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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고 또 씹으면 암도 예방? |
안홍헌 이롬치과 원장, www.eromdental.co.kr |
‘물도 씹어 먹어라’라는 말이 있다. 씹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일본 과학자 니시오카 하지메 교수는 음식을 잘 씹어 먹으면 암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 주장의 근원에는 타액의 놀라운 비밀이 숨어 있다. 발암물질이나 식품첨가물, 환경호르몬에 노출될 때 만들어지는 활성산소는 DNA에 변화를 일으켜 암 유발률을 높인다. 니시오카 하지메 교수는 실험을 통해, 침 속의 페록시다아제라는 효소에 이런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타액이 입으로 들어오는 각종 오염인자와 발암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준다는 얘기다. 타액의 이런 힘은 음식물을 오래 꼭꼭 씹는 습관을 가진 사람일수록 그 효과가 더 크다. 잘 씹어 먹지 못하는 사람은 타액 분비가 적어 발암물질이 들어 있는 식품을 먹어도 독성을 제대로 제거하기 힘들다. 반면 잘 씹어 먹는 사람은 타액 분비량이 많은 만큼 독성 제거력이 뛰어나 암 예방 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씹는 게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음식을 씹을 때 나오는 침은 살균 및 구강 청결 기능을 하고, 노화방지에도 관여한다. 타액 속에 노화방지 호르몬인 파로틴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씹는 것 자체만으로도 뇌기능을 활발하게 해 치매를 예방하고 각종 성인병의 주범인 비만도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음식을 꼭꼭 씹어 먹어 침 분비량을 늘리는 것은 무엇을 먹을까를 결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식후에 무가당 껌을 씹어 침 분비를 촉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처럼 잘 씹는 것은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틀니보다 임플란트가 좋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겉모양은 비슷하지만, 저작(咀嚼) 기능으로 따지면 틀니와 임플란트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틀니는 저작력이 자연치의 5~20%밖에 되지 않아 질긴 고기나 채소 등 음식을 씹는 데 한계가 있다. 또 음식을 먹을 때마다 들썩거려 부드러운 음식만 가려 먹게 되거나 음식을 잘 씹지 않고 삼키게 된다. 반면 임플란트는 저작력이 자연치의 70~80%에 달해 채소와 고기를 가리지 않고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