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는 현지시각 8월 6일 발간한 신규 보고서를 통해 서안지구 헤브론(Hebron)과 그 주변에 거주하는 많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신체적 부상, 정신적 외상, 의료서비스 접근성 제한이 일상이 된 현실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 “점령당한 삶: 헤브론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닥친 강제 이주의 위협(Occupied lives: the risk of forcible transfer of Palestinians in Hebron-클릭 시 원문으로 이동)”라는 표제의 이번 보고서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스라엘군의 제한적 조치와 이스라엘 군인 및 정착민들의 폭력으로 인해 헤브론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의료 접근성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스라엘군과 정착민들의 이동 제한, 괴롭힘, 폭력으로 인해 헤브론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막대한 그리고 불필요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주민들의 정신 및 육체적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_프레데리케 판 동겐(Frederieke van Dongen) / 국경없는의사회 인도적 지원 매니저
헤브론 전역의 보건부 진료소가 강제 폐쇄되고 약국들은 약품이 고갈되었으며 환자와 부상자를 이송하는 구급차가 방해 및 공격을 받고 있다. 이동 제한과 폭력의 위협에 직면한 다수의 환자는 진료를 미루거나 치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또한 헤브론 전역의 가족들은 생계 수단을 잃은 후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건강 보험을 해지하고 식량을 제한하며 더 이상 구매할 여력이 안 되는 필수 의약품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환자 및 팔레스타인 지역사회의 증언이 담긴 이번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가하는 이동 제한조치와 물리적 폭력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의료 접근성에 가져온 결과를 알리고, 이것이 사람들의 신체 및 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참혹한 영향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서안지구에서 가장 제한된 구역은 H2로 불리는데, 이스라엘군이 운영하는 21개의 상설 검문소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해당 지역에 접근하려는 의료보건 종사자들에게도 심각한 제약이 된다. 2023년 10월 7일 이후 두 달 동안 H2 내 보건부 진료소들은 운영이 중단되었고, 대부분의 보건부 직원들은 이스라엘 검문소를 통과해 H2로 들어갈 수 있는 허가를 받지 못해 단 한 곳의 진료소만 열 수 있었다.
이스라엘군이 해당 지역의 모든 보건부 직원 출입을 차단해서 이들이 환자를 수용하지 못하게 된 2023년 11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인 H2 거주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 폐쇄된 지역(H2) 안에는 운영 중인 진료소가 없습니다. 설령 있다고 해도 주민들은 약을 구하지 못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살고 있죠. 여기선 아플 수도 없습니다. 허락받지 못하는 일이에요.”_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자 H2 거주민
“10월 7일에 발생한 공격 직후 몇 달 동안에는 헤브론 시내 H2 지역에서 이동 제한과 폭력이 너무 심해 환자들은 의료지원을 받기 위해 목숨을 걸고 담장과 옥상을 넘어야 할 정도였습니다.”_프레데리케 판 동겐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은 지속적인 폭력의 위협이 주민들의 정신건강에 심각한 부담을 준다고 말한다.
“밤에 군인들이 자택 침입을 하면 아이들과 아내는 제 뒤로 숨지만 저는 가족들을 보호할 수 없습니다. 그들에게 권력이 있으니까요.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죠..”_사우스 헤브론 힐즈(South Hebron Hills)의 마사페르 야타(Masafer Yatta)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환자
마사페르 야타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 방문했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2024년 3월. ©Candida Lobes/MSF
국경없는의사회 보고서는 헤브론 내에서 강제로 실향하고 있는 사람들 이야기도 전한다. 이스라엘 당국과 정착민들의 더욱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정책과 이의 집행으로 점점 더 많은 팔레스타인 가정이 어쩌면 강제 이주(forcible transfer)나 다를 바 없는 상황에 처해 고향을 떠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2023년 10월 이후 헤브론 전역 마을에서 강제로 쫓겨났거나 자택이 철거되고 자산이 파괴된 1,5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긴급한 수요에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설명한다.
“이스라엘 당국은 점령 당국으로서 져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의무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_프레데리케 판 동겐
헤브론에서 시행된 이스라엘 정책들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신체 및 정신건강에 이미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스라엘 당국이 의료 및 기타 필수 서비스에 제약 없는 접근성을 보장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강제 실향하지 않게 보호하며, 실향민들은 고향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촉구한다.
첫댓글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이 땅에 속히 실헌되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