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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치로드와 푸른 바다가 마산 저도(猪島)를 사로잡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다음 불
로그:-kims1102@
지난 한 열흘간의 날씨는 대부분 맑고 화창한 봄 날씨의 연속이었다.
햇살은 곱고 아름답고 해맑았으며 이따금씩 불어오는 꽃샘바람에 겨울의 연민을
벗어나지 못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구례 산수유, 광양의 매화, 진해 벚꽃이 만발해 봄을 재촉했고,
붉은 동백이 얼굴을 붉히며 활짝 피어났으니 노란 개나리, 벚꽃, 목련이 가다릴
이유가 없다며 다투어 피어나니 봄은 초여름의 기분을 자아내기도 했었다.
오늘의 날씨를 보니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전남과 경남에는 새벽까지 구름이
많겠음.”
이었다.
하기야 3일 후면 청명(淸明)이 아닌가.
이 날 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해서 화창해지기 때문에 청명이라 하며,
농가에서는 이 무렵부터 바쁜 농사철에 들어간다.
예로부터 청명에서 곡우 이전까지의 15일 동안을
오동나무의 꽃이 피기 시작하고, 들쥐 대신 종다리가 나타나며,
비로소 무지개가 보인다고 하였다,
우리 농촌에서는 논밭의 가래질, 논, 밭둑 다지기, 보리밭 매기, 채소 파종 등을
시작하느라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으며 일손 구하기가 힘들 때였다.
이 무렵을 전후해서 찹쌀로 빚은 술을 청명주(淸明酒)라 하여 담근 지 7일 뒤
위에 뜬 것을 걷어내고 맑은 것을 마셨다.
또 이때 장을 담그면 맛이 좋다고 하여 한 해 동안 먹을 장을 담그기도 하고,
서해에서는 곡우 무렵까지 작지만 연하고 맛이 있는 조기잡이로 성시(盛市)를
이루기도 하였다.
청명과 관련된 속담에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가 있는데,
청명(淸明)과 한식(寒食)이 겹치거나 하루 차이밖에 나지 않아 별 차이가 없음을
나타낼 때 흔히
쓰는 말이었다.
청명은 입춘에 돋아나기 시작한 봄나물이 쇠고 진달래꽃이 피기 시작하는 때이다.
한낮엔 여름 같다가도 새벽엔 서리가 내리니,
이 흐름에 맞추지 못하면 몸에 이상이 오기 쉽고,
때 이르게 나온 싹들은 꼬부라지고 찬 기운이 마지막으로 힘을 뻗히는 때이다.
시골 앞, 뒷마당에는 살구, 자두, 앵두꽃이 피어나고, 울타리엔 노란 개나리꽃,
앞산에는 진달래 봄꽃이 한 번에 피어난다.
양지꽃, 민들레꽃은 땅에 바짝 엎드려 피어나고,
갖가지 제비꽃이 곳곳에 피어 있으며 논둑에는 할미꽃이 허리 굽혀 피어있다,
사방 천지에 봄이오니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봄이 요동을 치고 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상화 詩).”
우리는 숭고한
선조들의 희생으로 자유롭고 풍요한 봄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누가 오는데 이처럼 들 부산스러운가요.
목수는 널빤지를 재며 콧노래를 부르고
하나같이 가로수들은 초록빛
새 옷들을 받아들었습니다
선량한 친구들이 거리로, 거리로 쏟아집니다.
여자들은 왜 이렇게 더 야단입니까.
나는 포도에서 현기증이 납니다.
삼월의 햇볕 아래 모든 이지러졌던 것들이 솟아오릅니다.
보리는 그 윤나는 머리를 풀어 헤쳤습니다.
바람이 마음대로 붙잡고 속삭입니다.
어디서 종달이 한 놈 포르르 떠오르지 않나요.
꺼어먼 살구나무에 곧
올연한 분홍
베일이 씌어질가 봅니다. (여류시인 노천명의 “봄의 서곡”전문)
오늘 산행하는 곳은,
마산합포구에 있는 저도(猪島)에 있는 용두산(202m)과 비치로드 길을 걷는
트레킹코스란다.
저도(猪島)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에 딸린 작은 섬이다.
일명 “돝 섬”, “월영島”라고도 부르는데 마산港에서 1.5㎞ 떨어진 해상에 있으며.
지명의 유래에 관해서 금 돼지와 관련된 여러 가지 설화(說話)가 전해지고 있다.
멀리서 보면 거북이가 뭍을 향하여 기어오르는 형상이며,
“이심이 곶”과 “용호 곶” 사이에 있어 마산항의 천연 방파제 구실을 하고 있으며
저도는 인근에는
“쇠 섬”, “자라 섬”, “긴 섬”, “곰 섬” 등이 둘러싸고 있다한다.
“돝섬”의 “돝” 은
돼지의 옛말로 섬의 형태가 누운 돼지와 같은 데서 유래하였다 한다.
전설에 따르면 가락국왕의 총애를 받던 “미흐”가 돼지의 누운 모습의 섬으로
변한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밤마다 돼지 우는 소리와 이상한 빛이 나자 최치원이 제사를 올려 잠잠해졌고,
이후에도 이곳에서 기우제 등 제사를 지내면 그 효과가 크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형이 마치 돼지가 누워 있는 형국과 같아 “돝 저(猪)”자를 써서 저도라
명명하였다.
그러나 최근 지도에는 “돗섬”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돗섬은 “돝섬”의 오기)誤記)
일 것으로 보이지만,
마산 만에 있는
돝섬과 구별하기 위한 배려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한다.
금년 들어 세 번 재 나가는 산행이라 두려움과 어색함이 앞섰다.
그동안 건강상태가 안 좋아 이번 산행에 참여하려고 극락江 산책로(신창대교
-동림교 -영산강교 -산월橋구간)를 4시간이상 연습을 하기도 했었다.
“영찬”형과 “운파”와 동행하려고 전화를 했더니 사정이 있다고 말한다.
아내가 새벽 5시에 나를 깨워 산행준비를 하라고 고맙게도 일러준다.
오전 7시30분 산행버스가 광주역광장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산행버스 최기사가 나를 보더니 반갑게 손을 잡으며 인사를 건넨다.
그동안 회원들의 성향이 바뀌었는지 모르는 회원들이 태반이다.
지정된 좌석에
앉아있는데 오늘은 만석이라고 회장이 인사말을 한다.
역 광장에서 우연히 “김 영록”을 만났는데,
자기가 다니는 산악회는 두 쪽으로 갈라졌다고 손바닥으로 시늉하며 지나간다.
금광산악회는 회장과 총무가 회원관리를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는 것 같았다.
“누리엄마” 내조까지 곁들여있으니 보기가 아주 좋았다.
산행버스가 마산저도를 향해 남해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으며,
길가 가로수로 심은 벚꽃들이 활짝 개화가 되어 눈 내리는 설국(雪國)이 아니라
눈처럼 하얀 설화(雪花)이었다.
진해와 마산 쪽으로 갈수록 벚꽃은 도로변과 야산에 무리지어 피어있어 더욱
아름답고 환상적 이었다.
광양의 마산도로가 교통량이 많아 정체되는 바람에 산행버스가 11시 20분에
저도연륙교
입구에 도착했다.
산행은 오전 11시20분에 곧바로 시작되었으며 하산시간을 오후 3시30분으로
정했다.
일행은 저도연륙교 옆에 있는 콰이江다리를 건너 산길로 접어들었다.
오늘 트레킹코스는 저도연륙교입구에서 시작해 콰이江다리를 건너,
등산로갈림길 -조발개 -하포마을정자 -저도비치로드 입구 -하포 -제1전망대
하포 등산로갈림길 -제2전망대 -141m봉(하포, 바다구경 길) -제1바다구경 길
-제2바다구경 길 -제3바다구경 길 -능선사거리 -용두산(202m) -큰개 -연륙교
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오는 코스였다.
저도 연륙교(猪島連陸橋)는 주변 경관이 수려하며 물속에서 고기가 노니는
모습이 훤히 보일 정도로 깨끗하고 맑았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里와 저도를 연결하는 철제 연륙교로
길이 170m, 너비 3m, 높이 13.5m이며 1987년 8월 가설되었는데
1957년에 제작된 2차 세계대전 당시 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콰이江의
다리”(The Bridge On The River Kwai)에 나오는 콰이江의 다리를 닮았다 하여
“한국의 콰이江의 다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노효정이 감독한 영화 “인디언 섬머(Indian Summer)”(2001)의 촬영지로도,
어느 가수의
뮤직비디오 촬영으로도 유명하다.
연륙교부터 저도 해변 일대는 마산시 자연발생유원지로 지정되어 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손을 잡고 끝까지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지고,
다리 위에서 빨간 장미 100송이를 주면서 프로 포즈를 하면 사랑이 맺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새해 첫날에는 일출을 맞으려는 사람들로 주변일대가 매우 북적인다고 한다.
콰이江의 다리 옆으로 길이 182m, 너비 13m의 신 연륙교가 2004년 12월에
개통되었으며 기존 연륙교는 인도(人道)와 관광명소로 보존 활용되고 있다.
철제 저도연륙교에 걸려있는 수많은 사랑의 자물쇠가 연인들의 사랑을 지켜
준다는 소문이 펴지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저도를 찾고 있다.
두 개의 저도 연륙교는 산과 바다 등 구산면 일대의 수려한 자연 경관과 잘
어우러져 있고,
밤이 되면 창원시의 시조(市鳥)인 괭이갈매기 형상의 화려한 조명으로 인해
창원시를
대표하는 랜드 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바다를 조망하며 숲속을 걸을 수 있는 저도 비치로드 길은 6.6㎞이다.
2010년 6월에 개설된 비치 로드는 하포 마을에서 출발하는 2개의 노선이 있다.
제1노선은 제1, 2 전망대를 돌아오는 3.7㎞ 구간이고,
제2노선은 제1노선에서 제1, 2, 3 바다구경 길을 둘러 정상인 용두산[202.7m]
을 거쳐 하포로 돌아오는 6.6㎞구간이다.
비치 로드는 전 구간이 완만하면서도 남해의 쪽빛 바다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라
가족들이 함께 휴식을 취하기에도 적합한 곳이다.
날씨는 따뜻했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먼 산이 흐릿하게 보였으며 멀고 가까운
바다에 섬들도 환영(幻影)처럼 흐릿한 흔적만보였다.
산에는 진달래가
활짝 피었으며 벚꽃도 피어 있었다.
나는 “바우”씨와 “당살뫼”와 동행하기로 했는데 이들의 보속을 맞추기가 힘들었다.
모처럼 나온 “꽃 사랑”과 친구가 내 뒤를 따라오는데 속도가 느려 걱정이 되었다.
얼마를 걷다보니 “바우”와 “당살뫼”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주변을 살펴보니 “무하”회장일행이 여성회원들과 앞서가고 있었는데 보속(步速)이
나와 비슷해서 함께 따라가기로 했다.
길은 사방팔방으로 나 있었으나 이정표가 보기 쉽게 필요한 곳에 설치되어 있으며
간혹 산행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거리계산이 용이했다.
우리는 141峰 밑에서 6명이 한 조가 되어 점심을 먹었다.
여성회원들이
준비해 온 점심 반찬이 조림과 무침, 볶음 등으로 푸짐했다.
밥을 다 먹고 있었는데 보이지 않던 “파란하늘”이 나타나서 화를 내며 언성을
높이는데 사정은 뒤처져 오던 “꽃 사랑”과 “줌마짱”일행이 힘들어하고 걷지를
못해 가까운 곳에서 점심을 먹게 하고 오던 길로 되돌려 보내 놓고 오는 중이란다.
후미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의미다.
당연한 지적이다.
성경에도 “아흔아홉 마리 양보다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이 더 아쉽다.”는 뜻과
같은 말이다.
여성회원들은 사진을 찍느라고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무등산”, “가자가자”, “미소”
는 촬영을 해주느라 정신이 없다.
특히 “무등산”이 여러 회원들의 사진을 편집해 영상물로 만들어 산행버스 앞 상단에
걸려있는 TV에 방영해주면 회원들은 감상하면서 즐거워한다.
아침에도
지난주에 다녀온 민주지산을 영상물로 보여주었다.
오늘 산행은 오후 3시30분에 종료되었다.
저도 산행과 비치로드 트레킹코스는 그렇게 힘들지 않고 무난한 일정이었다.
시간이 남아 마산합포구 구산면 석곡里에 있는 창원시 해양드라마세트장을
찾았다.
드라마세트장은 드라마촬영 및 해양교류사 홍보교육을 목적으로 약4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어 2010년 4월에 조성되었다.
6개 구역 총22채의 건축물로 구성되어 진 세트장은 가야시대의 야철장, 선착장,
저잣거리, 가야풍의 범선, 각종 무기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소품이 갖추어져
있었으며 건물 곳곳에는 최초 촬영된 드라마 “김수로”의 주요장면 사진이
배치되어
있었다.
김해 관, 마굿간, 새미정 / 새미교, 가야관, 선착장, 마방, 해반촌구역, 저잣거리
야철장, 철광석 채집장, 비밀연구동이 배치되어 있었으며
촬영한 드라마로는 “김수로”, “무신”, “장옥정, 사랑에 살다,” “조선총잡이”.
“징비록”, “화정”. “육룡이 나르샤” 등과 영화 “조선미녀 삼총사”를 촬영했던
곳이다.
저도는 섬을 둘러 싼 푸른 바다와 비치로드 길로 꽁꽁 묶인 한 마리의 돼지다.
오후 들어 구름이 걷히고 미세먼지가 사라졌는지 하늘은 맑고 바다는 푸른빛을
더해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 하리야 /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서정주 시인의 “푸르른 날”전문)
*오늘 하산酒는 찰밥에 홍어무침이었다.
(2016년 4월 1일)
첫댓글 ▶자격증자료제공 N 비밀 2016.04.02 20:51 답글 | 차단 | 삭제 | 신고 다음 불 로그 ㅣ
잘 읽었어여~ 팡팡님 포스팅이 알차서 좋네요^^ 오랫만에 올라 온 글이네요.
제일 먼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회장님 산행후기 작성 하시느라 수고 하셨어요. 이 글을 읽으면 꼭 산에 직접 참여한 느낌이 들어요 , 그런데 ~~~결석하지 마세요.ㅎㅎㅎ
댓글 고맙구요, 약하고 힘없는 후미 회원을 배려하는 마음 가슴에 와 닿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