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은 여행떠나기 전날 짐싸는 시간일테고, 제일 서운한 시간은
여행지에서 돌아오기전날밤 짐싸는 시간일겁니다.
결혼5주년 기념여행이라는 거창한 타이틀로 6월부터 끊임없이 인터넷을 뒤지고 뒤진결과
여행통을 알게되었고, 남편회사의 비협조(?)로 인해 8월첫째주 여행이 연기되고 연기되어
결국 지난주에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나름 많이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여행의 묘미는 역시나 기대하지 않은 즐거움과 실망에서
나오는듯합니다. 먼저 저희가족은 부부와 5살짜리 장난꾸러기아들1명. 여행일수는 4박5일,
숙소는 고민한 끝에 마리아나2박 하얏트2박, 옵션은 마리아나골프와 시내투어, 마나가하섬투어,
이외에는 그냥 가족끼리 쉬면서 지냈습니다. 그리고 식사는 호텔조식외에 점심은 컨츄리하우스,
마하가나섬내식당, 하얏트호텔의 미야코, 하얏트호텔 맞은편 코코넛테이(일식당). 저녁은...남편
때문에... 모두 한식당에서 먹었습니다. 저녁을 한식으로 안먹으면 여행비를 지불하지않겠다는
유치한 협박을 하더군요. 암튼 남자들이란... 덕분에 아쿠아리조트의 금요해산물부페를 놓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그리고 사진은 다른분들이 많이 올린관계로 생략하도록 하고 사이판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사이판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만을 올리겠습니다. 이것은 다분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임을 밝혀둡니다.
먼저 숙소입니다.
마리아나리조트 사이트를 매일 들락거리다시피해 고심해 선택한 방이 메조네트빌라였습니다.
외부에서 보는것보다 내부의 인상이 좋았습니다. 특히 5살아들이 매우 좋아하더군요. 매일 아파트만
보다가 단독주택같은 느낌이었을까요. 아들이 집에 돌아가지말고 여기서 개키우면서 살자더군요...헉.
난 개 싫은데... 하지만 어린아이나 연세드신 부모님이 계실 경우엔 가급적 프론트에서 가까운 방을
달라고 미리 부탁해야할듯합니다. 그리고 바닷가가 보이는 방도 있는데, 저희방은 대로쪽 제일 먼방을
주셔서 첫날은 살짝 기분나쁘더군요. 애데리고 다니기에 불편했답니다. 물론 카트를 적절히 이용하면
되지만, 영어울림증이 있으신 분들은 카트타는것도 익숙하지 않을테니 참고하세요. 참... 2층침실천정
위에있는 창문에서 별보이냐구요??? 절대 안보입니다. 그리고 창문에 쌓인 먼지인지 유리기스인지
때문에 밤에 불끄면 귀신보일까봐 커튼안쳤습니다. 커튼한번열어보고 정말 무서웠답니다.
다음은 하얏트입니다. 이번여행에서 가장 실망한 부분입니다. 그랜드계열보다는 떨어질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방컨디션이 많이 모자라더군요. 가장싼 게스트룸이었는데 매트는 상태가 별로 안좋았고, 침대
크기는 아이데리고 자기에 작아서 차라리 킹사이즈침대방을 하시는편이 나을듯합니다. 특히 화장실은
정말 리노베이션이 필요한 곳이었습니다. 많이 좁고 수압도 엉망이고, 각종 집기가 낡고 불편할정도로
아주 많이 구식이더군요. 하얏트란 이름이 의심스러울정도로. 코디님이 다른방도 마찬가지라고
그랬으니 믿어야겠지요. 아무튼 지금까지 제가 숙박했던 하얏트중에서 가장 낡았었습니다. 괌하얏트는
기억은 잘 안나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던것같습니다. 첫날 코디님이 사이판에서는 호텔기대치를
낮추라고 말만 하지 않으셨어도 아마 화를 내지 않았을까 싶네요.
만약 다음에 또 온다면 하얏트보다는 마리아나나 피에스타를 택하고 싶습니다.
둘째로 옵션입니다.
시내관광은 사이판이 처음이라면 해볼만한 투어인듯합니다. 하지만 투어1시간내내 차안에서 내리
잠만잔 아들녀석 때문에 사이판 또가야할것같습니다.
마나가하섬은 바닷가수영에 필꽂힌 아들 때문에 섬에서 오후까지 놀았습니다. 모래가 고운 예쁜
섬이더군요. 한국에서 스노쿨링장비 안가져가도 됩니다. 아이들것만 준비하고 어른은 물안경5불,
구명조끼5불주고 빌려서 하는게 좋을 듯. 하지만 오리발을 하지마세요. 전문스노쿨링하시는분
아니면 많이 불편해요. 차라리 아쿠아슈즈나 끈달린샌들신는게 훨씬 편해요
다음, 골프옵션은 여행통에 불만을 제기하겠습니다. 마리아나골프장은 정말 추천하고 싶지않은 골프장
이라더군요. 물론 사전에 골프장이 어떠냐고 묻지않은 저희가 잘못이라고 말하면 할말없지만,
그쪽사정을 잘알텐데 미리 정보를 주지않는건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여행의 정보와 서비스는 그런 작은것에서
출발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중청구한 골프라운딩비 문제는 여행통과 저희와의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에 쓰지는 않겠습니다만, 처리과정을 보면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잘못을 저희가 한게
아닌데 취소사인해달라고 당당하게 말씀하시는게 조금 걸리더군요.
셋째로 식사입니다.
호텔조식은 어딜가나 거의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별기대하지않고 갔습니다. 그러다 맛있으면 땡잡았구나하면
되는데 하얏트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않고 별로더군요. 그냥그런 정갈한 수준의 뷔페. 예쁜 정원을 보면서
먹었는데... 윽...새들이 날아와서 얼마나 놀랬는지 밥먹다 도망갔어요. 그리고 식당에서 고양이가 돌아다녀서
조금 기분나빴지만 아들이 쫒아다니면서 좋아해서 입꾹다물고 있었답니다. 하얏트나 메리엇계열의 조식부페는
맛보다는 서비스를 먹어야하는 호텔인듯합니다. 마리아나직원들보다는 훨씬 친절합니다.
컨츄리하우스의 햄버거스테이크는 엄청클줄알았더니 먹을만큼 나오더군요. 우리가 간날은 한국사람이
전세낸날이었어요. 신혼부부들로 꽉찼거든요. 옛날생각났습니다. 애교떠는 신혼부부옆에 포크들고
장난치는 아들얼굴보니 지난 5년이 꿈만같습니다. 마하가나섬내식당은 유원지식당답게 맛없습니다.
라면이랑 카레라이스시켰는데 걍 배고파서 먹었습니다. 시내서브웨이샌드위치나 도시락집에서 미리
주문해서 가져가는게 좋을겁니다. 미야코식당은 이번여행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식당이었습니다.
제가 일식을 좋아하는 탓도 있고요. 코디님추천의 코코넛테이에서는 7불씩내고 참치회벤또와
돈까스벤또를 먹었는데 저녁에 하는 초밥이 궁금해지더군요. 깔끔한 점심을 원하는 분께 추천합니다.
다음으로 한식당. 여러곳에서 추천해주신 천지에서 마구로회를 먹었는데 한국서부터 너무 기대한
탓일까요 스르륵스르륵 녹는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아들녀석이 첫날이라 피곤한지 식당에서
짜증부리는통에 먹는둥마는둥하고 왔습니다. 다음 갤러리아앞의 낙원식당. 식당픽업됩니까 호텔프론트
에서 꼭 전화하세요. 영어모르셔도 프론트직원이 친절하게 전화쓰게해줍니다. 그것도모르고 저희는
택시비로 50불이나 날렸답니다. 여긴 두 번갔습니다. 첫날은 고기구워먹고 두 번째는 해물탕먹고
세 번째는 가라판시내에서 청기와라는 식당찾다가 장군이란 식당으로 들어가 불고기랑 참치회
먹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참치회는 모든식당이 비슷했던것같습니다. 다만 장군식당의 반찬이 제입맛에
맞았지만, 담에 간다면 그냥 픽업잘되고 친절한 낙원에 또갈것같습니다.
쇼핑은 나이키신발(40%할인)과 ABC마트에서 마카다미아쵸코릿, 조덴마트에서 선크림사고...
갤러리아는 한국내면세점과 가격대비 차이가 안나므로 그냥 아이쇼핑만 즐겼습니다.
아쉬운건 사이판전통요리(?)와 전통공연을 보지못한것입니다. 남편이랑 아이랑 그냥쉬자쉬자하다보니
풀장과 해변가만 왔다갔다했네요.
이번사이판여행은 괌을 제외하고, 밤비행기를 피해 고른 휴양지라 선택했습니다. 섬자체의 아름다움을
따진다면 제주도만 못하고, 모래백사장의 질로 따지면 보라카이가 낫고, 바다의 색깔과 스노쿨링이라면
베트남이나 푸켓이 더 예뻤습니다. 역사유적이라면 유럽에 미치지못하고, 호텔컨디션은 말할것도없고,
쇼핑이라면 호주나 뉴질랜드가 좋겠죠. 하지만 제게는 사이판의 좋고나쁨을 떠나 1년에 한번 떠나는
가족해외여행이라 무척이나 행복했답니다. 사이판 여행뒤로 굿모닝과 땡큐, 맘, 대디를 입에 달고사는
아들을 보며 작년 일본여행때는 안그러더니 많이 컸구나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마누라의 의견을 존중해 바쁜 남편과는 1년에 한번, 아들과는 초등4학년때까지 공부하지말고
시간나는대로 돈나는대로 여행하자주의랍니다. 쓰다보니 단점이 많이 보이네요. 하지만 여행지에서의 단점도
또하나의 여행이 아닐까요. 하얏트정원에서 바닷가로 이어지는 길을 매일아침 가족들과 산책하면서
싱글때와는 또다른 기쁨을 느낍니다. 다음엔 또 어디로 갈까... 행복한 고민을 해보면서 두서없는 후기를 마칩니다.
의왕에서 영진맘
추신글) 쿠폰북 별로 소용없었습니다. 천지는 할인없고, 낙원은 여행통에서 왔다고하면 할인해줍니다.
다만 마리아나에서 컴터사용하실분은 쿠폰북보여주고 코디님이나 프론트에 미리 얘기해주시면
1일 12불 사용료 면제(?)해줍니다. 하얏트객실내 인터넷사용은 무료구요. 하지만 속도가
엄청 느립니다. 속터집니다. 빨라지는 무슨방법있으면 알려주세요
첫댓글 정말 좋은 정보감사합니다.. 후기를 보면 다 좋은 글만 있어..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했는데.. 단점적어주셔서 도움되네요.. 참고할께요.. 감사합니다..
소중한 여행 후기 올려 주셔서 너무 감사 합니다..
여행중에 여러가지 좋은점도 있으셨고 실망감도 있으셨던 것 같네요..
올려 주신글 참고 해서 앞으로 여행 하실 분들께 소중한 정보로 이용 하겠습니다.
그리고 여행통 쿠폰북은 현재 리뉴얼 작업중입니다...
조만간 더 좋은 내용으로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각자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단점적어주신것 참고할게요~~!! 감사해요
11월18일 사이판(마리아나) 계획되어있는데.... 그동안 여행후기를 보면서 생겼던 막연한 환상이 조금은 깨지는 느낌이네요.. ㅎㅎ 물론 주관적인 글이시겠지만요....더 철저히 준비해야겠어요...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하얏트.....가보고 싶었는데.....ㅎㅎㅎㅎ 알고..가는것과 모르고 가는것과의 차이는 분명 있을듯합니다. 아..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이겠지만....앞으로 가실분들한테 참고가 되실것같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여행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제일 중요한듯합니다. 친구든, 가족이든, 연인이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여행지에서 생긴 조금의 불편함도 추억이 됩니다. 행복한 여행되세요
좀 더 세심하지 못한 저의 실수가 있었군요...
저의 노력에 모자람이 있긴 하지만..오해가 있는거 같아 그때의 상황을 정확히 설명 할 필요가 느껴지네요..
저희 여행통 많은 회원님과 앞으로 방문하고자 하는 많은 분들을 위해 서로의 상황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누구나 같은 상황, 사건에도 각기 다른 생각들을 하죠...누구의 의견이 옳고 그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기 어떻게 느끼냐가 중요하겠죠...마리아나의 골프장이나 하얏트의 객실상태도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마리아나 골프장의 잔디가 좋지 않지만 그것을 상쇄할만한 가격이 있기에 마리아나의 골프장이 좋다는 사람이 있고 하얏트의 객실이 괜찮다고 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이판의 호텔들의 객실상황을 알기 때문일 수 있죠...어디에나 다 장단점이 있죠...물론 그 장단점도 주관적인 것일 수 있구요..님의 말씀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이 좋은 것은 좋은 사람과 함께라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가지 의견이 올라오고 그 의견속에서 발전하는 여행통이 되는듯 합니다. 모두가 한없이 좋기만 하다면 의심해볼 일이기도 하지요....^^; 사람은 누구나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