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본 충주호 악어봉
악어떼 지형으로 유명한 충주호의 최고 비경(秘景)
2024년 9월 11일 탐방로 정식 개방
충주호의 숨겨진 비경 '악어섬'을 아시나요? 호수를 둘러싼 산자락의 모습이 마치 악어 떼처럼 보인다고 해서 일명 ‘악어섬’이라 불리지요. 실제 섬은 아니고 충추호를 건설하면서 생긴 하천침식지형이 마치 악어떼가 호수로 기어들어가는 모습을 닮아서 '악어섬'이라 이름붙여졌답니다.
악어섬이 가장 잘 보이는 조망포인트는 월악산 악어봉(작은악어봉 448m)인데 월악로 차도에서 약 30분 정도(0.9 km) 약간 가파른 경사를 올라야 합니다. 그동안 이 지역은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고, 경사도 급하고 위험하여 진입로를 출입금지코스로 막아놨었지요.
그간 사진작가들의 촬영포인트로 알려지기 시작, 숨겨진 비경으로 소문이 퍼지자 충주시 및 월악산국립공원에서는 탐방코스를 정비, 2024년 9월초에는 정식개방 예정이라고 합니다(9월 11일 전면 개방 발표). 탐방로 정비 구간은 월악로~악어봉 전망대 구간 900m로 전망대 1곳과 데크 계단 2곳을 이미 조성했습니다. 마지막 보도육교 25m 만 완공되면 정식 개방됩니다. 충주시는 2020년 12월 환경부 국립공원계획 변경 승인 고시에 따라 악어섬 일대 9만2000㎡가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해제되면서 탐방로 조성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악어봉을 찾아가는 방법은 충주시 살미면 월악로 927번지 '게으른 악어'카페(043-724-9009)를 검색하면 됩니다.
악어봉에서 하산한 후 ‘게으른 악어’ 카페에서 가까운 악어섬 한 곳도 탐방해봤지요. 진입로 표시가 전혀 없어 찾아가기가 쉽지않았습니다. SNS에서 드믈게 소개된 루트를 찾아 겨우겨우 숲길을 따라 10여 분 쯤 내려가니 앞이 환하게 열리면서 ‘섬 아닌 섬’이 나타나더군요. 악어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수많은 악어떼 중 유심히 봐뒀던 악어 한 마리입니다. 물 속으로 기어내려가는 거대한 악어의 몸놀림 곡선이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호수 수위에 따라 자연적으로 생긴 ‘물테’가 악어의 비늘처럼 날카로운 층을 이루고 있어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악어의 등에 올라서니 악어가 꿈틀거리는 듯 했습니다.
필자는 2015년 6월 이후 세번인가 비정규루트로 악어봉에 올라가 본 적이 있는데, 그때 마다 '게으른 악어' 카페 바로 아래 숲길로 내려가 또 다른 악어섬을 보고 감탄하곤 했었지요.
충주시 및 월악산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기왕 악어봉을 개방하기로 했으니 악어섬 중 대표적인 루트 두세군데라도 진입로 및 위험구간을 제대로 정비하여 충주호의 아름다움을 함께 보여주는 게 어떨까 생각됩니다.
'게으른 악어' 카페 역시 별로 높지는 않지만 계단식 전망대도 있습니다. 어느 여자분은 이를 ‘천사의 계단’이라고 부르더군요. 실제로는 흙색 악어 모양의 계단전망대입니다. 흙색 천사? 역설이네요. 악어봉을 오르지않고 '게으른 카페' 만 찾아오는 젊은이들도 적지않은 것 같습니다. 카페는 물론 주변 분위기가 괜찮거든요.
충주호는 넓어서 가볼만한 곳이 많지요. 악어봉이 정식 개방되면 악어봉을 오른 후 시간이 될 경우 옥순봉·구담봉을 다녀와도 좋고, ‘윤낚싯터’ 등 가까운 낚싯터도 가볼 만 합니다. 가뭄이 심할 때는 낚싯터 상단이 광활한 여뀌초원이 되어 정말 아름답지요. 이곳에서 에델바이스도 봤습니다. 서울에서 '게으른 악어'카페까지는 자동차로 약 2시간 정도.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습니다.(글,사진/임윤식)
악어봉에서 내려다본 충주호 악어섬(중앙)
'게으른 악어' 카페
악어전망대
등산로 들머리- 공사중이어서 '출입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음
쓰러진 나무 틈으로 겨우 올라갈 수 있음.
이미 완공된 계단 입구
등산로 계단
등산로 숲길
등산로 이정표
악어봉 정상 전망대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충주호 악어섬(좌측)
충주호 악어섬 파노라마
악어봉 하산후 악어섬 중 한 곳 직접 탐방(이하 5개 사진)
2015년 6월, 가뭄이 심해 호숫물이 많이 빠졌을 때 만났던 또 다른 악어(이하 4개 사진) - '게으른 악어' 카페 바로 옆 숲길 루트
충주호 윤낚싯터 의 여뀌초원 - 현재는 낚싯터에 물이 차 있어 상부 일부만 여뀌밭이 형성되어 있으나, 가뭄 때는 여뀌초원이 어마어마하게 넓어 장관을 이룸(아래 사진).
24.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