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딸들 빵집까지 진출,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시티 내 카페'아티제' (왼쪽)와 소공동 롯데백화점 지하1층 프리미엄 식품관에 위치한 '포숑' 매장. 아티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포숑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 장선윤 블리스사장이 운영하는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다. 한국일보 | |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자신의 홈페이지(http://jkl123.com/index.html)를 통해 "며칠 전 BMW 운전자가 카트에 폐지를 싣고 가던 노숙자를 경찰에 끌고간 사건을 거론하며 재벌가 딸들이 줄지어 베이커리, 커피숍을 차려 중소업자들을 몰아내는 광경을 봐도 모질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수적 인사들은 입만 열면 우리 사회에는 부에 대한 존경심이 없어 문제라고 말한다"며 "그러나 존경을 받아 마땅한 부자를 경멸하지는 않는다. 그들의 행동과 자세가 존경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존경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며, 우리나라 부자들이 왜 존경받지 못하는가를 신랄히 꼬집었다.지난 18일 SBS <8뉴스>는 1억 원이 넘는 BMW를 몰던 운전자가 한 노숙인이 몰던 카트가 자신의 차를 살짝 스쳤다며 노숙인을 데리고 경찰서로 찾아온 사건을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지점은 서울 용두동의 폭 8m정도의 이면도로로, 지난 16일 저녁 7시 노숙인 이 모 씨가 폐지를 모아 소형 카트에 싣고 가다 BMW승용차와 맞닥뜨렸다. 좁은 공간에서 서로 스쳐지나가다 카트에 실려있던 종이박스가 BMW 뒷문에 살짝 닿았다. BMW 운전자가 흠집이라도 났으면 어쩔뻔 했냐고 몰아붙였고, 이 씨는 잘못한게 없다고 맞서다 결국 경찰서까지 갔다. 결론은 BMW 운전자의 과실이었다.엄청난 수리비를 물을까 걱정했던 노숙인은 이 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집으로 돌아갔다고 SBS는 전했다.보도를 접한 이준구 교수는 19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이 사건을 보면서 난 BMW 운전자가 참으로 모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상대방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더라도 사람을 봐가면서 책임을 물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 폐지 팔아 연명하는 노숙자가 무슨 돈이 있어 그 엄청난 수리비를 감당하겠냐"고 개탄했다.그는 결론적으로 "이런 사회 분위기는 부자에게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부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라며 "부자를 못살게 군다고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존경 받을 만한 행동을 하는 게 우선이 아닐까?"라며 가진자들의 대오각성을 촉구했다.다음은 이준구 서울대 교수의 글과 댓글. BMW와 손수레
여러분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아시겠지만 노숙자가 폐지를 싣고 가던 손수레가 BMW를 긁어 작은 상처를 입힌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내 느낌으로는 바디가 약간 긁힌 정도인 것 같은데 BMW를 몰던 사람은 그예 그 노숙자를 경찰서로 끌고 갔더군요.
손수레에 가득 실은 폐지 팔아 보았자 몇 백원 혹은 몇 천원을 손에 쥘 수 있을 텐데, 그 엄청난 외제차 수리비를 내려면 어떡했겠습니까? 다행히 노숙자의 책임이 아닌 걸로 판정이 났지만, 그 사람은 죽었다가 살아난 기분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난 BMW 운전자가 참으로 모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방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더라도 사람을 봐가면서 책임을 물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폐지 팔아 연명하는 노숙자가 무슨 돈이 있어 그 엄청난 수리비를 감당하겠습니까?
사려분별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임이니 권리니 운운 하기 전에 상대방의 처지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물론 BMW 운전자의 상황에 대해 감안해 줘야 할 점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나는 그 노숙자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 게 아니라 잘못한 게 뭐냐고 대들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가 나서 경찰서로 끌고 갔을 수 있겠지요. 자기 생각으로는 차를 긁은 상대방에 명백한 잘못이 있는데 우기니까 경찰에 가서 진실을 밝히자는 마음에서요.
또 다른 하나는 그 운전자가 자동차의 소유주가 아니라 고용되어 운전하는 기사일 경우입니다. 그 경우에는 상대방을 봐주다가 자기가 뒤집어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내 생각으로 이 두 가지 모두 노숙자를 경찰서까지 끌고 가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이유는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설사 고용된 기사로서 일하고 있다 하더라도 차 주인에게 상황을 잘 설명하면 납득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이찌 되었든 그 노숙자를 사고의 상대방으로 만난 게 운전자의 불운입니다. 그저 불운으로 치부하고 넘어갔어야 마땅한 경우인 것 같습니다.
재벌가 딸들이 줄지어 베이커리, 처피숍을 차려 중소업자들을 몰아내는 광경을 봐도 모질다는 생각이 드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자기네들이 재벌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뻔한 일 아닙니까?
그걸 잘 알면서도 자제를 하는 것이 사려분별 아닙니까? 그것이 바로 가진 자가 취해야 할 자세구요.
보수적 인사들은 입만 열면 우리 사회에는 부에 대한 존경심이 없어 문제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존경을 받아 마땅한 부자를 경멸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의 행동과 자세가 존경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존경하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노숙자를 경찰로 끌고 간 BMW 운전자의 행동이 부자 치고는 유별난 행동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부자가 보일 수 있는 전형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나는 바로 이것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부자에게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부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부자를 못살게 군다고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존경 받을 만한 행동을 하는 게 우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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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wkey (2012/01/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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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합니다. 부자들 결고 경멸 안합니다. 교수님 말씀처럼 부디 부자스럽게 행동하고 생과 사고할 것을 바랄 그 뿐이지요. 우리사회의 부자들은 부자 스스로가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아요.그러니 졸부나 천박한 부자로 밖에 대접 못받는것 아니겠습니까? 오늘자 한국경제 논설은 그야말로 천박한 부를 논설위원의 입으로 옹호하고 있습니다. 앞뒤전후좌우없는 횡설수설에 차라리 무식하기까지 합니다. 지식밑천도 들어나는 수준으로 보이고, 무조건 들이대는 식으로 가더군요. 이들에게 당췌 멀 기대하는 자체가 어리석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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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2012/01/1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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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지적대로 소위 다 떨어진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했을까요?? 천박한 부의 대물림과 세습으로 천년만년 지네들 세상을 만들어갈려고 하는 사람들인데,,,,참,,,씁쓸한 기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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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돼지 (2012/01/1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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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읽은 기사에는 손수레분이 계속 잘못했다고 하는데도 자동차운전자가 경찰서로 끌고 갔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놀라고 무섭고 막막했을까요. 오천원짜리 커피한잔 마실때마다 이게 누군가의 하루 일당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자제하게 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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