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석천강당중건기(石川講堂重建記)
대저 인도의 가장 귀한 것은 오륜만한 것이 없다. 인륜을 아는 자 누가 조상을 위하지 아니하며 선조를 위한 자 누가 어진 이를 사모하지 아니하며 어진 이를 사모한 자 누가 사우를 세우지 아니하며 사우가 있으면 유림이 있어서 반드시 존봉(尊奉)코자 하거늘 하물며 그 후손된 자에 있어서랴.
우리 석천사(石川祠)는 순조(純祖) 임오(壬午) 1822년에 건립하여 고종(高宗) 무진(戊辰) 1868년에 철거되니 사림이 한을 품은 지 오래다. 21년 후 무자(戊子) 1886년부터 사론(士論)이 제발(齊發)되어 제공과 운잉(雲仍)이 다 같이 묻고 계획을 세워 사(祠)의 유허에 설단하고 매년 춘추에 옛날대로 향사하였다.
즉 괴봉 위선생(魁峯魏先生) 휘 대용(大用)과 충청수사위공(忠淸水使魏公) 휘 대기(大器)와 문화현령(文化縣令) 위공(魏公) 산보(山寶)와 남포현감(藍浦縣監) 위공(魏公) 휘 정보(廷寶)와 삼수부사(三水府使) 위공(魏公) 휘 천회(天會)와 해남현감(海南縣監) 위공(魏公) 휘 천상(天相)과 판사(判事) 신공(申公) 휘 용호(龍虎)와 순절사(殉節士) 신공(申公) 휘 용준(龍俊)과 상주영장(尙州營將) 위공(魏公) 휘 대경(大經)과 장기현감(長耆縣監) 위공(魏公) 휘 순정(舜廷)과 부호군(副護軍) 위공(魏公) 휘 수징(壽徵) 11위(位)가 그분들이다.
그 도학과 충절이 모두 족히 남주(南州)의 바람이 되었으니 사림이 높이 받들어 향사함이 마땅하다. 풍속이 말세가 되어 사우의 재산이 점점 어디로 돌아가 있는지 진실로 가히 한심스럽다. 후승한 각자 의연금을 내어 제전(祭田) 10여 두락을 사두고 또한 강당을 중건하니 계유(癸酉) 1933년 4월에 시작하여 9월에 완공하니 함영(檻楹)이 산뜻하게 정비되고 간가(間架)가 마땅함을 얻었다.
오종인 일환(日煥)과 두환(斗煥)과 성희(聖僖)가 많은 힘을 쏟았으며 이제야 제현의 유풍(遺風)이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시 진작되었으며 사림도 또한 강학의 장소가 있으니 어찌 유교가 거듭 회복(恢復)되는 소식이 아니리오. 하루는 공의(公議)가 제발되어 내게 일언을 청하므로 끝내 사양했으나 얻지 못하고 위와 같이 약기하고 이어서 시를 지으노니,
"이 당을 시공하여 또한 이제야 완성되니 동강(同講)함에 원모(遠慕)하는 정을 어찌 견디리오. 지개에 어린 봄 빛 난초(蘭草)에 젖은 이슬 윤택하고 섬돌에 비친 가을 경치 국화에 내린 서리 맑기도 하네. 정정(貞貞)한 절의는 인간을 초월한 탁절(卓節)이요, 혁혁(爀爀)한 문장은 대를 이어 밝으리라. 덕을 높이고 어진 이를 존경하는 향사하는 일을 다시 점쳤으니 이후에는 길이 화평(和平)하리라."
단기4296년 계묘(癸卯) 2월 상완(上浣)
괴봉선생 12대손 재환(在煥) 근지(謹識)
3) 석천재팔경(石川齋八景)
(1) 사악제월(獅岳霽月) : 사자산의 비 갠 뒤에 떠오르는 깨끗한 달
(2) 예양어적(汭陽漁笛) : 예양강(汭陽江)에서 어부(漁夫)들이 부는 피리소리
(3) 억불잔설(億佛殘雪) : 억불산(億佛山)의 녹다 남은 눈
(4) 사산비폭((射山飛瀑) : 사산(射山)의 쏟아져 내리는 폭포(瀑布)
(5) 우암귀운(牛岩歸雲) : 우암(牛岩)을 감싸고 돌아가는 구름
(6) 인사모종(仁寺暮鍾) : 인사(仁寺)의 저녁 종소리
(7) 벽사취연(碧沙炊烟) : 벽사(碧沙)의 저녁밥 짓는 연기
(8) 안곡청풍(鞍谷淸風) : 안곡(鞍谷)의 맑게 갠 날에 시원한 바람
석천재팔경은 처음 보는 것입니다. 행원리의 아름다운 풍광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어느 분이 지정했는지요? 8개 모두 특색있지만 특히 '벽사의 저녁밥 짖는 연기'는 시적이 요소가 잔뜩 배어 있네요. 정적인 요소보다 동적인 변화를 중시한 것 같군요. 다른 곳 팔경에 비해 특징으로 보입니다.
잘보고 공부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