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이 Elaeagnus pungens 'Maculata' 인
보리수나무과의 '무늬풍겐스보리장'이랍니다.
노란색 복륜 무늬가 아름다운 상록관목인데요,
가지가 가시처럼 변한 줄기의 아랫 부분의 것들은 날카롭지만
위로 치솟은 줄기의 끝이나 중간 부분의 잔 가지는
모양만 가시지 따끔하게 찌르지는 몬합니다.
가을에 흰꽃이 피어 향기도 좋다는데
꽃의 크기가 너무 작아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요.
저는 한 번도 자세히 관찰한 적이 없어서 설명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거실에서 바라보이는 최적의 거리에서
사철 저렇게 알록달록한 상록성의 입술을 웃어준답니다.
꽤 똑똑한 색감에 사방팔방으로 찌르는 날선 줄기야말로
이 나무의 큰 매력이 아닐 수 없어요.
약간의 무늬가 있으면서 덩굴성인 큰보리장나무나
흔한 뒷산의 보리수들과는 시각적 매력에서 차이가 나요.
물론 한통속이라 보리장나무들이 가지고 있는
일테면 점박이 열매며 모래를 뿌려놓은 듯한 잎사귀 그리고
미끈하지 않은 줄기의 질감은 다를바 없지만
한겨울에도 눈 하나 깜박 않고 똑 같은 빛깔의 상록성을 뽐내는 것은
제 뜰에서 이 나무가 으뜸이에요.
성장이 빠른 만큼 적절한 가지 관리는 필요하다고 하지만 전 오히려 반댑니다.
쭉쭉 뻗되 가지가 잘 휘지 않은 저 기개를 아무데서나 쉽게 만날 수는 없거든요...
수분을 좋아하더라도 토질이나 그늘 따위에 까다롭지 않아 성격도 이뻐요.
오늘은 공기가 넘 땡땡하군요.
그리고 세밑. 저 나무 바라보며 푸르게 또는 화려하게,
오늘 밤엔 옆집 승민아우네 더불어 송년만찬을 나누려구요.
마을의 복리와 부조를 위하여 공동으로 기금을 염출하고 관리하는,
오늘은 권동마을 '동계'가 있는 날.
제가 도담마을에 살면서 해마다 이맘 때 찾았던 마을회관을
올해는 음식솜씨 좋은 아우네가 준비하기로 하였죠.
울금식혜, 약밥, 능주머릿고기...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더니'^^!
홍어회, 생굴, 삶은 꼬막, 귤 봉다리에
두 집 것이라고 부녀회에서 마련한
두루말이 화장지 둘, 주방세제 두 벌을 '상으로' 받아왔답니다.
참 짧고 행복한 행사였습니다.
외지에서 온 우리들과 한 마을에 속하지만 생활조건상 자주 만나지 못하니
이렇게라도 하여 '연분'이 유지된다면 얼매나 좋은 일이겠습니까.
부녀회장님이 제 집사람을 끌어안는다든지
제가 지팡이를 든 어른의 손목을 붙잡아도 보는 작은 행동이
잔잔한 관계의 여운으로 남아 새해를 맞게 되었습니다.
공연히 "이장 형님" 하면서 웃대한다든가
우리 도암중핵교에 계셨던 선생님이라고 소개 받으면서
첨 뵌 분들과 악수 한 번 나누는 것이지만 이렇게 하다보니
평화로운 우리의 전원 역사는 벌써 7년이 넘어서고 있지요.
감사할 따름이죠.
더욱이 새로 이사 오게된 아우네 내외는
"잘 저어 드세요" "따뜻할 때 드세요"라든가 하면
"오매오매 어짜고 저짜고 "하면서 웃고 당황스럽게 인사도 나누며
"인자 고만 좀 허씨요" 하면서
우리의 수고를 치하하기도 합니다.
이장님은 우리 언덕에 다른 농가들처럼
해마동 거름도 배달해주는 배려를 잘 한답니다.
우리는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하여 지정된 자리에 놓고,
오가 다가 차 안에서 마을 사람들과 고갯인사를 나누죠.
외지 사람의 전원생활과 현지 분들의 농촌생활은
이렇게 조금씩 성공적으로 동화 돼갑니다.
마을에서 주신 음식들을 늘어놓고
막걸리 한 사발 똘똘 따라가면서
새로 입성한 도담마을의 새식구와
곧 송구영신 인사 나눌 맴으로 설렙니다.
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올 한 해도 행복했습니다. 글고
밝아오는 새해에도 다정한 걸음 즐거운 편지
행복한 소식들 이어주시기 바랍니다.
저 풍겐스보리장나무처럼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고 아름답고 씩씩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느티나무청>에서 찾기 쉽게 이쪽으로 옮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