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보다 프로판 44%, 부탄 51% 내려
경기침체와 셰일오일 영향…당분간 안정 전망
국내가격 5개월 연속 인하될 듯, 소비자 부담 경감
11월 LPG수입가격이 톤당 600달러대 초반을 기록하면서 그 배경과 향후 LPG산업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PG수입가격은 그 동안 워낙 고공행진을 거듭해 오다가 동절기에 가격이 급락한 만큼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11월 LPG수입가격이 예전과 비교해 어느 수준에 머물고 있는 지를 비롯해 기대효과 및 향후 전망 등을 알아본다.
LPG수입가격 현황
11월 LPG수입가격이 프로판은 t당 610달러, 부탄은 600달러로 전월 대비 프로판은 125달러, 부탄은 165달러 인하됐다. 이는 지난 2012년 7월에 프로판은 575달러, 부탄은 620달러를 기록한 후 가장 낮은 것이다. 다만 2012년 7월을 기점으로 LPG수입가격은 급등하기 시작해 2012년 10월에 프로판은 1030달러, 부탄은 970달러까지 치솟았으며 700~900달러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 했다.
결국 2013년 12월에 프로판은 1100달러, 부탄은 1225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가격을 경신, LPG유통업계를 공황상태로 만들었다. 더욱이 올 들어 LPG수입가격은 계속 고공행진을 하면서 국내 LPG가격도 쉽게 인하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11월에 눈에 띄게 가격이 내렸다. 11월 LPG수입가격은 불과 1년 전인 2013년 11월과 비교해 프로판은 44.5%, 부탄은 51%씩 인하된 것이다.
원인 및 향후 전망
LPG수입가격이 이처럼 급속도로 인하된 것은 무엇보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WTI(서부텍사스중질유)의 경우 올해 7월까지, 두바이유는 올해 8월까지 꾸준히 배럴당 100달러 위에서 거래됐으나 최근 들어 70달러대 후반에서 80달러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수입가격도 통상적으로 국제유가와 연동되다 보니 이처럼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
유가하락 원인은 세계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수출하는 원유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은 원유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는데 셰일층에서 채굴하는 셰일오일 생산량이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OPEC의 연례 보고서를 보면 향후 원유 수요 전망을 상당부분 하향조정하고 있다. 2017년까지 원유 수요가 매일 2820만 배럴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 OPEC은 OPEC 외 지역에서 생산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LPG수입가격이 그 동안 급락한 이후에는 곧바로 급등하는 추세를 보여왔는데 이처럼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유지할 경우 LPG수입가격도 갑작스럽게 오를 가능성이 그 어느 때 보다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중동의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LPG산업의 영향은
국내 LPG가격은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넉 달 연속 인하됐다. 이 기간 총 인하된 금액은 약 120원/kg이다. 여기에 11월 수입가격이 내린 영향으로 12월 국내 LPG가격도 130원만 추가로 인하된다고 가정하면 총 250원 안팎의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는 20kg 용기 한 통 기준으로 약 5000원의 가격인하 효과가 있으며 LPG자동차 운전자가 충전소에 들러 60ℓ를 충전했다고 가정하면 8500원 정도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물론 거의 다섯 달에 걸쳐 가격이 인하됐고 유통업계가 이를 정확하게 반영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하지만 불과 6개월 전과 비교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LPG경쟁력 충분
자동차용 부탄충전소의 경우 수요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택시시장에서 경쟁유종의 침탈을 계속 신경 쓰고 있는데 이처럼 LPG가격이 안정될 경우 이들의 고민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기준으로 YF 쏘나타(도심 공인연비)의 1km 주행 연료비는 94.27원으로 CNG택시(대구택시운송조합 시범사업 기준) 106.74원과 비교해 10% 남짓 저렴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2월 국내 LPG가격이 ℓ당 60원만 인하된다고 가정하면 LPG택시의 연료비는 CNG와 비교해 20% 남짓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당장 내년 하반기에 도입될 경유택시와의 경쟁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경유자동차는 값비싼 부속 및 매연저감장치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고 현재 정부차원에서 경유택시를 관리하기 위해 질소산화물 검사 등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큰 불편 없는 LPG택시의 입지가 굳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PG수입가격이 인하된 만큼 유통사업자들도 반색하고 있다. 다만 일부는 수입가격과 연동해 국내가격을 인하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향후 수입가격이 다시 급등할 때는 가격인상 시 다양한 부작용이 있다며 가격이 또 다시 급등하는 일은 없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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