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행은,
북설악 끝에 있는,
진부령으로 갑니다.
진부령은,
백두대간을 시작하는 곳이고,
황태가 유명한 장소인데...
진부령을 출발하여,
마산봉을 오른 다음,
미시령까지 가야 하는데...
겨울이라서,
신선봉은 포기하고,
대간령(새이령)까지 걸어보려 합니다.
그런데,
서울 날씨는 나쁘지 않았는데,
강원도에 접어드니,
날씨가 말썽이네요.
아침은,
화양강 휴게소에서...
김밥 4천 원,
라면 5,500원...
이제는,
1만 원이 있어도,
먹을 것이 없네요!!!
아침은 라면으로 해결하고,
황태의 고장인 진부에 도착을...
그런데,
황태는 없고,
폐가들만 즐비했고...
그래도,
잔뜩 흐렸던 강원도 내륙보다는,
동해안 날씨는 화창해서 좋았고...
산행을 시작하고,
첫 번째 안내목에 도착했는데,
안내판이 너무 짧네요!!! ㅎㅎ
어쩌면,
원래는 키가 컸는데,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땅속으로 들어갔는지도... ㅋㅋ
참고로,
진부령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은,
아스팔트를 30분 이상 걸어야 하고...
마산봉에 있는,
알프스 스키장은,
엄청 유명했었는데...
지금은,
리조트뿐만 아니라,
스키장도 폐허가 되어 있고...
어째튼,
눈이 50Cm 이상 쌓인 산길을,
허우적거리며 올라가는데...
맞은편 산만 넘으면,
북쪽 한국이 있고...
발아래에는,
폐허로 변해버린,
알프스 스키장 리조트가 덩그러니...
참고로,
아래 리조트가 요즘 뜨고 있는데,
그 이유는 유명 유투버들의 흉가 체험 장소라서... ㅎㅎ
마산봉을 오르는 길은,
최소 50Cm 이상 눈이 쌓여 있는데...
최대 장점은,
흙을 밟지 않고,
정상까지 갈 수 있지만...
단점으로는,
아이젠을 착용해도,
미끄러움을 막을 수 없다는 것...
봉우리를 올랐나 싶었는데,
등산로는 급격한 내리막으로...
더구나,
눈이 너무 많아서,
걷는다기 보다는,
미끄러지며 내려가야 하고...
그런데,
처음이 힘들지,
내려가다 보니,
미끄럼 타는 재미가 쏠쏠했고...
내려오는 동안,
소소한 즐거움이 있었는데...
길은,
다시 가파르게 올라가고...
미끄덩 거리면서,
부지런히 올라가 보는데,
정말 쉽지는 않았고...
한 시간쯤 걸려서,
정상에 도착했는데...
정상석이,
눈에 묻혀서,
누군가 바위 주변을 파헤쳤고...
암튼,
눈꽃은 없지만,
오르는 동안 눈만 밟으며 올랐고...
멀리 보이는 봉우리는,
향로봉 정상인데...
사람은 살지만,
갈 수는 없는 장소라서,
조금은 아쉽기만...
두 개의 한국이,
하나가 된다면,
저기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을 텐데...
마산봉을 지나고,
병풍바위로 가는 길은,
장난이 아니었고...
경사도 엄청 가파른데,
눈이 무릎까지 푹 빠지고...
등산로에 설치된,
말뚝과 밧줄도 보일랑 말랑하고...
가파른 구간을 지나니,
다시 내려온 만큼 올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음지를 지나다 보면,
이런 눈꽃들도 보이고...
오래전에 내린 눈이지만,
아직도 녹지 않고서,
힘든 산행하는 산꾼들에게 즐거움을 건네고...
병풍 바위가 지척인데,
나무에 쌓인 눈은,
점차 많아지고...
눈뿐만 아니라,
동해안의 해풍을 맞은,
눈꽃들도 듬성듬성 보이고...
암튼,
정말 힘든 산행인데,
눈과 눈꽃을 즐기며 올라갑니다.
고개 숙인 나무에는,
눈과 눈꽃이 가득하고...
멀리 보이는 동해 바다는,
푸르게 빛나고 있고...
아침처럼,
짙은 안개가 있었다면,
꿈도 꾸지 못했을 텐데...
코앞이,
병풍바위의 정상인데...
힘들면,
잡으라고 설치한 밧줄은,
간신히 형체만 보이고...
봉우리 너머 햇살은,
따사롭게 비추고 있고...
햇살을 등지고,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나무에는 눈과 눈꽃이 가득하고...
일부는,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마산봉의 겨울 풍경은,
정말로 멋진 모습이고...
여기 말뚝도,
너무 적은 것으로 설치를 했고... ㅎㅎ
참고로,
저 말뚝이,
저런 상태로 되기 위해서는,
눈이 60Cm 이상 쌓여야 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려야,
저런 모습이 될런지...
병풍바위 정상에서,
조금 전에 머물던 마산봉을 바라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산은,
완만한 언덕처럼 보이지만,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걷는 것이 힘들 정도였고...
암튼,
병풍바위에 올랐으니,
주변을 둘러보는데...
이 장소가,
병풍바위라고 하는데...
도대체,
병풍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병풍은,
바위에 눈이 많아서,
난간 쪽으로 가지 못했는데,
조금 더 난간 쪽에서 바라보면 보인다고...
병풍바위를 지나고,
급경사 구간을 내려가는데...
여기는,
눈이 허리춤까지 빠지고...
덕분에,
앞구르기도 두 번씩이나... ㅎㅎ
분명,
평지임에도 불구하고,
눈길은 엄청난 두께로...
아침에,
김밥에 라면이라도 먹어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지쳐서 걷지도 못했을 듯...
암튼,
눈이 엄청 쌓인 길을,
마치 술 취한 모습처럼 걸었고...
여기는,
분명 등산로가 아닌데...
맨 처음 지나간 산객이,
길을 잃고 헤맨 곳을,
다음 사람들이 무작정 따란 간 듯...
왜냐하면,
나뭇가지와 덤불이 많아서,
등산로라고 할 수가 없어서...
이상한 곳을 지나고,
비교적 등산로처럼 보이는 곳에 도착을...
여길 지나면,
암봉이 나온다고 하는데,
바위는 고사하고 잡목만 우거져 있고...
결과론적이지만,
이번 산행에는 '마산봉', '병풍바위', '암봉'을 지났는데,
암봉이 제일 멋진 장소였고...
우선,
암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길입니다.
오른쪽 완만한 능선이 마산봉이고,
왼쪽 뾰쪽한 곳이 병풍바위입니다.
사진으로 보니,
산에 눈이 많다는 것도 모르고,
경사가 심하다는 것도 감이 오지 않지만...
같은 장소에서,
반대쪽을 바라보면,
맞은편에 신선봉이 자리했고...
저길 넘으면,
미시령까지 갈 수 있는데...
오늘은,
시간이 늦어서,
대간령까지만 걸을 예정이고...
동일한 장소에서,
동해 바다를 바라보니,
이런 풍경이.,..
하늘과 바다의 색이 동일한데,
중간에 구름이 경계를 말해주고...
바람도 많지 않고,
시야는 탁 트인 관계로,
정말 멋진 풍경을 한곳에서 즐겼고...
암봉을 내려가는 길은,
아무도 걷지 않는 구간을,
스틱으로 더듬어 가며 내려왔는데...
바위도 많고,
낙석 위험도 있는 구간인데,
길이 왜 없는지 모르겠네요.
어쩌면,
여기는,
등산로가 아닐지도... ㅎㅎ
내가 먼저 내려오고,
다른 일행이 내려온 길은,
등산로가 아니라고...
위험한 구간이라서,
등산로를 폐쇄했다는데...
초행이라서,
그것도 모른 채,
무식하게 내려왔고...
암봉에서 내려와,
조금 전 머물렀던 곳을 바라보니,
최고의 명당임을 다시 한번 느꼈고...
암봉은,
나무도 없고,
바위뿐이라서
사방을 조망하기 최적의 장소였고...
암튼,
험한 암봉을 내려와서,
잠시 되돌아봤고...
여기는,
동해 바다를 바라보는,
마지막 장소였는데...
그것도 모른 채,
계속 바라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힐끗 쳐다보고 바로 내려왔고...
아쉽지만,
그때 생각이 자꾸만 떠오르고...
대간령(큰 새이령)으로 가는 길은,
주변을 조망하기보다는,
나무 사이를 헤집고서,
힘들게 내려왔는데...
가끔,
하늘이 조망되는 곳에서는,
이런 모습을 즐기기도...
이렇게 날이 좋았는데,
눈이 내릴 거라고 상상도 못 했고...
먼저 간 산객은,
눈 위에 발길을 남겼지만...
지나간 사람이 많지 않아서,
무릎까지 빠지는 곳이,
지천으로 널렸고...
덕분에,
넘어지는 것을 다반사고,
앞구르기도 한 번...
드디어,
대간령에 도착했는데...
대간을 하는 분들이,
워낙 많이 언급한 장소라서,
엄청 유명한 줄 알았는데...
특이한 것도 없고,
그냥 평범하기만...
대간령에는,
산객을 위하여,
의자가 여러 개 있는데...
사람이 앉아야 할 의자는,
눈 속에서 곤히 잠들어 있고...
그나마,
빼꼼히 보이는 부분도,
눈이 덥혀서 앉을 수도 없네요!!
어디가 눈이고,
어디가 흙인지...
아니,
여길 내려가는 것이,
맞는지도 의문이...
암튼,
마치,
눈이 만든 언덕처럼 보이는 곳을 따라서,
소간령 방향으로 하산을...
소간령까지는,
길고 지루한 구간이 계속되는데...
중간 계곡에는,
겨울임에도 물이 제법 흐르고...
냇가에서,
세수를 했는데,
생각보다 차갑지는 않았고...
계곡 곳곳에는,
엄청 큰 나무들이,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맥없이 쓰러져있고...
쓰러진 나무는,
등산로를 가로막고 있지만,
그 사이를 기어가는 맛도 묘미가 있고...
암튼,
완만한 내리막을,
약 5Km 가까이 걸어야 하고...
일부 구간에는,
일본잎갈나무(낙엽송)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고...
여기에,
새하얀 눈꽃이 피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
그런데,
하루 종일 눈 속을 걸었으면서,
다시 눈얘기를 하네요!!!
소간령(작은 새이령)에는,
조그만 젯상이 차려있고...
상 위에는,
초코빵이 있고,
힘내라고 고 카페인 음료가...
요즘은,
새이령 산신도,
힘들면 카페인 음료를 먹어야 하는 듯...
계곡에 물도 많은데,
등산로에는 조그만 샘이 자리했고...
찌그러진 컵과,
지저분한 냄비를 보면,
물 먹을 생각도 없지만...
호기심에,
한 모금 마셨는데,
계곡물과 별 차이가 없었고...
내려가는 길은,
해가 비추는 양지쪽은,
완연한 봄의 기운이 깃들고...
하늘도,
봄기운이 돌고 있는데...
쌓인 눈과,
차가운 계곡은,
봄은 아직 멀었다고...
소나무뿐만 아니라,
커다란 참나무까지 부러진걸 보니,
폭설의 영향은 대단하네요.
눈보라가 휘 몰아치면,
이런 나무도 견디지 못하나 본데,
여기서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그저 놀랍기만...
참고로,
계곡 주변에는,
비박하는 사람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고...
산행이 마무리되는데,
대여섯 명의 산객들은,
한 짐 가득 둘러메고 산속으로 들어가네요!!!
저런 사람들이,
산에서 잠을 청하나 본데,
지독한 사람들인 듯...
암튼,
이제는,
산행을 정리하고,
해장국에 소주나 한 병...
계곡은,
해가 들지 않아서,
시간이 많이 흐른 줄 알았는데...
계곡을 벗어나,
도로로 나오니,
아직도 해가 중천에...
코스도 무난하고,
힘든 곳도 많지 않았지만,
눈길이 엄청 힘든 산행이었고...
역시,
진부령은,
황태의 고장이네요!!!
아직,
황태는 아니지만,
눈과 찬바람 맞으면서,
피데기 상태는 넘어서고 있는 듯...
일단,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하여,
주변 식당을 둘러보는데...
용대리에는,
물이 없어도,
절벽이 빙벽으로...
누가 했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만든 인간들이,
참으로 대단하기만...
더구나,
저길 오르겠다고,
개미처럼 줄 서 있는 모습까지...
식사는,
시원한 황태탕과,
소주도 한 병... ㅎㅎ
이 집에서,
황태를 구매하려고 했더니,
황태포보다 황태가 좋다고 하여,
4만 원이나 지불하고 사 왔는데...
집에서,
황태를 손질하고 나니,
황태포의 절반도 안되고... ㅠ.ㅠ
주님으로 인해,
얼큰해진 몸을 이끌고,
서울행 버스로 가는데...
뭉게구름이,
넌 오늘 식당 주인에게,
황태로 사기당했다고 한마디...
어째튼,
맛나게 먹었으니 됐다고 했지만,
황탯국이 아니라 황태가 사기라는 것은 집에서 알았고... ㅠ.ㅠ
버스는,
저녁 8시 무렵 동서울에 도착했는데...
그 좋던 날씨는 어딜 가고,
함박눈이 날 반기고...
하루 종일,
눈 속에서 살다 왔는데,
또 눈을 맞으며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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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눈을 부르고...
황탯국은,
다른 황태로 보답(??)하고...
이 또한,
산행의 즐거움이라 생각하고,
조용하게 마무리를...
그러고 싶었으나,
속이 너무 쓰려서,
다음 주에는 용평 황태회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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