.
싱가포르 소재 아비바 인베스터스 주식 및 채권부문의 타흐눈 파샤는 “이런 시장 상황에서는 차익 실현을 하고 빠져나가는 투자자들이 상당히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비바 인베스터스는 아시아-퍼시픽 지역에서 6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타흐눈 파샤는 동남아 지역 경제들이 탄탄한 성장세로 인해 매력적으로 보이기는 하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잔류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동남아 지역의 다음 과제는 중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경우 투자자들을 유지하는 것이다. 최근 수개월 동안 파샤는 동남아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경기개선 신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동남아시아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상이다. 특히 각국 정부가 수 년에 걸친 만성적 투자 부족을 개선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태국 정부는 지난 해 심각한 홍수사태 후 재건작업에 대규모 지출을 하는 부양책을 실시하고 있고, 필리핀은 투자자들과 합작해 고속도로 건설 및 다른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모건스탠리의 리서치부문 및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 증시전략부문 대표인 후제파 토피왈라는 “동남아 지역 전반이 투자 주도형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정책 마련과 정치 안정이 핵심요소”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태국에 대해서 ‘긍정적’ 인도네시아는 ‘중립적’ 싱가포르에는 ‘부정적’ 전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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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전반적으로 희망적인 논조 같으면서도..
살짝살짝 시한폭탄 묻어둔 기사군요.. ^ ^
익? 좋은 기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