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배구의 베이징행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한국의 기사회생과 일본의 득세로 티켓전쟁은 마지막까지 혼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 가능성이 낮지만 희망이 솟아 났다.
대표팀 최고령인 후인정(34·현대캐피탈)의 어깨에서 길이 열렸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계속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세계 최종예선 겸 아시아대륙 예선에서 강호 호주에 3-2(27-29 25-21 21-25 25-20 15-10) 대역전승을 거뒀다. 라이벌 일본에 져 3연패로 사실상 올림픽 본선에서 멀어졌던 한국은 아시아 5개팀 가운데 1위를 달리던 호주를 격침시켜 꺼져가던 불씨를 살렸다.
일본은 태국을 3-0(25-23 25-14 25-16)으로 제치면서 3승1패로 호주(2승2패)를 누르고 아시아 1위, 전체 2위로 나섰다. 일본이 전체 1위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면 한국과 호주가 아시아 1위에 주어지는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된다. 한국은 이것 저것 따질 것 없이 6일 속개되는 3연전을 모두 이겨야 한다. 6일 알제리, 7일 이란, 8일 태국 등 비교적 약체팀과 맞붙어 기대를 모은다.
류중탁 대표팀 감독은 4차전에서 전날 일본전에서 지친 주전멤버들을 대폭 교체해 짜릿한 첫 승을 누렸다. 후인정은 특히 3세트부터 교체 투입돼 한국의 오름세를 이끌었다. 장신군단 호주의 벽을 뚫고 블로킹 3개를 포함해 21점(공격성공률 54.55%)으로 팀내 최다득점을 올렸다. 화교 출신으로 태극마크를 위해 귀화한 후인정에게 올림픽 무대는 특별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KOREA'를 가슴에 달았던 노장은 8년 만에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했다. 선발은 후배들에게 맡긴 대신 공격활로를 뚫는 '조커'로서 대표팀의 버팀목이 됐다.
류 감독은 "후인정이 150% 뛰어준 경기"라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삼았고, 후인정은 "후배들이 수비를 잘 해준 덕에 내 공격이 살았다"며 한발 뒤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