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사립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이수정(12.가명)양은 지난 주 LA의 친척집에 도착 영어공부에 여념이 없다. 내년 1월부터 다니게 될 풀러턴의 사립학교 수업 준비를 위해서다. 이양은 1년간 이 학교에 다닌후 다시 한국의 학교로 복귀할 계획이다.
이양 처럼 어린 초등학생들이 미국 학교에서 단기유학 후 국내학교로 복귀하는 이른바 장기 연수형 '해외 전학'이 늘고 있다.
으뜸교육원의 비자담당직원 에릭 조씨는 "조기유학이나 기러기 엄마의 폐해가 알려지면서 2~3년 전부터 자녀를 미국의 공립이나 사립학교에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전학을 보내는 게 유행"이라고 말했다.
단기전학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학생비자(F1비자)로 미국 내 사립학교로 유학오거나
▶J비자를 받아 홈스테이로 머물면서 공립학교에서 공부하는 경우
▶방문비자로 입국해 불법적으로 공립학교에 들어가는 경우 등이다.
이중 J비자는 F1비자와 달리 비교적 수속절차가 간편해 한 학기에서 1년 가량 홈스테이로 머물며 공립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어 장기 유학을 보내기에는 경제적 능력이 안 되는 부모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국 교육 관계자 등에 따르면 J비자로 미국에 체류 중인 학생은 2만5000~3만여 명으로 F1비자 소지자와 거의 맞먹는 규모다.
해외 단기전학은 미국학교에서 정식으로 공부한다는 점에서 방학 중 34주 동안 실시되는 어학연수와는 크게 다르며 처음부터 국내학교로 복귀할 것을 전제로 6개월~1년간만 유학을 시킨다는 점에서 이전의 조기유학과도 다르다.
자녀를 미국으로 단기전학 보낸 Y씨는 "어차피 한국을 주무대로 살아야 하는데 한국에서의 기반을 아예 말살하는 조기유학은 단점도 많다"며 "단기전학을 보내면 한국에서 비싼 돈 들여 과외를 받는 것과 비용은 비슷한 반면 영어습득효과는 더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어는 빨리 배울 수 있을지 몰라도 미성숙한 초등학생이 낯선 환경 속에서 정서적 불안과 스트레스에 직면한다는 점에서 교육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제도의 미비도 문제. 한국 교육부는 현재 12세 이하 자녀가 부모 동반없이 유학을 떠나는 것을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100% 학점인정은 보장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윌셔초등학교의 한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5~6개월짜리 단기전학 학생들이 상당수 있었으나 본국학생이 자꾸 들락날락하는게 다른 학생들의 학업에 지장을 준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부터는 1년 이상 체류할 학생만 입학허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